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은 ‘자기다움’의 정체성 확보에서 시작”

김문덕 한국서부발전 대표이사

“지속가능경영은 ‘사람’에 달려있다고 본다. 아울러 신명나는 기업문화 조성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이라고 확신한다. 소통을 위해 언제나 부하직원과 격의 없이 대화하고 항상 소통채널을 열어 둔 것이 처세술이라면 처세술인 것 같다. 특히 공기업 CEO로서 공동의 비전을 제시하고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으며 사람과 조직 그리고 발전설비도 'Young & Dynamic'하게 만들어 가고자 항상 노력하고 있다”
김문덕 한국서부발전(주) 대표이사는 ‘사람’중심의 ‘소통경영’을 성공키워드로 삼고 있으며 상대가 쉽게 다가올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CEO 의전 또한 소탈하게 해 때론 카리스마가 없다는 소릴 듣곤 하지만 부드러움 속에 강함이 있으며 언제나 완벽을 추구하는 스타일의 리더십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특히 “CEO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을 논하기에 앞서 공기업 CEO로서 항상 공인이자 '청지기'란 마음가짐으로 인간중심의 경영을 추구하고 있으며 CEO는 미래를 설계하고 모든 생각과 행동을 회사의 발전방향에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전기료 인상문제와 관련한 질문에 김 사장은 "산업용 전기료만의 문제가 아니다. 요금은 재화의 가치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신호의 역할을 하므로 원가를 정확히 반영해야 한다. 경유보다 전기가 싸다면 소비자는 전기를 경유보다 더 저급한 에너지로 인식하여 낭비할 것 아닌가?“라며 거침없는 소신을 밝혔다.
공기업을 포함한 공공기관의 변화와 혁신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공기업 특유의 정체된 기업문화가 밑바탕에 깔려 있어 실제로 변화와 혁신을 통해 성과를 낸다는 것이 어려운 실정이다. 시스템의 부재를 가장 큰 실패원인으로 손꼽을 수 있다. 이에 반해 한국서부발전은 발전 5개사 가운데 가장 먼저 ‘6시그마'를 도입해 공기업 변화와 혁신의 성공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서부발전은 공공기관 혁신평가 최고수준 6단계를 이미 달성했으며 사업성과 또한 우수하다.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경영혁신을 거듭해 온 결과 5조 2천억 원의 매출과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국가와 동등한 신용등급을 받아 명실 공히 국내 최고의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서부발전은 이익만 추구하지 않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책무로 여겨 사회공헌 활동에도 앞장서 귀감이 되고 있다. ‘행복 에너지 정다운 이웃'이라는 슬로건 아래 지난 2004년에 조직된 서부발전 사회봉사단을 통해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한편, 지역문화 육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78개 팀으로 구성된 서부발전 봉사단은 각 사업장이 위치한 지역의 43개 농촌마을, 33개 사회복지기관과 결연을 맺고 지역 맞춤형 봉사활동을 체계적으로 시행해 따뜻한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 밖에 ‘서부발전 상생협력 비전 및 로드맵'을 수립해 중소기업 상생협력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정부의 주요 정책인 동반성장을 선도하기 위해 협력기업을 성장 단계별로 초보기업, 유망기업, 선도기업으로 구분해 지원하는 ‘맞춤형 지원제도'를 도입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개혁과 혁신의 선봉장인 김문덕 한국서부발전(주) 대표이사는 “2020년까지의 장기 비전인 ‘World Best 3E Creator’라는 ‘KOWEPO Vision2020'을 수립, 에너지(Energy)·환경(Environment)·전문기술(Expertise)등 3개의 비전목표를 설정했으며 미션 완수를 위해 경영방침을 ‘Focus & Align'(몰입과 정렬)으로 설정하고, ‘수익중시, 강한 기업, 미래가치 극대화, 소통의 기업문화'를 4대 실천전략으로 삼아 비전 달성의 교두보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문덕 한국서부발전(주) 대표이사와의 일문일답.
 

