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PECIAL FEATURE] 남북경협, 북한경제에 필요한 것부터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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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PECIAL FEATURE] 남북경협, 북한경제에 필요한 것부터 ③
  • 김충식 기자
  • 승인 2018.07.18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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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여성이 소비의 주체, 북한 화장품 시장 규모 7,200만 달러 규모...한국의 0.6% 수준

[CEONEWS=김충식 기자] 북한 화장품 시장 데이타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수출입 금액 정도다. 첫째, 1인당 GDP를 기준으로 북한 화장품 시장 규모를 추정해보면, 글로벌 각 나라의 1인당 화장품 소비액은 GDP대비 평균 0.6% 수준이다. 홍콩이 1.1%에 이르고, 중국과 미국이 0.4%로 가장 낮다, 프랑스 0.5%, 일본과 한국이 0.7~0.8% 수준이다. 북한을 0.4%로 가정하면 3달러, 화장품 시장규모는 7,200만 달러 수준이다.

둘째, 한국의 화장품 시장 규모 대비 수입 비중은 9.4%(수입 11.7억, 시장규모 126억 달러 가정)인데, 이를 북한 데이터에 준용해보면, 약 1억 달러가 산출된다(2016년 수입 990만 달러). 기술과 설비 측면에서 북한의 자체 생산 비중이 한국보다 낮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입 비중은 10%를 넘는다고 봐야 한다. 수입 비중을 기준으로 해도 7,200만 달러는 오차 범위 내에 있다.

이러한 북한의 화장품 시장규모는 한국의 0.6%에 그친다. 2030년 정도 북한 1인당 GDP를2,700달러, GDP대비 화장품 구매 비율을 0.8% 한국 수준까지 상승한다고 가정할 경우 시장규모는 8.7억 달러까지 증가하게 된다(인구 2,700만명 가정). 2017년 대비 12배 규모다.

2) 북한 화장품 공급 턱없이 부족
내용물과 용기 조악한 수준, 공급 부족하고 비싸

선군정치를 표방해온 북한 특성상 산업적으로는 군수 및 중공업 위주 발전을 추구하였고, 상대적으로 경공업인 화장품 산업에 대한 투자는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그 결과 북한 화장품 기술은 조악해서 내용물의 품질은 물론, 용기도 내용물이 함부로 튀거나 뚜껑이 용기에 맞물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북한의 화장품 산업은 인공 및 합성원료 대신 천연원료를 많이 이용해 고급 기능성 화장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사실 이들 화장품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생산량이 턱없이 부족하고 값도 비싸다.

김정은 위원장의 화장품에 대한 관심은 적지 않다. 2017년 10월에는 확장 보수 공사를 마친 평양 화장품 공장을 방문한 후 세계 유명 브랜드 화장품과 경쟁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 것을 요청한 바 있으며, 2015년에도 같은 장소를 방문해 스위스 유학 당시 보았던 해외 화장품과 북한 화장품을 비교하며 북한 제품의 문제점을 지적하였다고 한다. 생산 제품의 질을 개선하라고 요구하면서 ‘은하수’라는 상표를 만들어 세계화할 것을 주문했다.

[북한 화장품 은하수. 사진=조선신보]

평양화장품 공장과 신의주 공장
대표적, 주로 수출 목적 생산

북한에는 크게 2개 대표적인 화장품 공장이 있다. 1962년 준공된 평양화장품 공장은 비누와치약을 생산하는 공장에서 시작해 최근 10여종의 60여개 화장품을 생산하는 공장으로 발전하였다. 화장품 용기 도안 개발 및 상표 디자인, 화장품 생산에 필요한 원료를 개발하는 화장품 연구소를 갖추고 있다. 신의주 공장은 1945~50년에 단계적으로 건설되었다. 인삼이 들어간 기초 화장품 ‘너와나’ 고급 라인을 수출용으로 생산한다.

