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화 영화 『사이코지만 괜찮아』

묵호
묵호

 

드라마를 말하다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tvN에서 방영 중인 16부작 드라마로 토, 일요일 방영되고 있다. 김수현, 서예지가 주연을 맡았으며 두 사람은 6년 전 CF에서 출연한 후 오랜만에 함께한 작품이다. 문강태 역을 맡은 김수현의 경우 군 제대 후 첫 복귀작이며, 드라마 호텔 델루나’ ‘사랑의 불시착특별출연을 제외하면 프로듀사이후 5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복귀했다. 서예지 역시 무법 변호사이후 복귀작으로 반사회적 인격을 가진 인기 아동문학 작가 고문영 역을 맡으며 김수현과 함께 연일 화재의 인물로 급부상 중이다. ‘동백꽃 필 무렵’ ‘스토브리그이후 신흥 드라마 흥행 보증수표로 자리한 오정세가 발달장애 고기능 자폐를 앓고 있는 문상태 역을 소화하며 매주 신들린 연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 드라마는 버거운 삶의 무게로 사랑을 거부하는 정신 병동 보호사 강태와 태생적 결함으로 사랑을 모르는 동화 작가 문영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치유해가는 과정을 그려놓은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다. [CEONEWS=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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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속에서 냉소적이고 감정이 메마른 여자의 음성이 들려왔다. 배려심 없고 하대하는 말투는 점점 호기심으로 자리했고 참지 못하고 화면으로 고개를 돌렸다. 말투와 달리 몽환적으로 아름다운 여자는 칼을 휘두르고 한 남자의 손에서는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충격적인 장면이었다. 도대체 어떤 내용의 드라마인지 궁금했고 매주 챙겨보게 되었다. 보면 볼수록 제목을 잘 지었다고 생각되는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와의 첫 만남은 그랬다. 드라마 속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장면들이 이어졌고 정신 병동을 그려내며 인간의 정신적 문제를 노골적으로 표현했다. 회를 거듭했고 인물들의 과거를 들여다보며 비로소 이해는 측은함으로 자리한다. 결핍과 상처투성이인 사람들이 치유되고 성장하는 과정을 바라보며 결국 모든 것은 사람으로 결부된다. 아픔을 남기는 것도 그리고 온기를 건네며 보듬는 것 역시 사람이라고...

한 회가 마무리될 때마다 연일 드라마 촬영지가 화제가 된다. 아름답고 신비한 곳을 노출하며 보는 이로 하여금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로케이션 촬영이 많으며 과거를 회상하며 아역들이 열연을 펼친 장면에서 감탄을 자아내는 풍경이 브라운관을 가득 메웠다. 익숙한 곳도 그리고 꼭 가보고 싶었던 그런 곳이 존재했기 때문에 이례적으로 현재진행형인 이 드라마를 선택하게 되었다.

 

사니다카페 메인
사니다카페 메인

 

스크린 속 현실 속

인상적인 촬영지가 많은 만큼 어디 먼저 들러봐야 할까? 드라마 속에서 자주 노출되고 아름다운 곳이면 좋겠지? 강원도 고성군으로 떠나보자. ‘괜찮은 병원으로 드라마 주인공들이 일하고 있는 정신 병동이다. 드라마를 본 사람이라면 아름다운 바다와 해변이 내려다보이는 인상적인 장소로 기억할 것이다. 주 촬영지는 카페 시크릿 블루이며 해변의 이름은 아야진이다. 작은 어촌마을이지만 아름다운 경치가 인상적인 곳인데 김수현이 버스를 기다리는 해안가 버스정류장 역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아야진 1,2,3 통합경로당 정류장이며 해안도로를 달리다 보면 어렵지 않게 닿을 수 있다.

유독 고향 저택으로 차를 몰고 되돌아가는 서예지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린다. 드라마 속에서 성진시 오지군으로 표현되는 곳인데 넓은 바다를 품고 있는 항구가 노출된다. 이곳은 동해시 묵호로 촬영된 장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영화 봄날은 간다의 촬영지가 있다. 극 중 이영애의 아파트가 있던 곳에서 멀지 않은 도로를 타고 묵호시장으로 내려가는 길에서 촬영되었다.

