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러브리티들과 허니무너들의 선호도 No.1

[CEONEWS] 남태평양은 ‘지구 상의 마지막 파라다이스’, ‘죽기 전에 가봐야 할 곳’, ‘Once in a lifetime’, ‘궁극의 여행지’ 등 다소 진부한 수식어지만 더 이상의 표현을 찾기 어려운 전 세계의 부호, 셀러브리티들과 허니무너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지역 중 하나다. 지난 3월 오바마 전 대통령은 프렌치 폴리네시아의 ‘말론 브란도 섬’ 에 체류하며 자서전을 집필했고 레드불의 회장은 하루 2,000만 원을 호가하는 피지의 ‘라우쌀라’ 섬을 통째로 사서 거의 매달 전용기를 타고 날아든다. 브리트니 스피어스, 니콜 키드만, 휴 그랜트, 우리나라에서는 삼성 이재용 회장, JYP 박진영 등 이름을 열거하기 어려울 만큼 많은 스타들과 부호들이 허니문과 휴가를 보낸 이곳, 키리바시의 숨겨진 매력을 살펴보자. <편집자 주>

최근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가 2040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신혼여행 선호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10명 중 4명이 남태평양(41.2%)지역을 최고의 신혼여행지로 꼽아 최근 10년 넘게 아성을 지켜오던 몰디브와 동남아시아 지역을 밀어내고 남태평양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남태평양에도 음과 양이 있다. 피지, 사모아, 타히티 등이 럭셔리 허니문 지역으로 유명한 섬이 있는가 하면 50년 안에 가라앉을 위기에 처한 나라도 있다. 투발루, 나우루, 키리바시, 마샬제도 등 비운을 겪는 섬 나라들이다. 특히 가장 높은 해수면이 81m, 평균 3∼4m 정도이기 때문에 키리바시는 태평양에서 가장 위태로운 곳이다. 해수면 상승 때문에 1999년에 2개의 섬이 사라지기도 했다.

키리바시는 33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중 21개는 무인도다. 키리바시 인구 11만4천명 중 약 11만 명은 수도 타라와(Tarawa)섬에 살고 있다. 짐작하겠지만 타라와 섬도 낮은 해수면으로 안전하지 않은 곳이다.

알파벳 L을 좌우대칭한 모양인데 약 30km 해안선을 따라 바다를 향해 줄을 지어 집을 짓고 산다. 토지면적으로 따지면 고작 15평방 킬로미터 정도로 우리나라 흑산도보다도 작은 면적이지만 인구밀도는 엄청나다.

흑산도의 면적은 19.7km²이며 4,365명이 거주한다. 게다가 인구의 96%가 천주교나 개신교를 믿기 때문에 인구증가율은 무려 연4.5%에 달해 이 추세로라면 2030년에는 남 타라와(South Tarawa) 지역 인구는 지금의 두 배가 될 전망이다. 급격한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과 인구증가로 키리바시가 점점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그리 먼 미래의 이야기 같지 않아 보인다.

섬이 가라앉고 있다는 우울한 이야기로만 끝내기에는 아쉬울 만큼 재미 있는 일들도 벌어진다. 키리바시를 이루는 33개의 섬을 합하면 약 811km²로 우리나라의 전라도 고흥군(807㎢)보다 조금 더 큰 면적이다.

그러나 이 섬들이 무려 워싱턴 D.C의 4배, 약 350만km²에 달하는 면적에 동서남북 4반구에 모두 걸쳐 드넓게 벌여져 있다. 독점적 경제수역(EEZ)으로는 무려 200해리로 태평양에서 두 번째로 크다. 무려 인도(India)와 맞먹는 크기다. 중국이나 인도네시아 처럼 동서로 길게 펼쳐져 있어 한 나라 안에서 시차가 3번이나 생기는 일이 벌어진다. 참고로, 한 국가 내에서 가장 많은 시간대를 사용하는 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큰 국토면적을 가진 러시아다.

원래는 11개 시간대를 사용했는데 2010년에 9개로 줄였다. 중국은 사회주의 나라답게 베이징을 기준으로 국가 전체가 하나의 표준시를 사용한다. 그 때문에 이웃나라 아프가니스탄과 무려 3시간 30분이나 시차가 난다. 중국과 아프가니스탄은 국경을 맞댄 국가 중 세계에서 가장 시차가 큰 곳이다.

새해 첫 일출을 볼 수 있는 지역 ‘키리바시’

남태평양 섬나라들의 ‘새해 첫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을 차지하기 위한 각축전에서도 키리바시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절대 강자다. 날짜변경선은 그 지역의 문화, 사회적 여건과 편의를 위해 그어놓은 선이라 꼭 일직선일 필요는 없다. 특히 남태평양 지역의 날짜변경선이 들쭉날쭉한 이유는 ‘새해 첫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이라는 매력적인 이름을 얻기 위해 경쟁 때문이다.