평양 공장이나 신의주 공장은 보통 김일성 생일, 김정일 생일, 3.8 국제부녀절과 같이 특별한 날 주민들에게 선물용으로 기초 화장품 세트를 배급하는 용도로 생산할 뿐 일반 국민이 사용할 수 있는 일반 화장품은 잘 생산하지 않는다. 주로 수출을 목적으로 생산한다.

[북한 평양화장품 공장]

3) 북한 화장품 수요 현황: 한국 화장품 높은 위상
화장품 관심 많지만, 경제적/시간적 여유 부족
장마당 주된 구매 장소, 최근 공급 부족으로 수입 크게 증가

탈북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북한 여성들 역시 아름다움에 대한 관심은 많지만, 경제적 여유나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따로 아름다움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은 대부분의 젊은 청년들이 군대에 있기 때문에 산업 노동자의 45%, 농업 노동자의 60%이상이 여성이다.

사실상 16세~25세 사이 민간 노동력의 90% 이상이 여성인 셈이다. 화장품 시장 관련 설문조사에서 화장품 사용 여건이 가장 안되는 이유 중 하나도 여기에 있는 듯하다. 다만, 이제 기초화장 정도는 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고, 화장에 대한 관심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화장품 구매 장소는 장마당이 68%로 월등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화학일용품 가운데 화장품 공장 투자가 두드러질 정도로 북한 화장품 수요는 크게 증가하고 있다. 2016년 화장품 수입 규모는 990만달러로 2009년 대비 7배 가까이 증가했는데, 전체 수입이 1.5배 증가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기존 북한 기업들이 주민들의 화장품 전반 수요를 충당하지 못하고 있다.

은하수/봄향기 등 대표적 브랜드 북한의 일반적인 화장품 종류는 80가지 내외다. 최근 개별 품목 수가 대폭 증가해서 기초 화장품은 물론 색조 화장품에 이어 마스크팩까지 생산한다. 북한 화장품의 4대 브랜드는 '은하수(평양화장품공장)', '봄향기', '금강산(봄향기합작회사)', '미래(묘향천호합작회사)' 등이다.

이중 '은하수'와 '봄향기'가 인기 있다. 북한 매체들은 수출용으로 은하수를 대대적으로 선전한다. 내수용 화장품 '봄향기'는 북한 여성들과 북한을 방문한 외국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화장품이다. 개성고려인삼크림이 대표적이다. 세계 4대 치료용 유황 갯벌인 평안남도 온천군 광량만의 자연퇴적 유황 갯벌을 원료로 한 화장품 '광량'도 대표적인 제품이다.

[북한 화장품 전시장]

한국산 화장품 선물/예물로 각광, 장마당에서 주로 거래

"먹는 돈은 아껴도 화장품은 좋은 것을 써야 한다"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화장품에 대한관심은 크다. 고가 한국산 화장품은 북한 고위층 부인들에게 뇌물이나 선물, 결혼 예물로 각광을 받고 있다. '한국산 받으면 시집 잘 갔다', '북한산 받으면 보통이네', '중국산 받으면 고생문 열렸다'는 말이 회자될 정도다.

장마당에서 판매되는 한국산 스킨, 로션과 같은 기초 화장품은 북한 화폐로 18만원 수준이다. 북한 노동자의 한달 월급이 4천원 정도이고, 북한 세트 최고급 제품 은하수가 13만원 정도니까 상당히 비싸게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탈북자들이 중국산으로 위장해 북한에 보내는 경우가 있는데, 장마당에 내놓기 무섭게 팔린다고 한다.

평양 역전이나 통일거리 시장의 일정 장소에서 한국산 화장품 판매를 안내하는 주민들을 볼 수 있으며, 신흥 부유층 '돈주' 여성들은 중국 랴오닝 성 단둥시 백화점까지 가서 원정쇼핑을 통해 한국 화장품을 구매한다. 북한 백화점에 라네즈가 팔리고 있기도 하다. 아모레퍼시픽은 북한에 수출이 없기 때문에 중국에 수출한 제품이 북한으로 재수출된 것으로 보인다. 설화수는 김정은 위원장 부인 리설주가 애용한다고 해서 관심을 모았다.