Q.서부발전 사장으로 취임한지 2년 4개월여가 지났다. 그 동안의 노력과 성과를 말해 달라.
서부발전은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발전산업을 선도해 왔다. 발전설비 운영 전문가들의 앞선 기술 역량으로 타사 대비 높은 수준의 발전설비 운영 신뢰도를 기록해 왔고, 6시그마 경영혁신을 가장 먼저 도입하고 성공적으로 확산시킴으로써 변화와 혁신을 선도했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위기가 도래하면서 환율 및 유가의 변동이 극심해짐에 따라, 노후화된 고 원가 설비를 상대적으로 많이 보유한 서부발전은 창사 이래 최초로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고가 연료구매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대외의 좋지 않은 평가가 직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있었다. 2010년 취임과 동시에 이러한 문제점들을 인식하고 회사의 역량을 변화와 혁신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에 최우선적으로 투입했다. 전 조직의 역량을 결집하기 위해 “Focus & Align" 슬로건 아래 실천전략으로 수익중시, 강한 기업, 미래가치 극대화, 소통의 기업문화로 정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한 수익성 위주 사업재편과 강력한 내부평가제를 도입 시행하였다. 인센티브와 인사를 평가와 연계 했으며, 본사 및 사업소의 팀장급 이상 간부직원 전원을 교체하고, 차장급이 팀장 보직을 받는 등 능력 중심의 인사를 단행해 경쟁을 통한 조직 내 건전한 긴장감을 부여했다. 또한 전 직원의 마음을 한 방향으로 모으기 위해 현장 위주 워크숍과 간담회를 자주 가졌다. 지난 2년여 간은 정말로 하루하루가 도전과 변화의 연속이었으며 서부발전이 새롭게 변모해가는 시금석을 다지는 시간이었다.
그 결과 태안 9,10호기, 동두천복합, 평택복합 2단계 등의 대규모 국내 건설 사업을 전력수급계획에 반영했고, 태안IGCC사업은 작년에 착공했다. 2016년에는 서부발전이 국내 최대 발전회사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다. 또한 인도 마하라쉬트라 가스복합 사업과 인니 남부 깔리만탄 해상선적터미널 사업 착수 등 회사의 사업 범위를 해외로까지 확장시켰다. 아울러 9.15 순환정전 사고 발생을 전후한 전력수급 위기 기간에는 발전사 중 가장 노후된 설비를 많이 보유하고 있음에도 2011년 기준 발전가능지수 94.49%, 비계획손실률 0.23% 등 최상급의 설비 안정운전 실적을 기록하며 정전사태 재발 방지에도 크게 기여했다. 이런 성과는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했다고 생각한다. 현장에서 앞장서서 실천에 동참해준 1700여 임직원과 노조의 적극적인 협조에 사장으로서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Q.‘자기다움’의 정체성 확보란 무슨 의미인가?
국내 에너지산업에 대한 독점 체제가 해체된 이후 국내외 에너지 경쟁체제는 더욱 가중되고 있다. 값싸고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한 공기업으로서의 책무는 더욱 가중되고 있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경영효율화가 더욱 절실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기업의 변화와 혁신은 이미 글로벌 스탠다드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고 세계화의 추세에 발맞춰 차별화에 관점을 두어 “혁신 없는 기업의 미래는 없다”라고 말하고 있다. 변화와 혁신의 방향은 우선 ‘자기다움’의 정체성 확보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작정 따라하기 식의 변화와 혁신은 조직의 반감을 불러오고 기업 고유의 특화된 좋은 전통과 문화를 자칫 잃게 할 수 있다. ‘자기다움’과 ‘남과 다름’이 차별화의 원천이라는 말에 공감한다. 서부발전은 이미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춰 혁신 시스템을 저변에 확대했고 현재 혁신 마인드 확산을 통해 서부발전만의 혁신 정체성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나가고 있다. 혁신은 기본적으로 사람이 하는 것이므로 우선 사람의 마음을 올바르게(Right) 움직여야 추진동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Right People 양성을 전제로 한 Right Process 정립과 Right Product 창출이 병행되어야 한다. 서부발전의 혁신활동은 경영층과 관리자층이 중심이 되는 Top-down 과제와 하부조직이 중심이 되는 자발적 Bottom-up 과제 병행을 통해 품질의 완벽과 수익개선을 위한 프로세스 최적화에 주안점을 두고 있으며, 이를 위해 혁신전문인력(MBB, BB, GB)을 양성하고 있다.
6시그마 툴을 현실적인 관점에서 적절히 활용케 함으로써 시스템적인 효율성을 도모하고 있다. 2003년 국내 전력그룹사 최초로 경영혁신에 6시그마 기법을 도입해 매년 200여 건의 혁신과제를 수행하고 있으며, CEO 대과제와 아울러 처실장 및 팀장 과제를 구분해 내부경영평가(KPI)와의 연계를 통한 수익성 제고와 고객만족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고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전략적 변화와 성장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혁신과제 수행을 통해 2011년까지 약 7천여억 원의 재무성과를 창출했으며, 이미 2007년에 공공기관 혁신평가 최고 등급인 6단계를 달성함으로써 공공기관 혁신선도 기업으로서 민간 기업조차도 현재 우리 시스템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협력사 혁신활동 지원과 혁신성과를 사회에 자발적으로 기부하는 ‘사랑의 기부제도’ 등 상생의 혁신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향후에도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상시 혁신활동 체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며, 기업문화 체질개선과 함께 직원들의 창의적인 혁신 마인드 확산에도 주력하고자 한다.
 

