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리 HSG 휴먼솔루션그룹 전문교수

[CEONEWS] 우리 조직에선 No라는 얘기가 얼마나 자연스러운가? 조직 안에서 반대의견을 내놓고, 충돌하는 일은 조심스러운 일이다. 부정적인 인상을 줄 수도 있고, 유별난 사람으로 오해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건강한 조직이라면, 필요할 때 언제든지 No라고 말 할 수 있어야 한다. “기업에서 어떤 대안을 고민할 때 반대 의견 없이 만장일치로 일 처리가 이뤄진다면, 그 조직은 집단사고(Group Think)를 의심해봐야 한다”고 조직행동 전문가 로빈슨(Robinson)교수가 말했다. ‘집단사고’란, 대안에 대한 충분한 분석도 토론도 없이 우리의 결정이 최선이라고 여기는 집단 동조 현상을 말한다. 각자 다른 판단과 의견이 있지만 ‘모두들 수긍하는’ 분위기에 눈치보고 침묵하다 보면, 진작에 보완하고 개선했으면 괜찮아질 일을 엄청난 손실이 될 지경까지 끌고 갈 수 있다.

이런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 ‘악마의 대변자’(Devil’s Advocate)를 세우는 조직이 늘고 있다. 본래 로마 카톨릭 교회에서 성인 반열에 오른 후보를 엄격히 심사하고자 후보자의 성품이나 업적을 반박하는 역할인데, 구글이나 듀폰 같은 글로벌 조직에서는 활발한 의견교환을 위해서 ‘악마의 대변자’를 활용한다. ‘악마의 대변자’로 지정 받은 사람은 내가 까칠해서가 아니라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서 보다 과감하게 대립하고, 다양한 견해를 내놓을 수 있다.

다양한 의견과 관점을 얻기 위해 갈등을 조직 차원에서 조장하기도 한다. 인텔(Intel)의 경우 회의 때마다 자주 던지는 질문이 ‘우린 오늘 몇 번 싸웠는가?’이다. 하지만 갈등이나 대립 얘기가 나오면 질색하는 사람도 있다. 서로 감정만 상하고, 결과적으로 일이 더디게 진행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텔은 이같이 소모적 갈등을 줄이고, 발전적으로 이끌기 위해서 4가지 원칙을 세웠다.

첫째, 적시적 대립이다.‘사소한 데서 시작돼 겉잡을 수 없이 번지는 갈등이 너무 많다.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힌 조직에서야 두말 할 것 없다. 어떤 갈등도 상대가 내 마음 속에서 ‘나쁜 놈’이 돼 버리면 너무 늦다. 그 전에 대화를 앞당겨야 발전적인 논의가 가능해진다.

둘째, 직접적 대립이다. 뒤에서 수근 대거나 애꿎은 상대에게 나쁜 말을 퍼트려서 커지는 갈등이 의외로 많다. 영업팀에서 비용을 함부로 써서 관리하기 힘들다고 느꼈다면, 자신과 친한 동료를 만나 하소연할 게 아니라 문제의 원인이 된 담당자를 직접 만나는 얘기 나누는 게 먼저란 얘기다.

셋째, 객관적 대립이다. 감정까지 상하게 하는 갈등의 경우 서로에 대한 잘못된 추측이나 가정에서 비롯된다. 언제 이런 일이 생기나? 서로가 가진 정보가 다를 때이다. 그래서 화내기 전에 당사자를 만나서 사실관계부터 확인해야 한다. 상대가 다 잘못한 것 같지만, 애로사항들을 나열하다 보면 내가 놓친 부분이 보이기 마련이다. 오해를 거두고 진짜 문제가 뭐였는지 명확히 해야 비로소 해법이 보일 것이다.

넷째, 긍정적 대립이다. 조직에서 왜 갈등할까? 결국 일 좀 더 잘 해보자는 것 아닐까? 그러니까 ‘좀 더 빨리 해달라’ ‘좀 더 꼼꼼히 해달라’ 면서 부딪히는 것이다. 이럴 때 서로의 의견 차이, 입장 차이에 집중해봐야 답이 안 나온다. ‘存異(존이)’ 서로 다른 부분은 그냥 놔두고, ‘求同(구동)’, 서로 함께 할 수 있는 교집합 즉, 공동의 목적을 찾아야 한다. 같은 갈등도 상대와 내가 맞서면 싸움이 되지만, 한 방향을 향하면 시너지가 되는 법이다.

인텔의 4가지 원칙만 기억한다면 조직의 대립과 갈등을 독이 아니라 득으로 바꿔 줄 것이다.

 

<HSG 휴먼솔루션그룹 오승리 전무교수 프로필>

-현) HSG 휴먼솔루션그룹 전문교수

-현) Professional Certified Coach (PCC)

-현)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

-현) 매일경제, 신한리뷰, 월간CEO, 삼양그룹사보 칼럼기고

-이노스토리 대표

-메가HRD 교육센터전문교수

-EBS 다큐멘터리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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