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 스탠딩, 메릴랜드와 서울, 부산 찍고 희망의 정치 경제

엄금희 논설주간
엄금희 논설주간

 ​[CEONEWS=엄금희 논설주간] "나는 내가 진정으로 믿는 것들을 위해 기꺼이 일어나 싸울 것이다. 그 흔한 현상 유지 정치를 위해 그리고 양극화와 마비를 영속화하기 위해 싸우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일을 시작하고 완수하는 것'을 모토로 삼는 정치학파에 속한다. 나는 사람들을 위한 일을 기꺼이 수행하려는 모든 사람과 손을 잡고 뛸 것이다. 생각해 보니 이것이야말로 공직에 종사하기를 원하는 모든 이의 전제 조건이 되어야 한다. 서로의 차이와 심각한 국가적 도전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우리를 하나로 묶는 무엇이, 우리를 분열시키는 무엇보다 훨씬 더 위대하다고 믿는다. 미국의 정치 체제가 너무 망가져서 고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메릴랜드의 예를 보면 된다. 우리는 이미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더 나은 길을 보여주었다. 우리가 여기서 그것을 성취할 수 있다면, 그와 똑같은 원칙들로 성공할 수 없는 지역은 없는 것이다. 이것이 미국이 가질 수 있는 최상의 희망이다."  

오는 4월 7일 서울과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 예비후보들이 정해지면서 점차 선거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우리에게도 희망의 정치를 메릴랜드의 래리 호건 주지사의 말로 전한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은 휴일을 맞아 선거 전략을 가다듬고 있고, 국민의 힘은 시민 특별검증위원회 회의를 열어 예비후보들에 대한 면접을 진행한다.

이제 4월 보궐선거가 7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 모두 예비후보군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조금씩 선거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박영선, 우상호 서울시장 선거 예비후보와 김영춘 부산시장 예비후보 국민의 힘 서울시장 예비후보 14명, 부산시장 예비후보 9명의 후보 자격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 래리 호건의 말로 대신한다. "미래가 어떻게 될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하지만 여러분이 믿어도 되는 한 가지는 있다. 나는 내게 주어진 모든 날에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다 바쳐서 여러분을 위해 일하고 또 일할 것이다."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 래리 호건이 쓴 '스틸 스탠딩의 마지막 장에 남긴 말이다. 참으로 여운이 긴 정치철학이다. 더불어 래리 호건의 삶을 내가 지나온 삶과 비교하며 그의 사랑과 원대한 꿈과 미래에 진정으로 찬사를 보낸다.

그는 한때 부동산 개발업자였다. 회사가 위기에 처했을 때 그는 "우리는  대출금을 상환하고 고용을 유지하고 회사를 구할 방법을 찾아내야 합니다." 그때부터 우리는 미친 듯이 뛰어다녔다. 그러면서 청산할 수 있는 모든 자산을 정리했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은 계속 위축되었고 가치는 빠르게 내려앉았다. 의뢰인 중 일부는 문제의 첫 징후가 나타났을 때 파산을 신청하지 않았다고 나보고 미친 게 아니냐며 안타까워했다.

사업을 하고 파산에 이르는 과정을 보면서 지난 시간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가 잠시 숨을 멈추고 바닥을 친 그의 책 65쪽에서 같은 마음으로 공감을 한다. "나의 순자산은 수백만 달러에서 제로로 줄어들었다. 우울하고 가슴이 찢어지고 굴욕적인 경험이었으며 내 인생의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그렇게 열심히 일해서 구축한 모든 것이 이제 사라졌다. 나는 우리가 이룬 성취와 나에 대한 좋은 평판을 자랑스럽게 생각했었다."라는 말에 미국과 한국이라는 시공간을 초월해 가슴이 먹먹해진다. 

