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경영연구소, 2021년 경제·금융시장 전망 보고서
소비·수출 회복세 제한적...2년 평균 0%대 성장 예상

올해 국내 경제가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내년 성장률도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5일 내놓은 ‘2021년 경제·금융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겨울 코로나19 대유행이 발생하는 최악의 경우 내년 성장률이 0.2%에 그칠 것이며, 매우 긍정적일 경우에는 3.6%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전망은 코로나 사태 향방이 경제 전망의 가장 중요한 변수라는 점을 감안, 코로나 전개 양상 및 봉쇄 강도에 초점을 맞춘 시나리오에 따른 것이다. 

주요 거시경제 전망표. [표=하나금융경영연구소]
주요 거시경제 전망표. [표=하나금융경영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성장률은 백신 개발이 진전되는 'Good 시나리오'의 경우 3.6%(’20년 –0.9%), 확산세가 완화(국지적 감염은 지속)되는 'Base 시나리오' 하에서는 2.7%(’20년 –1.1%)로 전망했다. 겨울 2차 대유행이 발생하는 'Bad 시나리오'가 현실화 될 경우 0.2%(’20년 –1.8%)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코로나발 충격으로 글로벌 경제가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저조한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에 비하면 비교적 다행인 수준이다. 

코로나 확산세 완화되도 경기 회복 '제한적'

연구소는 Base 시나리오에서도 소비와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세가 부진한 모습을 나타내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금융위기 이후 평균(’11~’19년 2.9%)에도 못미치는 2%대 중후반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2020년 성장률이 –1%대라는 점을 감안할 때 ’20~’21년 2년간의 평균 성장률은 0%대를 나타낼 것이란 관측이다.

정유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CEONEWS에 “소득여건 악화와 취약계층 피해 확산 등으로 소비 회복이 제한적인 가운데 해외수요의 부진한 회복에 따라 수출 개선도 미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의 사회안전망 강화와 소비촉진책에 따른 민간소비 반등이 기대되지만 고용회복 지연과 자영업 부진 등에 따른 가계소득여건 악화로 회복력은 제한적일 것이란 설명이다. 정 연구위원은 "구조적인 소비여력 약화와 소비성향 하락도 소비회복에 제약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코로나 19로 인해 글로벌 경제성장률은 제2차세계대전 이후 최악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표=하나금융경영연구소]

원달러 환율 점진적 하향안정

보고서는 경기 회복 부진으로 기준금리(0.5%)의 동결 기조가 이어지며 신용정책 연장 등의 조치가 동반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정 자산시장으로 유동성을 쏠리는 등 금융안정에 부담요인이 있지만 제한적인 경기회복세와 美연준의 제로금리 유지 등이 금리 동결의 배경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단기금리의 상승압력은 제한적이나, 장기금리는 대외금리 상승과 수급 부담 영향으로 상승하면서 수익률 곡선의 스티프닝(steeping: 기울기 상승) 장기화를 예상했다.(국고3년: 2020년 4분기 0.9%→2021년 4분기 1.0%)

아울러 내년에도 채권시장 수급 부담이 높지만 정례적 채권매입과 같은 적극적 조치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통화정책의 독립성이 훼손될 우려가 커질 경우 단속적 매입만 시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화 약세와 위안화 강세 영향으로 하락세를 지속해 오는 4분기 1175원에서 내년 4분기에는 1155원으로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외 불확실성과 해외투자 확대 기조 등을 감안할 때 변동성은 높은 수준이지만 환율 하락속도는 다소 완만할 것이란 설명이다. 

정 연구위원은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대응이 코로나發 충격을 완화시켰으나, 향후 상대적으로 피해가 큰 취약계층의 부실화 위험과 그에 따른 경기회복의 불균형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코로나 이후의 경제구조 변화와 맞물린 잠재성장률의 추가 하락과 성장복원력의 약화 가능성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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