 

섶다리
섶다리

 

꼭 가보고 싶었던 촬영지가 있었다. 다소 충격적인 장면이 촬영된 곳인데 어린 시절 강태가 꽃을 건네기 위해서 문영에게 다가가는 장면이 있다. 그녀는 나비 날개를 뜯는 충격적인 모습을 보여주었고 그는 지레 겁을 먹고 도망친다. 예쁜 꽃들이 자욱했던 이곳은 전라북도 임실의 옥정호 작약밭에서 촬영됐다. 계절적인 이유로 지금은 드라마 속 모습과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지고 있는 곳이다. 주의할 점이라면 사유지에서 촬영된 만큼 접근 역시 쉽지 않다. 주인이 개방하지 않는 이상 볼 수 없는 풍경이며 다행인 점은 촬영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전망대 공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완공되면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강태와 문영의 어린 시절 촬영지를 언급한 만큼 빼놓을 수 없는 촬영지가 있다. 과거 회상장면에서 문영이 우산을 쓰고 이색적인 다리를 건너는 장면이 있다. 불안하게 포개놓은 나무 위로 수많은 나뭇가지를 모아 이어붙인 다리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촬영지는 강원도 영월군 판운리 주천강 섶다리다.

 

강태가 문영을 위로해주겠다며 차를 몰고 해안도로를 따라 드라이브하는 장면이 있다. 대한민국 아름다운 해안으로 손꼽히며 이미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많이 노출된 장소이다. 드라마 여자친구시그널의 촬영지로 유명한데 바다와 맞닿은 도로로 금진해변에서 정동진항까지 이어지는 강원도 강릉시의 헌화로이다. 굴곡진 해안로를 따라 변화무쌍한 풍경이 펼쳐지는데 백사장과 웅장한 기암괴석이 거칠게 나타나기도 한다. 쪽빛 바다를 끼고 달리며 거칠고도 온화한 풍광을 마주할 수 있다,

 

헌화로
헌화로

 

개인적인 추억으로 인상적으로 다가온 장소도 존재한다. 상태와 강태가 어린 시절 먹은 짬뽕 맛을 잊지 못하고 문영과 함께 중국집을 찾는다. 드라마에서 상호명을 노출하기도 했는데 하림각이다. 오토바이를 타고 영월 여행 중 비를 쫄딱 맞고 떨어진 체온과 허기를 달래기 위해서 뛰어들어갔던 중국집이다. 짬뽕을 맛보았으며 그 온기를 잊을 수 없다. 강원도 영월군 주천면에 위치한다. 해외판에서는 삐처리가 되지 않고 매운맛에 욕설을 내뱉는 서예지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아동문학 작가로 등장하는 문영의 존재로 책과 관련된 장소가 촬영지로 노출되는 경우도 꽤 있었다. 가장 대표적으로 사인회 장면을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불안증세를 보이는 상태를 보고 무례한 말과 행동을 하는 부부에게 문영이 호통을 치는 장면이 되겠다. 촬영장소는 지혜의 숲으로 세종시 나성동 어반아트리움에 마련된 독서 공간이다. 비슷한 공간으로 파주 지혜의 숲 역시 드라마에서 나온다.

 

아야진
아야진

 

드라마를 보면서 유독 호기심을 자극하는 장소가 존재했다. 음침하고 기괴하기까지 한 문영의 작업실 대저택이다. 세트가 분명했지만 굳게 닫힌 철문이 인상적인 저택은 어딘가에 존재하는 것이 분명했다. 수소문했더니 강원도 원주시에 위치한 사니다 카페라고 한다. 산길을 따라 한참을 올라가면 만날 수 있는 장소로 탁 트인 전망이 인상적인 곳이다. 넓은 대지를 자랑하는 카페인 만큼 구경하는 재미가 있으며 쉬어가기 좋다. 드라마 세트장은 카페에서 나와 산 쪽으로 올라가는 길에 위치하며 저택 철문이 당신을 맞이할 것이다. 카페 대지에 세트가 설치되었지만 방송사의 사전협의 없이는 출입할 수 없다.

