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주간 칼럼] 엄금희의 문학으로 바라본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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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주간 칼럼] 엄금희의 문학으로 바라본 경제
  • 엄금희 논설주간
  • 승인 2020.09.24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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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세계경제 전망, 2100년 우리나라 경제는 20위로 하락
엄금희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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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EONEWS=엄금희 논설주간] 경제학에는 확실성이 없다. 흔히 우리가 '통념'이라고 부르는 것은 단지 '침묵의 합의'일뿐이며 극도의 복잡함에 직면했을 때 나타나는 지나친 자신감에 불과하다.

요즘 코로나19 이후의 경제전망에 대한 보고서와 책들을 주로 읽고 있다. 짐 오닐의 'The Growth Map'을 읽으며 그로스 맵 보고서에 푹 빠져든다. 더불어 지난 15일 미국 워싱턴대학 의과대학 산하 보건계랑분석연구소(IHME) 연구진이 영국 의학지 랜싯에 게재한 논문이 화두가 되고 있어 그 내용을 찾아 우리나라의 전망도 들여다본다. 이 두 내용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지난 1980년대 중반부터 원유 가격은 하락하기 시작했고 이후 20년 동안 원유 가격의 하락세는 상당 기간 지속되었다. 고도로 훈련받은 경제학자들조차 유가상승과 관련된 수요와 공급의 실질적 상호 작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단기적으로 원유 공급자와 소비자는 가격의 급등에 느리게 반응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본다면 공급자와 소비자는 경제학자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유연하게 반응한다.


한 국가가 에너지와 천연자원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은 커다란 축복이다. 하지만 그만큼 나태한 분위기를 불러올 위험을 안고 있다.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 국가 경제에 유리하지만 반대로 하락하면 국가 경제도 취약해진다.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에 러시아는 원유 가격이 하락하면서 GDP가 8퍼센트 감소했고 주식시장은 70퍼센트나 폭락했다. 이런 높은 변동성을 원하는 국가는 없다.


한 번의 경험에서 수많은 결론을 이끌어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인도의 정치 지도자들은 외국인 직접투자의 필요성을 알고 있지만 자국 시장에 더 많은 외국 기업의 진출을 허용하는 것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을 두려워하고 있다.


아프리카 전체 인구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에서 상당히 중요한 국가다. 2100년이 되면 인구가 미국보다 많아질 것이다. 게다가 나이지리아에는 지금까지 성장을 가로막았던 끔찍한 부패 구조를 뿌리 뽑으려는 의지 있는 정치인들이 있다. 비록 N-11 가운데 성장환경 지수 최하위 3위를 기록했지만 지난 13년 동안에는 성장환경 지수가 2배로 올랐다.


부와 경제 규모는 분명히 다른 개념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미국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큰 경제 대국이었고 지금도 그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1인당 부, 즉 소득을 기준으로 하면 미국은 가장 부유한 국가가 아니다. 1인당 소득 기준으로는 버뮤다, 룩셈부르크, 스위스, 스칸디나비아 국가들도 국제 교역 때문에 부자가 되었다.


역사의 중요한 순간마다 인류는 심각한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아냈다. 대표적인 사례는 19세기 말에 모든 도시를 괴롭혔던 말 배설물 위기다. 1900년 뉴욕에는 말 10만 마리가 매일 약 1130톤의 배설물을 배출했다. 거리는 말의 배설물로 가득했고 공기 중에는 파리가 섞여 들끓었다. 영국의 '타임스'는 20세기 중반이 되면 런던이 약 3미터 높이의 말 배설물에 묻혀버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위기에서 도시들을 구한 것은 자동차의 등장이었다. 헨리 포드 덕분에 말 배설물 문제가 해결되었다.


