남북경협 첫 시작은 동서해 철도 및 도로연결 착공될 듯

[3차 남북정상회담이 평양에서 개최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무개차를 타고 18일 평양순안공항에서 백화원 초대소로 이동하며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CEONEWS=이재훈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경제인들이 9월 18일 평양을 방문했다. 이번 평양방문에 4대그룹 총수를 비롯한 경제계 인사들이 대거 참여해 남북경협의 새로운 물고를 틀 것으로 기대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김용환 현대·기아차 부회장 등 4대 기업 총수 및 전문경영인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18일부터 2박3일간 진행되는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대통령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참여했다.

남북정상회담 사상 당 대표로는 처음으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행에 동행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에 도착해 환영 인파와 악수하고 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평양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은 16일 브리핑을 통해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수행원 명단을 발표했다. 200명을 조금 넘은 남측 대표단은 특별수행원 52명, 공식 수행원 14명, 일반 수행원 91명 등으로 구성됐다.

평양행 비행기에 오른 경제계 인사 명단에는 4대 기업과 현대그룹 측 외에도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등 주요 경제단체장들이 포함됐다. 또 지난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 대통령이 제안한 한반도 신경제지도 사업과 연관된 오영식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안영배 한국관광공사 사장도 평양길에 함께했다.

이재웅 쏘카 대표, 장병규 블루홀 의장(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 등 4차 산업 분야 기업인들이 특별수행원에 포함됐다.

앞서 임종석 실장은 "산업은행, 코레일, 관광공사 등 남북 협력사업 관련 기업 대표들이 함께해 정부가 추진해온 한반도 신경제 구상이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에서는 정의선 현대차 총괄수석부회장이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 등과 미팅차 16일 출국하면서 김용환 부회장이 대신 수행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임 실장은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 자동차 부문 예외를 인정받는 문제의 핵심 당사자로서 (정의선 부회장이) 오래전부터 약속이 잡혀 있었다고 한다"며 "저희도 (현대차에서) 그 얘기를 전해 듣고 적극적으로 그쪽 일정을 하시는 게 좋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 명단 중 큰 할아버지를 만날 것으로 기대됐던 김규연양은 방북자 명단에서 최종 제외됐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경제인 방북 북측 요청 없었다” 발언 논란
북측 인사, 이재용 부회장에게 “우리가 꼭 오시라고 남측에 말씀 드렸다”

[리용남 북한 내각총리와 악수하는 이재용 부회장, 그 뒤로 최태원 회장과 구광모 회장이 보인다.]

18일 평양방북 첫날 4대그룹 총수들이 북한에 동행하는 것과 관련해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브리핑 중 “경제인 방북과 관련해 북측 요청이 있었다는 보도를 본 적이 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 이번 방북 수행단 결정은 전적으로 우리 정부가 결정한 사안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제계 방북 인사 17인과 리용남 북한 내각부총리와의 면담 중 북한 측 인사는 “우리가 꼭 오시라고 남측에 말씀드렸다”고 말해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의 발언을 뒤집었다. 이로인해 윤 수석이 말한 ‘우리 정부’가 북한을 의미하는 것이냐는 비판이 일었다. 북한 측 인사의 발언에 대해 윤 수석은 “기업인 방북과 관련한 북측 요청은 없었다. 우리가 명단을 북측에게 줬을 때 승인했단 의미라면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북측이 이번에 경제인 누구를 데려오라 말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윤 수석의 말과 북한 측 인사의 말이 틀린 것과 관련해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 위원은 19일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청와대 윤영찬 홍보수석은 바로 들통날 거짓말을 했다”며 “본인의 거짓말에 대해 사과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어제 북측에서 삼성 이재용 부회장을 북측에서 꼭 오시라고 했다고 요청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어제 비슷한 시간에 윤영찬 수석은 북에서 요청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얼굴에 철판을 깔고 거짓말을 했다.

거짓말을 하면 국민들은 삼성을 둘러싼 모종의 꿍꿍이가 있는게 아니냐, 밝히지 못할 게 있는 게 아니냐, 뭘 숨기고 있느냐, 남북간에. 어쨌든 떳떳하지 못한 걸 추진하고 있는 것 아니냐 이런 의심을 할 수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북문제에 대해서 청와대가 불신을 자초한 것이다. 야당과도 진솔한 소통을 하지 않는데 국민들에게도 거짓말을 한 것에 대해서 저는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 구광모 회장이 환담장에서 의장에 앉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관계자는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직접 연락을 해와 간곡히 요청해 그룹 내에서 아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런 상황(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이행 분위기)에서 ‘꼭 가야 되나’ 하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청와대가 직접 지정해 요청한 것이니 안 갈 수 없다’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고 말했다.

유엔과 미국의 대북제재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청와대가 4대 그룹 총수의 방북 동행을 공식 요청해옴에 따라 해당 그룹들은 내부적으로 적지 않은 부담을 느꼈다는 전언이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관계자는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직접 연락을 해와 간곡히 요청해 그룹 내에서 아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런 상황(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이행 분위기)에서 ‘꼭 가야 되나’ 하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청와대가 직접 지정해 요청한 것이니 안 갈 수 없다’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고 말했다.

남북경협 첫 시작은 동서해 철도 및 도로연결 착공

19일 남북정상간 성명을 보면 남북경협의 물꼬는 공동선언에 명시된 철도와 도로, 관광 등에서 시작될 전망이다. 리용남 내각부총리가 "북남관계 중에서 철도 협력이 제일 중요하고 제일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따라 코레일을 비롯해 철도 노선 구축 및 열차 생산, 레일 제작 등의 사업을 하는 현대로템과 현대제철 등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향후 북미 정상회담 등으로 대북 제재 수위가 낮아질 경우 에너지, 통신 등의 기간산업 인프라 구축 분야에서 SK와 포스코 등이 해낼 역할도 조명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른바 대북 7대 사업권을 쥐고 있는 현대는 마중물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와 현대 등은 이미 그룹 내 경협 관련 TF를 조직하며 향후 있을 대변화에 대한 동참 의지를 분명히 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남북 경협이 추진될 경우 올해부터 오는 2047년까지 예상되는 경제효과만 170조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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