그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 뼈저리게 잘 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나는 산꼭대기에 오르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알았고, 또 벼랑에서 떨어지는 것이 어떠한 지도 알았다. 놀라울 정도로 높이 올랐다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낮게 떨어져 봤기에 그랬다. 내가 그런 도전과 시련의 시기에 더 많은 것을 배웠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런 일을 겪는 것이 죽기보다 싫었지만, 결과적으로 내가 더 강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한국 사위로도 잘 알려진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 래리 호건이다. 그는 이후 사업가에서 민주당 세가 가장 강한 메릴랜드주에서 공화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되었고, 2018년 재선에도 승리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그의 승리를 '너무도 충격적인 반전'으로 평했다. 이후 그는 메릴랜드주를 재정적 재난에서 구해내며 공화당원은 물론, 민주당원과 무당파에게서도 전폭적인 지지를 끌어냈다. 하지만 이어서 말기 암이라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인생 최대의 도전에 직면했다. 메릴랜드 주민들은 '호건 스트롱' 손목 밴드를 차고, 그의 쾌유를 비는 응원의 메시지를 주지사 집무실로 보냈다.

그가 쓴 '스틸 스탠딩'에는 그가 주지사로 일하면서 예상치 못한 여러 장애에 맞서 인내와 끈기, 용기 그리고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승리를 거머쥐게 된 놀라운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림프절 암, 볼티모어 폭동, 코로나19 팬데믹, 워싱턴의 분열 정치 등 수많은 난제와 맞서 싸우면서 그가 보여준 강력한 리더십은 그를 현재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주지사로 만들었다.

그리고 예기치 않은 장애에 직면했을 때 인내와 연민, 그리고 리더십을 발동하는 것이 미국 정신의 핵심임을 상기시킨다. 래리 호건은 나름의 표현과 특유의 직설적인 화법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는 첨예한 분열의 시기에 줄곧 통합을 주창하고, 워싱턴 포스트의 평가 그대로 '단호한, 할 수 있다' 정신을 보여주며 모든 이해 당사자가 최선으로 느낄 수 있는 실용적인 해법을 찾는 리더이다. 삶의 갖은 고난을 이겨내며 중요한 교훈을 배운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맞서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보기 드문 공화당 주지사이다.

메릴랜드를 바꾸고자 한 꿈이 이뤄지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서울과 부산에서 시장 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어쩌면 정치에 있어 똑같은 답안지가 아닐까? 문제는 경제다. "세금은 증가했는데 공공 서비스는 더욱 열악해졌고, 정치가들은 실세계의 주민들과 완전히 단절된 듯 보였다."

래리 호건은 사랑하는 가족 이야기도 담았다. 부모님과 누나, 그리고 반려견 렉시와의 애틋한 사랑과 죽음으로 인한 이별. 그리고 확고부동한 독신 주의자였던 그를 변화시킨 한국 여성 김유미와의 첫 만남 그리고 청혼과 아름답고 유쾌한 결혼식 이야기도 들려주고 있다. 그는 말한다 "내가 인생에서 이룰 수 있는 성과로 과연 이보다 나은 무엇이 있을 수 있을까?" 

우리는 이번 선거에서 코로나19로 침체된 경제의 회복을 원한다. 그리고 정치와 경제란 따로인 듯해도 정치 경제는 한 몸이란 것을 알아야 한다. 더불어 이 땅에도 존경받는 정치인들이 나오길 바란다. 그 갈음을 스틸 스탠딩의 258쪽의 내용으로 대신한다.

"아나폴리스의 주 청사 출입 기자들은 냉소적인 것으로 악명이 높다. 그들은 감히 질문을 피하려 시도하는 일부 정치인에게 때로 불만을 분출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감정도 잘 드러내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내가 끔찍한 진단 소식을 공유하며 앞으로의 도전 과정에 대해 공개적으로 밝힐 때 실제로 몇몇 기자들이 눈가를 훔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인생에서 가장 힘든 도전에 직면한 내용을 자세하고 솔직하게 밝히는 내 태도를 인정하는 것 같았다. 그런 다음 그들은 내가 전에 본 적이 없는 행동을 취했다. 실로 기자들에게서는 본 적이 없던 그 행동은 나의 눈시울을 적셨다. 내가 연단에서 내려올 때 그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를 보냈다. 기자들이 정치인에게? 내가 그런 장면을 언제 다시 보게 될지 확신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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