국민들이 소득의 증가를 인식하고 기업들이 제품을 만드는 데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소비 습관이 형성된 후에는 소비의 증가가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 이런 소비 모델을 브릭스 국가들에 적용하면, 특히 중국은 소비재 상품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들이 겪어야만 하는 생각의 변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와 규모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다. 한 국가의 전체 경제 규모는 노동 가능 인구의 규모와 그들의 생산성에 의해 결정되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역사상 가장 위험한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세계적인 큰 틀에서 보면 전례 없는 규모와 속도로 변화의 거대한 물결에 휩싸여 있다. 우리는 언제나 위험과 기회의 시기를 판단해야 하고 적정가치를 검토해야 한다.


미국 워싱턴대학 의과대학 산하 보건계랑분석연구소(IHME) 연구진은 영국 의학지 랜싯에 게재한 논문에서 "21세기가 끝나갈 무렵 우리나라의 인구는 절반으로 줄고 그 여파로 경제적 위상도 위축된다."라고 하였다.


크리스토퍼 머리 IHME 소장이 이끈 연구진은 2100년 세계 인구 규모를 유엔의 추정치보다 20억 명 적은 88억 명으로 예상했다. 1950년 이래로 매년 1∼2%씩 증가해온 전 세계 인구는 2064년 97억여 명으로 정점을 찍고 하락한다는 게 연구진의 분석이다.


한국과 일본, 태국,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폴란드 등 아시아와 유럽 23개국에서는 그 무렵 인구가 절반 이상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연구진의 시나리오 속 한국의 인구는 2017년 5,267만 명에서 2100년 2,678만 명으로 반 토막 난다. 북한도 같은 기간 2,572만 명에서 1,298만 명으로 준다.


오늘날 세계에서 인구가 많은 중국도 인구 감소를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2017년 14억 1,200만 명으로 추산되는 인구는 80년 뒤 7억 3,100만 명으로 축소한다.


모든 나라의 인구가 줄어드는 건 아니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 인구는 약 30억 명으로 지금보다 세배 가까이 늘어난다고 봤다. 특히 나이지리아 인구는 2017년 2억 600만 명에서 2100년 7억 9,000만 명으로 팽창할 전망이다. 머리 소장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는 상당한 경제적 기회겠지만 노동력이 줄고 인구 구조가 역피라미드로 변하는 아프리카 밖 대부분 나라의 경제에는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경제적으로 부유한 국가들이 인구 수준을 유지하고, 경제 성장을 이어나가려면 아이를 원하는 가정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유연한 이민정책을 도입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다. 유엔은 세계 인구가 2030년, 2050년, 2100년 각각 85억 명, 97억 명, 109억 명으로 점점 늘어난다고 추산했다. 유엔과 IHME의 추정치에 차이가 나는 이유는 출산율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유엔은 저출산 국가를 중심으로 여성 1명당 출산율이 평균적으로 1.8명으로 늘어난다고 가정했지만, IHME는 여성이 UN의 추산보다 적은 1.5명 미만의 아이를 가질 것이라고 전제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출산율은 떨어지고 기대수명은 늘어나 통상 노인 기준 연령으로 삼는 65세 이상 인구는 23억 7천만 명으로 증가해 전 세계 인구의 25%를 차지한다.


아울러 5세 미만 아동은 2017년 6억 8,100만 명에서 2100년 4억 100만 명으로 감소하지만 80세 이상 노인은 같은 기간 1억 4천만 명에서 8억 6천600만 명으로 증가해 80세 이상 인구가 5세 미만 인구보다 2배 많아진다. 이처럼 날이 갈수록 노동자와 납세자 규모가 쪼그라들면 해당 국가는 경제 성장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고, 이는 세계 질서 재편에도 영향을 미친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2050년 미국의 GDP를 추월했다가 반세기 후 다시 2위로 떨어지고, 현재 28위에 머무는 나이지리아의 순위는 9위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의 GDP 순위에도 인구 감소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2017년 14위에 이름을 올린 한국은 2030년과 2050년 각각 15위에 머물다가 2100년 20위로 밀려난다.

이번 연구 결과를 보면 지정학적 힘이 급진적으로 변화한다. 이번 세기가 끝날 때쯤이면 인도, 나이지리아, 중국 그리고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가 다극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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