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12경 ‘간절곶’

 

 

[CEONEWS=김영란 기자] 탁 트인 동해바다, 시원하게 펼쳐진 잔디밭, 간지럽히듯 바위를 넘나드는 파도... 한 폭의 수채화 같은 풍경을 바라보노라면 깊은 한숨 내려놓고 잠시라도 쉬어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지는 곳. 동경 1292150, 북위 352120초 지점에 위치한 간절곶은 육지에서 정동진이나 포항 호미곶, 부산 해운대 등지보다 1분 이상 일출이 빠른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빨리 뜨는 곳이다. 이곳 간절곶 일출은 20021224일 울산 12경으로 지정고시 되었으며, 또한 1973년 지정된 서생 신8경이기도 하다.

 

 

간짓대에서 유래된 지명, 간절곶

간절은 먼 바다에서 바라보면 과일을 따기 위해 대나무로 만든 뾰족하고 긴 장대를 가리키는 간짓대처럼 보인다는 데에서 유래된 지명으로, 곶은 육지가 바다로 돌출해 있는 부분을 의미하여 간절곶으로 명칭되었다. 조선 초기에는 넓고 길다는 의미를 가진 이길곶으로 불리기도 하였고, 조선지지자료에는 간절포로 기록되어 있다.

이길(爾吉)은 지금의 간절곶 일대에 설치되었던 이길봉대(爾吉烽臺)라는 봉수대의 명칭에서 지명을 확인할 수 있다. 일제강점기에는 우리나라의 기운을 억누르기 위해 간절갑(艮絶岬)으로 바꾸어 불렀으며, 이는 1918년에 제작된 조선오만분일지형도(朝鮮五万分一地形圖)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간절갑으로 불리다가 지방자치단체의 관광지 조성계획에 따라 간절곶으로 불리고 있다.

 

 

간절욱조조반도(艮絶旭肇早半島)’(艮絶旭肇早半島)’

간절곶에 해가 떠야 한반도에 새벽이 온다는 의미의 간절욱조조반도(艮絶旭肇早半島)’(艮絶旭肇早半島)’. 간절곶에서는 매년 1231일부터 다음날 11일 일출시까지 간절곶 해맞이 축제가 진행되는데, 이는 해맞이 축제로선 가장 규모가 큰 축제로 관광객이 전국적으로 몰려와 매년마다 10만 명 이상의 관람 기록을 세우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일출 여행지가 되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바람을 담은 듯 2000년에 세워진 간절곶 표지석에는 이곳을 찾은 분과 그 후손은 새천년에 영원히 번성할 것입니다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간절곶을 지키는 등대

간절곶은 해맞이공원으로 조성되어 있으며, 이곳에는 등대와 우체통, 풍차, 드라마 세트장이 자리해 있다. 19203월 처음 불을 밝힌 이래 무수한 시간동안 울산을 드나드는 선박들을 인도해주던 등대에는 전망대와 전시관이 함께 있다. 2000년 새천년의 해를 가장 먼저 볼 수 있다는 해맞이 장소로 유명해지기 전에는 등대밖에 없던 곳이다. 바다를 바라보고 우뚝 서 있는 등대 앞은 솔숲으로, 거창하게 우거지진 않았지만 소박한 듯 꼬불꼬불한 모양이 정겹다. 특히, 유채꽃이 핀 계절에는 등대 쪽에서 유채꽃을 바라보면 황홀경에 빠질 정도로 그 풍경이 아름답다.

2001년에 높이 17m의 등대가 새롭게 설치되었는데, 간절곶등대는 백색 팔각형의 본체에 10각형으로 된 전통 한옥형태로, 동으로 만든 기와지붕을 얹어 전망대 형식으로 만들어졌다. 등대 옆으로는 간절곶항로표지관리소가 자리한다.

 

 

사랑과 소망의 장소, 간절곶

등대 주변으로 각종 조형물들이 조성되어 있는데, 신라 충신 박제상의 처자가 울산 치술령에 올라 망부석이 되었다는 설화의 모녀상, 울산대학교에서 기증한 미술조각품, 새천년을 기념하여 세운 새천년 기념비 등도 볼거리다.

이런 각종 조형물들은 포토존으로 이용되며, 그 중 사랑의 등대는 커플들의 프러포즈를 위한 곳으로 인기다. ‘사랑의 등대는 우선 여자가 등대 위의 작은 하트 위에 서고, 남자는 등대 아래 큰 하트 위에 서게 되면 3초 후 프러포즈 노래가 나온다. 남녀가 함께 큰 하트 위에 올라서면 축하노래가 나오는 재미가 있는 곳이다.

 

 

간절곶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우체통인 소망우체통이 설치되어 있는데, 우체통의 높이는 5m에 달하고 너비는 2.4m이다. 연말 해맞이행사를 위해 제작비만 3천만 원을 들여 만든 소망우체통은 울산광역시와 울산MBC가 제작비용을 부담했고 관리는 남울산 우체국이 맡고 있다. 무료로 제공된 엽서에 보내는 이에게 사연을 적어 넣으면, 매일 한 차례씩 우편물을 수집해 보내준다. 새해 해맞이 행사 때는 하루 7천여 장의 엽서가 쌓이기도 했다. 문자와 이메일로 대체되어버린 요즘, 꾹꾹 눌러쓴 손 편지로 따스함과 추억을 되살려 보는 것도 묘미이다.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아름다운 곳

걸어서 5분쯤 가다보면 드라마세트장이 나타난다. 이곳은 울주군이 2010년 원전지원금 40억 원을 들여 세운 건물로 영화 한반도, 드라마 욕망의 불꽃, 메이퀸등의 촬영 세트장으로 사용됐다. 지중해식 별장처럼 꾸며진 곳으로 들어가면 간절곶에서 촬영된 작품들의 포스터가 걸려 있다. 바다가 보이는 정원에는 드라마 속 주인공의 전신사진이 세워져 포토존 역할을 하고 있다. 포스터 외에도 드라마 장면들과 등장인물들의 사진이 전시되어 있다. 간절곶과 가깝고 경치가 좋아서라도 한 번쯤 가 볼만한 곳이다. 그 앞엔 울산시에서 유치했던 그리고 처참히 망한 메가요트 선착장이 있으며, 뒤로는 회 센터가 있다.

 

 

간절곶으로 연결되는 해안길의 명칭은 한반도의 새해를 여는 간절곶의 명칭과 해맞이를 통해 소망을 기원하는 사람들의 바람을 포함하는 간절곶 소망길로 정해졌다. 한편 간절곶의 서쪽을 통과하는 국도 제31호선의 도로명은 해맞이로이다.

빛의 시작과 소망의 성취 기원지(基源地)인 간절곶.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심신이 지친 모든 이들에게 2021년은 희망과 환희가 가득한 새로운 한해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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