 

현재진행형인 드라마인 만큼 이후에 노출되는 드라마 촬영지는 기록할 수 없다. 예고편에서 두려움을 이겨내라며 소리치는 강태와 문영의 앞으로 산을 잇는 거대한 다리가 스치며 지나간다. 강원도 원주시의 소금산 출렁다리로 간현관광지에 위치한다. 섬강 100m 상공에 길이 200m 규모로 설치된 다리로 하늘 위를 걷는 듯한 스릴을 만끽할 수 있다. 간현계곡의 아름다움을 즐기기 좋아 방문객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옥정호
옥정호

 

여행의 시간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녀야만 했다. 여행을 다니며 사진으로 남겨놓은 장소도 꽤 있지만 촬영을 위해서 찾아 떠나야만 했던 곳도 존재했다. 고생도 고생이지만 허무함이 밀려왔던 옥정호 작약밭 촬영을 잊을 수 없었다. 사유지인 만큼 운이 좋으면 농장주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았다. 뜨거운 햇살과 싸워가며 한참 작약밭 앞에서 기다렸지만 허탕이었다. 무엇보다 작약꽃을 볼 수 없는 시기라 드라마 속에서 보이던 모습과 전혀 달라서 난감했다. 수소문해서 이장님 연락처도 받아냈지만 결국 주변을 헤매다가 드라마와 비슷한 앵글을 담아낼 수 있는 장소를 찾아냈다.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장소였다고 할까? 한참 전망대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점심시간을 맞아 인부들은 자리를 떴고 여유롭게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시간 차이를 두고 3주간 촬영지를 찾아 떠났다. 강원도에서 특히 촬영이 많았던 드라마이기 때문에 휴일이면 강원도에서 살다시피 했다고 할까? 대부분 접근성이 좋았고 원활하게 촬영이 이루어졌지만 사니다 카페에서 무단 침입을 막는 세트장 앞 현수막이 눈에 거슬렸다. 잠시 풀고 촬영을 마치고 다시 묶어놓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tvN과 사전협의 없이는 어떤 액션도 취할 수 없다는 카페 매니저의 말을 듣고 망연자실했다. 표지로 쓸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진작가로 활동 중인 지인까지 대동했는데 결국 현수막 때문에 마음에 드는 사진을 건질 수는 없었다. 허무함을 달래기 위해서 맛집에 들러 과식으로 마음을 달래야 했다.

 

장마철을 무색하게 만드는 폭염은 언제나 골칫거리였고 34도 이상의 날씨에서 오토바이를 타며 촬영 다니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 한편으로 살인적인 날씨는 일행과 즐거운 추억을 선사하기도 했다. 촬영을 마치면 한 치 망설임 없이 계곡으로 몸을 던졌고 물장구를 치며 휴식을 취했다. 생각해보면 재미있는 점은 사이코지만 괜찮아촬영지는 항상 물과 가까웠다. , 계곡, 호수, 바다가 항상 근처에 존재했고 힐링의 시간을 제공했다. 드라마 대사를 빌려 나만의 안전핀이었다고 할까? 때론 힘들기도 하지만 돌아보면 언제나 낭만적인 시간을 보냈다.

 

영화 촬영지를 남긴다.

송도 트리플스트리트, 세종 지혜의 숲, 옥정호 작약밭, 영월 주천강 섶다리, 삼옥터널, 강릉 헌화로, 파주 지혜의 숲, 고성 아야진해변, 시크릿 블루, 동해 묵호항, 망상해수욕장, 원주 사니다 카페, 소금산 출렁다리, 주천면 하림각, 능곡 전통시장, 김포 함상공원, 제천 청풍호, 심곡항, 양주 옥정중앙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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