Q.‘KOWEPO Vision 2020’은 무엇을 담고 있나?
서부발전은 세 가지의 커다란 경영환경 변화를 맞이했다. 창사 10주년을 지나 더 크게 성장하기 위한 교두보 마련과 시장형 공기업 지정으로 유수의 공기업들과 경쟁을 해야 하고 태안 9,10호기, 동두천복합 및 해외사업 등의 확장도 본격화 되고 있다. 이에 지난해 중기 전략체계인 ‘KOWEPO Vision 2020’을 재수립, 에너지·환경·전문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종합 에너지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계획을 구체화했다. 새로운 전략체계는 전략을 사업 중심으로 구성하고 비전 슬로건을 ‘Triple Sales, Higher Sustainability’으로 설정, 매출액 100억불, ROIC 7%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 설비용량 2만㎿, CO₂원단위 14% 감축, 최고수준 기술 확보를 비전목표로 제시했다. 아울러, 최근 전력산업 내 이슈가 되고 있는 설비사고 예방 및 재난안전 분야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 롤링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해 더 나은 미래상을 만들기 위해 전략체계를 재구축함으로써 세계 최고의 종합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Q.신성장동력 창출은 기업의 영원한 숙제 아닌가?
발전회사는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국가경제가 본격적으로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면서 국내전력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르러 있다. 해외사업, 집단에너지공급사업, 발전부산물 활용사업 등 지속성장을 위한 신성장동력 창출이 중요한 시점이다. 서부발전은 안정적 전력공급과 수익성 극대화 및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국내 신규발전사업 및 발전연관사업 ▲해외사업 ▲신재생에너지사업을 ‘3대 신성장동력’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서부발전은 창사 이래 최대의 발전소 건설프로젝트를 시행 중에 있는데, 2015년에는 발전회사 최초로 RPS 자체달성이 예상되는 등 국내 발전산업을 선도해 나가고 있다. 더불어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해 신규발전소 부지를 확보함으로써 안정적인 전력공급과 신규수익 창출을 달성할 것이며, 동두천 복합화력 등 향후 남북관계를 고려한 발전사업도 염두에 두고 장기적인 관점의 신규 발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동남아를 전략지역으로 선정해 고수익사업을 집중개발하고 국내기업과 동반 진출함으로써 미래 대한민국의 먹거리를 창출해가고 있다. 우선, 인도 마하라쉬트라 복합발전(388MW)은 IRR이 39%에 달하는 고수익 사업으로 2013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건설 중에 있고, 라오스의 세남노이 수력발전(410MW)은 발전원가가 저렴한 라오스에서 전력을 생산, 전력 판매가격이 높은 태국으로 수출하는 새로운 사업모델이며, 인니 따깔라 석탄화력(250MW)은 국내 발전사가 주도하는 최초의 대용량 화력발전사업으로 서부발전이 세계적 Developer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었다.
더불어 서부발전은 발전사 최초로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 등으로 전력수요 급증이 예상되는 러시아에 EEU(유라시아 에너지 홀딩스)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20만kW 열병합 발전소 설립은 물론 풍력, 태양광 등의 신재생 에너지와 시베리아, 극동지역의 유연탄 자원개발에도 진출할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다. 또한 태양광 등 해외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도 눈을 돌려 미국의 네바다 태양광 발전사업(150MW)을 추진 중에 있다. 이는 여태껏 접해보지 않았던 미국의 선진 조세제도를 활용한 금융방식을 활용해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기법으로 2015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Q.전력산업은 블루오션인?
2001년 4월 발전시장에 대한 경쟁체제의 도입과 함께 비용기준 풀(Cost-based pool) 체제로 전력도매시장이 운영되고, 매 2년마다 전력수급 전망, 수요관리, 전기설비 시설계획 등 중장기 전력수급 안정을 위한 전력수급기본계획이 수립되고 있는데, 2014년까지 예비전력이 ‘9.15 순환정전’ 발생 당시와 유사한 수준까지 급락하는 등 당분간 심각한 전력부족이 지속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해 공급능력 확보를 위해 단기대책으로 2013년까지 폐지 예정이던 9기 발전기에 대해 폐지시기를 연장하고 2014년까지 평택복합 2단계 등 3기(약 270만kW) 발전기를 긴급 건설토록 했다. 앞으로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전력수요 예측오차에 대비한 설비계획을 수립해 예측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계획 반영설비의 준공지연 사례를 검토해 발전설비 계획의 실효성 확보와 수급계획의 이행력을 강화해 최적 전원믹스로 안정적인 계통운영이 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에너지가격의 현실화는 정부 최대의 국정과제인 ‘저탄소 녹색성장’이 단순히 구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과실로 나타나기 위해 충족되어야 할 선결 조건이다. 과도하게 낮은 에너지가격은 공급측면에서 녹색에너지산업의 성장기반을 약화시키고 수요측면에서 일반국민의 에너지절약 의지를 꺾는 것이다. 특히 미래 성장 동력의 하나가 될 에너지절약기술의 개발과 산업화도 위축시킬 수 있다. 전 세계는 경제발전 가속화에 따른 에너지 소비 증가로 석유 등 에너지 자원 고갈위기에 직면했고, 지구 온난화로 인한 환경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국제적 협력 및 녹색 에너지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환경·에너지와 성장을 통합시킨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대두되고 있으며, 이러한 위기를 신성장동력의 기회로 전환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야 하는 이유이다. 특히 소비자 참여와 스마트그리드 융합은 공급과 소비 효율성을 향상시킴과 동시에 ESS(Energy Storage System) 등 관련분야 제조업 활성화와 해외시장 진출 등 새로운 성장 동력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전력산업이 블루오션인 이유이다.