4) 북한 화장품의 유통: 일반 주민 장마당 주로 이용
화장품 구매는 주로 장마당, 화폐는 위안화나 달러 사용
한국 화장품은 ‘동남아시아 화장품’으로 둔갑 관행적 거래

북한의 화장품 유통은 백화점을 비롯한 국영상점과 장마당을 통한 시장 거래의 두 가지 채널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북한의 공식 상점은 국영상점으로 주로 중산층 이상 주민들이 이용하지만, 1990년대 경제난 이후 일반 주민들은 대부분 장마당에서 생필품을 구매한다. 구역마다 화장품, 신발, 옷 등 종류별로 코너가 있다.

화폐는 2009년 11월 화폐개혁 이후 북한 화폐 가치가 떨어져 중국 위안화나 미국 달러로거래하는 것을 선호한다. 장마당 입구에는 환전하는 돈주들이 여러 명 있다. 북한 말로 환전은 '까서 쓴다'로 표현한다.

평양이나 신의주 공장 제품을 선호하지만 가격도 비싸고 공급 부족으로 일반 서민들은 지방에서 만든 화장품이 브랜드가 없는 화장품을 주로 구매한다. 매대 아래 수입산 화장품과 한국 화장품도 있다. 단속이 느슨한 틈을 타서 재빠르게 상품을 살펴보고 구매한다고 한다. 포장지에 한국산 상표나 표기를 제거하고, 중국이나 북한산과 비교해서 2~3배 비싸게 팔린다. 한국산 제품 판매는 불법이므로 '동남아시아 화장품'으로 둔갑해 판매하는데, 주민들도 그렇게 인식하고 있다.

중산층 이하의 북한 주민은 국내산 화장품을 구매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지역에서 생산하는 저렴한 화장품이나 중국산 화장품을 구입한다. 북한 화폐로 5~10원 정도 하는 북한산 화장품은 브랜드가 없는 제품도 많고, 부작용도 발생한다.

5) 한국 화장품 업체의 북한 진출 가능성 : ODM/부자재 우선
한국 화장품 공개 수입 어려울 듯
코스맥스/한국콜마/연우 등 ODM과 용기 업체 유망
북한 로컬 제품 품질 개선 도모, 고용 개선 이바지

화장품의 경우 다른 소비재와 달리 제품의 품질이 안좋을 경우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개인의 선호와 로열티가 높게 작용한다. 당국의 강요에 의해서 제품 선택이 결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국 브랜드는 높은 구매 로열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다. 하지만 규모를 확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서 화장품 사용은 여성의 전용 품목이면서 내면의 관심사항이라 공개적으로 생산과 소비 등에 의견을 표현하기 어렵다. 한국과 달리 광고나 마케팅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브랜드가 정규 시장에 직접 진출하기는 어렵다.

아울러, 화장품은 북한의 역대 지도자들이 여성 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중요한 홍보수단이었다. 북한 당국이 친여성 정책을 선전하는 데 화장품 생산을 강조하는 만큼 한국 화장품 수입을 공개적으로 허용하기는 쉽지 않다.

결국,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 등 브랜드 업체들이 직접 진출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가능하다면 코스맥스와 한국콜마 등 ODM 업체들이 유망하다. 한국 화장품의 선진 기술을 접목해 품질 개선을 도모할 수 있으며, 인건비가 저렴한 북한 근로자를 직접 고용함으로써 북한 화장품 산업의 발전과 고용 개선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 북한 화장품 전반적으로 용기에 대한 문제가 큰 만큼, 연우와 같은 부자재 업체들의 진출도 기대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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