원래 키리바시는 날짜 변경선 한가운데 있었는데 1995년 테부로로 티토 대통령이 날짜변경선을 섬 오른쪽으로 잡아당겨 뉴질랜드의 채텀제도를 22분차로 제치고 가장 먼저 새해가 시작되는 곳이 되었다.

그러나 2012년 사모아가 날짜변경선을 섬 오른쪽으로 옮기면서 가장 먼저 새해를 맞는 곳이라는 타이틀을 가로챘다. 사모아는 원래 날짜변경선 오른쪽에 맞닿아 있어 세계에서 가장 늦게 해가 지는 나라였지만 호주, 뉴질랜드와의 원활한 무역을 이유로 날짜변경선을 옮기면서 사모아는 호주와의 시차가 21시간에서 3시간으로 줄었고 뉴질랜드와의 시차는 23시간에서 1시간으로 줄었다. 이로 인해 날짜변경선 반대편에 아직도 남아있는 미국령인 아메리칸 사모아와는 무려 24시간의 시차가 난다.

비행시간으로는 고작 18분 거리인데 말이다. 결과적으로 ‘가장 최근’ 날짜변경선을 옮긴 사모아가 남태평양에서 ‘세계에서 가장 먼저 뜨는 나라’가 되었지만 날짜변경선에 접해있는 섬의 갯수나 정통성 면에서 사모아보다는 키리바시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세계에서 가장 큰 산호섬이자 바다낚시로 유명

키리바시의 가장 유명한 섬은 ‘크리스마스 섬’인데 388평방km²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산호섬이다. 이 섬은 거대한 물고기가 잡혀 바다낚시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참치는 물론 돛새치, 청새치, 꼬치삼치, 창꼬치, 80kg이 넘는 육중한 자이언트 트레벨리가 잡히는 낚시명당이다. 희귀새와 200종이 넘는 산호초, 그리고 곧 가라앉을지도 모른다는 ‘한정판 여행지’라는 수식어 때문에 크리스마스 섬으로 가는 항공은 늘 만석이다.

키리바시어로 인사말은 ‘마우리 (MAURI)’다. 뉴질랜드의 마오리 부족과 관련이 있을거라 생각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다. 키리바시도 사모아, 피지, 통가처럼 그 섬만의 언어를 가지고 있다. 길버트어라고도 불리며 오스트로네시아어족에 속하는 언어로 키리바시의 공용어이다.

어순은 동사 → 목적어 → 주어 순이다. 다른 태평양 지역의 언어와는 달리 키리바시 사람들의 고작 30%만이 영어를 유창하게 쓸 수 있기 때문에 키리바시어는 사멸의 위협을 별로 받지 않는다.

길버트어에는 독특한 발음 변칙이 있어 키리바시를 영어로는 ‘Kiribati’라고 쓰지만 이 때 ‘ti’는 ‘s’ 발음을 내기 때문에 현지사람들은 키리바티가 아닌 ‘키리바스’라고 읽는다.

길버트 섬. 길버트어의 ‘길버트’는 1788년 키리바스를 발견한 영국 탐험가인 토마스 길버트(Thomas Gilbert)의 이름을 따서 지은 것이다. 국가 이름인 키리바스 역시 현지어로 길버츠(Gilberts)를 발음 한 것이다.

[가는 방법]

수도인 타라와는 하와이와 호주 딱 중간 지점에 자리 잡고 있어 우리나라에서는 피지, 하와이, 호주를 경유하는 방법이 있다. 키리바시에는 타라와, 크리스마스, 캔톤(Kanton) 섬에 공항이 있고 항공은 피지에어웨이즈와 나우루항공이 운항한다.

[크리스마스 섬 가기]

피지에어웨이즈 항공을 이용해 피지에서 출발 크리스마스 섬까지 매주 한 편, 화요일 오후 11시59분에 출발 해 수요일 오전 6시35분에 도착하는 편이 있다. 크리스마스 섬에서 한 나절 낚시와 투어를 즐긴 후 오후 4시 경에 크리스마스 섬을 출발하면 피지 난디국제공항에 오후 6시40분경에 도착하게 된다. 항공이 일주일에 한 편 뿐이라 낚시를 하다 혹은 시간을 착각해 비행기라도 놓치게 되면 꼬박 일주일을 더 머물러야 한다.

[타라와 가기]

피지에서 타라와 까지는 3시간이 소요되는데 매주 월, 목 2편의 항공이 운항한다. 콴타스와 케세이퍼시픽항공이 공동운항하기 때문에 호주, 뉴질랜드, 미국, 홍콩을 경유하는 방법도 있다.

브리즈번, 호니아라(파푸아뉴기니), 나우루, 타라와 구간을 이용할 때는 나우루 항공이 편리하다. 브리즈번을 출발해 타라와까지 호니아라와 나우루를 경유하는 항공이다. 타라와에서 난디로는 일주일에 한 번 운항한다. 월요일 오전에 타라와에 도착하고 수요일 정오에 브리즈번으로 출발하는 일정이라 피지에어웨이즈 보다는 급하지 않게 여행일정을 짤 수 있다.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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