 

Q.전력산업계(전력인)에 당부하고 싶은 말은?
우리나라의 전력산업을 선진국과 비교할 때 우리의 경쟁력은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 필리핀 말라야 발전소를 운영해 성공한 사례가 있으며, 모든 기술 중심의 산업과 마찬가지로 전력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운영인력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작금의 세계 경제 환경은 국가 간 경제 동조화가 심화되고 우리나라 또한 저성장기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전력산업계도 향후 전력수요 둔화로 인한 전력예비율 증가, 구역전기사업 시행 및 신재생에너지 개발 등 발전시장의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도 화석연료의 환경규제 강화, 기후변화협약의 발효 등으로 경영압박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의 발전산업도 세계 속의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국내경쟁에서 벗어나 해외시장으로 그 시야를 확장시켜 나가야 할 때다. 즉 성곽 보강으로 내부 수성을 하기 보다는 성을 허물고 밖으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전력산업계 중소기업들의 제조·시공 기법의 글로벌화가 필요하며 전력산업 분야의 우수한 인재양성이 급선무다. 지난해 9.15 순환정전사태는 정신적·물질적으로 국민에게 많은 피해를 안겨주었다. 전력업계 종사자로서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다시는 이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력시스템을 재점검하고 전력수급 안정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또한 지금 당장은 발전설비용량이 충분치 않아 예비율이 낮은 수준이지만 대형발전설비가 계획에 맞게 준공된다면 2015년 이후부터는 설비용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지난 80년대와 90년대 전력산업을 거울삼아 전력이 부족할 때 남을 것을 걱정하고, 여유가 있을 때 부족할 것을 걱정하는 지혜를 가져야 할 것이다.
 

