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 정몽규 HDC그룹 회장, 아시아나 품고 모빌리티 그룹 웅비(雄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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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정몽규 HDC그룹 회장, 아시아나 품고 모빌리티 그룹 웅비(雄飛)
  • 이재훈 기자
  • 승인 2019.11.22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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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해공을 아우르는 범현대가(家) 위력 발휘할까

결국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의 날개를 품었다. 평소 안정적인 재무구조와 뛰어난 위기대응 능력으로 대표되던 재계순위 33위 HDC가 이렇게 과감한 베팅을 감행한 것은 정몽규 회장의 의지가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평이 나오고 있다. 기존 건설, 호텔, 면세점에 항공사까지 갖추고 모빌리티 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런 오너의 확고한 의지에 M&A로 유명한 미래에셋대우를 컨소시엄에 합류시키면서 이번 인수전을 승리로 이끌 수 있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재계순위가 17위까지 오를 HDC가 국내 면세·레저사업, 물류사업 등을 아우르는 모빌리티 그룹을 꿈꾸고 있다.

HDC, 아시아나 인수전 승자 되다

[CEONEWS=이재훈 기자] 지난 11월 12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으로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금호산업이 이사회에서 아시아나항공 지분 매각과 관련 최종입찰제안서를 제출한 HDC·미래에셋대우, 제주항공(애경)·스톤브릿지,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 가운데 HDC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힘으로써 최종 실사와 협상만을 남겨 두고 있는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국내 대기업 자산 순위 기준 현재 33위인 HDC그룹(총 자산 10조5970억 원)은 자산 규모 11조543억 원에 달하는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서 재계 17위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결과가 발표된 후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입장 발표를 통해 “국내 대표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 인수 본입찰에 참여해 12일 우선협상자로 선정된데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산업이 HDC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부합한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인수의 변을 남겼다.

정 회장의 이날 발언에서 주목할 부분은 “HDC그룹은 항공산업뿐만 아니라 모빌리티 그룹으로 한걸음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치는 순간이었다. 

정몽규 회장이 꿈꾸는 HDC의 미래...아시아나 인수로 탄력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아시아나 인수전의 전면에 나선 건 지난 5월 15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그룹 내 핵심사업인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결정하면서부터였다. 

인수전 예비입찰에서는 HDC·미래에셋대우, 애경·스톤브릿지,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 3파전을 예상했지만, 국토교통부의 항공운송업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KCGI가 빠졌다는 소식이 들려오며, 11월 7일 본입찰에 2조5000억 원을 써 낸 것으로 알려진 HDC 쪽으로 무게추가 기울었다는 소문이 흘러나왔다. 1조5000억 원을 쓴 것으로 알려진 애경은 저비용항공사 제주항공을 경영한 노하우를 어필했지만 자금력에서 밀리는 형국이었다.

당시 업계에서는 자칫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예상한 적정 인수가를 1조 원이나 상회하는 베팅이었기 때문이다. 이는 곧 HDC의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 배경으로는 올 상반기 아시아나항공이 9조5989억원의 부채, 659.5%의 부채비율, 116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이로 인해 우발채무가 더 나올 수도 있다는 우려가 설득력을 띠고 있다. 더군다나 노후화된 기체와 관련한 최근의 사고들도 악재다.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이 결정되더라도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이어질 것이라는 것도 예상되는 수순이다. 

물론, 아시아나의 새주인이 될 HDC그룹은 우수한 재무건전성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9년 상반기 기준 HDC그룹 총 자산은 7조4000억원.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119.7%, 25.4% 수준이다. 이번 매각의 주체이자 주력 기업인 HDC현대산업개발이 가진 현금성 자산만 1조6400억원에 달한다고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현재 1조4000억원 수준인 아시아나 자본금이 3조50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나면서 660%에 달하는 부채비율은 277%로 떨어져 우량기업으로 가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적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부채비율이 내려가면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도 상향되면서 자금조달이 원활해진다. 현재 아시아나 항공기의 3분의 2가 빌려 사용하거나 노후 항공기인데, 재무구조 개선으로 신규 항공기 도입과 노선 확대 등 공격적인 사업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반대의 목소리도 높다. 아시아나항공이 국내 2위 항공사임과 동시에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아왔었던 기업이라는 점. 그리고 HDC가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경영 정상화 플랜도 어느 정도 준비가 된 것으로 관측하고 있기 때문이다. 

