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의 갈등 관리, 건강한가?

최철규 HSG휴먼솔루션그룹 대표

246조원.2015년 대한민국 정부 예산 (376조원)의 65%를 넘는 금액. 우리나라 대표 기업의 2012년 전체 매출액인 201조원을 훌쩍 뛰어 넘는 금액. 이 어마어마한 금액은 대체 무슨 돈일까?

삼성경제연구소에서 발표한 연구 결과를 보자. 우리나라의 사회 갈등 수준이 OECD 27개국 중 두 번째로 높으며, 종교분쟁을 겪고 있는 터키를 제외하고는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 그리고 이러한 사회 갈등으로 인한 경제적 비용이 연간 최대 246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세계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우리나라 대표 기업이 힘들게 벌어들이고 있는 돈이 갈등으로 고스란히 빠져나가는 곳이 바로 대한민국이란 뜻이다.

너무 과한 것 아니냐고.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246조원이란 수치는 말도 안 된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 보면 어떨까? 마케팅 팀과 영업 팀 간의 갈등을 풀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생산적인 일을 하기보다 소모적인 논쟁을 하는 데 쏟는 ‘시간’을 비용으로 환산한다면? 리더와의 갈등 때문에 생기는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한 비용을 계산해 보면? 갈등이 해소되지 않는 조직에서 일하는 것이 힘들어 이직을 결심하는 사람들의 ‘전환 비용’까지 포함하면? 의욕을 갖고 다른 의견을 내기보다 시키는 일만 군소리 없이 하는 생각 없는 구성원으로 가득한 조직이 되는 것으로 인한 ‘조직 문화적인 손실’을 생각한다면? 어떤가? 갈등 때문에 부수적으로 생기는 다양한 문제까지 생각하면, 이제 246조원이라는 금액이 어느 정도 현실적으로 느껴지지 않는가?

하지만 많은 리더들은 아직 ‘갈등’을 제대로 관리할 줄 모른다. 문제가 생길 것 같으면 일단 ‘숨기기’에 급급하다. 본인의 조직에 갈등이 있으면, 조직의 생산성이 떨어질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 그런데 미안한 얘기지만, 이건 착각이다. 갈등이 있고 없고는 조직의 생산성, 혹은 본인의 리더십과 큰 상관관계가 없다.

대신, ‘갈등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느냐’가 영향을 미쳤다. 갈등이 해결되지 않고 오래 지속될 때 조직에 대한 헌신성이 감소하는 걸로 나타난 것. 더 주목해야 할 부분은, 갈등이 잘 해결되면 헌신성이 오히려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결국 핵심은, 갈등이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다. 갈등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느냐’다.

이는 조직에서도 마찬가지다. 갈등 당사자끼리 만나 풀 수 있는 문제를 회사 제도의 탓으로 돌리거나, 상사가 ‘교통정리’ 해 주기만을 기다리다 보니, 갈등은 점점 심해지고 오랜 시간 사람들을 괴롭히는 역효과가 생긴다.

그럼 답은 간단하다. 갈등을 어떻게 잘 드러나게 할 것이냐, 그리고 이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해결할 것인지를 알아야 한다. 다시 말해 조직의 갈등관리 역량을 키우는 게 핵심이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속담처럼 갈등 상황에 적합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 갈등이 ‘왜’ 생겼는지 제대로 알고 그에 맞는 대응을 하는 것 등이 중요한 이유다. 그리고 이게 바로 건강한 갈등 관리다.

평소 어떻게 갈등을 관리하느냐, 그리고 숨어있는 갈등을 찾아내 문제가 심각해지기 전에 잘 해결하느냐, 이게 핵심이다. 기억하자, 갈등 관리는 우리 회사의 중요한 건강관리 수단임을.

<HSG 휴먼솔루션그룹 대표 최철규>

현) HSG 휴먼솔루션그룹 대표
현) 조선일보 Weekly Biz 고정 칼럼니스트
南開大(남개대) EMBA 겸임교수
IGM 부원장/ 협상스쿨 원장
전략커뮤니케이션 대가
한국경제신문 경제부, 금융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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