Q.금년도 하계 전력수급 불안 해법은?
전력은 일상생활의 필수품이면서 산업활동의 원동력으로 전력공급의 부족현상은 국민생활과 산업발전에 큰 저해요인으로 작용한다. 전력은 일정 수준의 공급신뢰도를 유지하면서 공급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일정량 이상의 예비력을 확보해야 한다. 공급신뢰도는 장기적으로는 적정설비용량의 확보, 단기적으로는 확보된 설비를 적절히 운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예비력의 여유가 많으면 많을수록 미래 불확실성에 대한 대비가 충분하므로 전력공급의 안정성은 높아지지만 소요비용은 증가할 수밖에 없으므로, 적정예비력이란 전력공급의 불안에 대한 사회적 비용과 전력공급 비용을 고려해 최적의 설비를 확보함을 의미한다. 지난해 발생한 9.15 정전 이후 재발방지와 대응책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 지난 겨울 및 이번 여름철 수급안정을 위한 대책이 마련되었는데, 대표적인 것이 산업체 등 전기 다소비 고객에 대해 전력소비 규제 및 전 국민 대상 절전 등 에너지절약 운동 전개 등이다. 특히, 우리 서부발전에서는 전력수급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지난 5월 29일부터 전력수급대책반을 구성해 전사적으로 24시간 비상상황실을 운영하는 등 전력수급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면서 고장예방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7월∼8월 최대 전력 피크 기간에 대비하기 위해 노후 설비인 평택화력 1~4호기의 계획예방정비를 조기에 완료하는 등 설비고장 최소화를 통한 전력공급 안정화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러한 조치에 힘입은 덕에 올해 여름 및 겨울철 전력수급은 문제없이 넘어갈 것으로 보이나 이러한 대책은 어디까지나 응급조치의 성격으로 지속적으로 시행하기는 어려운 방법이다. 따라서 계속해서 직면하게 될 전력수급의 불안과 우리나라 에너지원 간의 수급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보다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Q.서부발전의 차별화된 사회공헌활동은?
취임이후 지속적으로 발전소 주변지역 문화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CEO와 함께 찾아가는 자선음악회’를 개최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에는 태안군과 합동으로 모 방송국의 ’7080 콘서트‘를 유치, 지역사회 문화소외 해소를 위해서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부발전은 국민의 필수 공공재인 전기를 공급하는 시민기업으로서 국가 및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발전해 왔으며, 서부발전의 발전소들 또한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지역발전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2011년에는 외부전문가 컨설팅을 통해 ‘서부발전 SAI(Social Activity Index)'를 개발해 서부발전의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자체 진단을 실시했으며, 지역사회 이해관계자 대상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통해 지역사회 니즈를 도출해 회사 업무특성에 부합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선정했다. 대표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발전소 주변지역 취약세대에 대한 주택에너지 효율화사업의 일환으로 전기노후설비 교체 및 안전점검(40회, 1,809시간), 지역아동센터와 연계한 발전소 주변지역 소외아동에 대한 맞춤형 교육 및 직원 참여형 멘토링 시행(멘토 32명, 9개 센터, 144회 활동), 지역사회 환경 관련 니즈에 부합하고자 천연기념물인 두웅습지에 태양광 LED 가로등을 설치 지원(25EA, 4,000만원)했고 태안발전본부 내에 지역 특산물 판매장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용접 전문인력 양성을 지원(30명)하는 등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앞장서고 있다. 서부발전은 여기에 머물지 않고 태안군, (사)한국문화산업포럼과 공동으로 국내 문화산업 전문가를 초청해 지역의 관광자원과 에너지의 융합을 통한 발전전략을 수립하는 등 지역과 상생발전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Q.지금까지 근무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과 보람이 있었던 순간을 회고한다면?
제일 힘들었던 순간은 1999년 전력산업구조개편 논의 시절 전력거래소 발족준비팀장을 맡아서 일할 때, 정부와 발전사 발족팀 사이에서 양자 간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해 업무추진이 무척 힘들었던 시절로 건강까지 해쳤던 기억이 있다.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은 각고의 노력 끝에 일본의 1,000kV 시스템보다 훨씬 늦게 시작한 765kV 전압격상이 신안성 변전소와 신서산 변전소 준공으로 완결된 때와, 한전 배전처장 시절 리비아에 배전 설계기준 작성 등 해외 프로젝트의 계약에 각고의 노력 결과 배전처장 자리를 떠난 후지만 계약이 성사 되었을 때인 것 같다.

 

Q.끝으로 개인적인 사항이 궁금하다.
생활철학은 인류 복지, 국가의 이익에 부합되고 국민경제에 이로운가를 고려해 가급적 높은 차원의 대의명분을 놓고 의사결정을 하고자 한다. 좌우명은 ‘지금 있는 자리를 아름답게 하라. 그래서 다음에 오는 사람이 기쁘게 그 자리에 앉게 하라’이다. 건강유지비결은 본래 태생적으로 약하게 태어난 것 같다. 그래서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정확한 기상시간과 식사시간 그리고 아침식사 전 1시간가량의 운동을 20년 넘게 변함없이 해오고 있다. 취미는 어렸을 때부터 음악에 심취해 음악공부를 많이 했다. 특히 트럼펫 연주는 대학교를 다닐 때 일류 경음악단에 소속되어 학비를 조달한 경험이 있고 취임 이후 재즈 오케스트라와 함께 분기 1회 발전소 주변지역 소외계층을 찾아가 아름다운 음악을 선물하고 있다. 평소에 독서를 즐기고 있는 편이지만 최근의 도서들은 흥미와 현실위주로 구성된 책들이 많아 아쉬움이 남는다. 인간의 내면적인 심리를 심층적으로 성찰한 알랑 드 보통이 쓴 ‘불안’은 인간의 불안한 심리를 정신분석학적으로 접근해 놓은 책으로 감명 깊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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