HDC신라면세점
HDC신라면세점

호텔·레저·면세점 보유한 HDC, 항공업 시너지 기대

HDC가 아시아나 인수에 오버페이라는 말을 들으면서까지 집중한 이유는 무엇일까. 재계에서는 HDC가 기존의 그룹내 사업 다각화와 함께 호텔, 레저, 면세점 사업과 연계한 관광산업 전반으로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아시아나 인수는 항공업 진출을 통해 범현대가 차원에서 자동차, 조선·해운과 함께 '육·해·공'을 모두 사업 영역에 두게 된다는 의미를 내포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HDC는 2015년 5월 호텔신라와 손잡고 HDC신라면세점을 설립해 면세점 산업에 뛰어들었다. 또 지난 6월에는 한솔오크밸리 리조트의 경영권을 인수한 바 있다.

정몽규 회장은 신사업을 개척하면서 단순 인수가 아닌 계열사 간 사업 시너지 창출을 강조한다. HDC그룹 내 BT(Big Transformation) 프로젝트를 통해 계열사 간 협업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변화와 혁신을 강조한 것이다. 이는 주택경기가 악화되었기 때문이다. 주력인 건설업의 종합부동산인프라그룹 혹은 디벨로퍼로의 변화를 가속화하는 동시에 사업다각화와 그룹 계열사간 융합을 강조하는 포지션을 취했다.

정 회장은 지난 1월 그룹 경영전략회의에서도 “HDC 만의 상품과 서비스가 고객에게 어떤 경험을 선사할지 고민해야 한다”며 “그룹 간 사업 융합으로 새로운 고객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반걸음 앞서 나가자”고 강조했다. 

미래에셋대우와의 컨소시엄으로 얻은 것

건설업 경기가 악화된 상황에서 신사업을 개척하는 것은 아버지 ‘포니 정’ 정세영 회장을 닮았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정 회장은 자신의 비전을 실현할 투자 및 전략 전문가들을 찾았다. 박성훈 넷마블 전 공동대표를 사외이사로 영입하는가 하면, 고려대 경영학과 선배인 박현주 회장과 손잡고 미래에셋대우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HDC가 전략적투자자, 미래에셋대우가 재무투자자로 참여하는 형식이었고, 이는 결국 아시아나 인수전의 성공으로 이어졌다. 

박현주 회장이 2조3000억을 오가던 대우증권 인수전을 경험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역할에 대해서도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여기서 흥미로운 건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게 되면서 확보하게 된 기내 면세점을 통해 물류와 구매 등 면세사업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현대백화점면세점이 동대문 두타면세점을 인수하고 강남의 무역센터점과 더불어 강북으로 이어지는 라인을 형성했다는 점을 떠올려 보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범현대가(家) 드디어 결집하나

재계에서는 정주영 현대 창업주의 자손들로 이루어진 범현대가의 결집이 시작되는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2019년 기준 자산규모 5조 원이 넘는 국내 59개 대기업 중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중공업그룹, 현대백화점그룹, HDC그룹, 한라그룹 등 5개 그룹이 속해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과거 정주영 창업주 시절 현대그룹의 위용을 다시 한 번 과시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호사가들의 말도 나온다. 
 
정몽규 회장이 2조5000억 원이라는 인수금액을 부를 수 있었던데는 범현대가의 참여도 있지 않았겠는가에 대한 일부 전문가들의 의견도 있었다. 실제로 현대백화점, 현대오일뱅크, 현대해상화재보험, 한라홀딩스, 현대종합상사, KCC 등이 아시아나항공 지분 인수에 참여할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그리고 대기업 중에 시내면세점을 운영하며 나름 성공을 거두고 있는 건 HDC신라면세점 정도라는 걸 생각하면, 아시아나 인수와 더불어 더욱 탄력을 받은 HDC가 현대백화점그룹과 힘을 합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11월 14일 마감된 시내면세점 신규 입찰에서 대기업으로서는 유일하게 현대백화점그룹이 참여한 점에서 더욱 설득력을 가지게 됐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이 강남의 중심이랄 수 있는 삼성동 무역센터점과 전통적인 패션 유통 중심지인 동대문 지역을 잇는 라인을 잇게 된다면 기울어져가는 시내면세점 사업이 활성화될 수도 있다.

IMF와 외환위기 등으로 조각났던 범 현대가가 HDC의 아시아나 인수와 현대백화점그룹의 면세점 사업 등으로 손을 잡고 확장하면서 또 한 번 옛 시절의 영화를 되찾을 것인지 정몽규 회장의 HDC가 모빌리티 그룹으로 나아가는 것이 바로 그 꿈의 핵심일지 지켜보게 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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