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NEWS=전영선 기자] 중국의 인공지능(AI) 기술이 과학 연구를 혁신적으로 바꾸고 있다. 최근 중국과학원이 공개한 '사이언스원(ScienceOne)'은 전 세계 1억7천만 편에 달하는 논문을 20분 만에 분석하고 요약할 수 있는 AI 시스템으로, 과학자의 문헌조사부터 실험 설계까지 지원하는 새로운 연구 파트너로 떠오르고 있다.
사이언스원은 단순한 챗봇이나 검색 엔진이 아니다. 수학, 물리, 생물, 지구과학 등 기초과학 분야에 특화된 초거대 AI로, 300여 개 과학 도구를 자유자재로 다루며 연구자의 실험 계획 수립, 시뮬레이션 수행, 분석 작업까지 지원할 수 있다.
실제로 사이언스원은 생명과학 분야에서 신약 후보 물질을 찾고, 천문학에선 전 세계 망원경 관측 스케줄을 최적화하며, 입자물리학에서는 복잡한 시뮬레이션 계산을 대폭 단축시키는 데 활용되고 있다. 공학과 재료과학 분야에선 열차 부품 구조 설계 등 실험 예측 기능도 보여주며 실용성을 입증 중이다.
중국은 이 AI를 통해 과학기술 분야에서 미국, 유럽과의 경쟁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과학 연구에 특화된 AI를 국가 주도로 대형 프로젝트로 만든 것은 전례가 드물다. 사이언스원의 등장은 전 세계 연구 환경에 거대한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아직 초기 단계다. 일부 기관과 연구소에서 ChatGPT 등 범용 AI를 연구 보조로 도입하고 있으나, 국내 과학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특화형 AI 시스템 개발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지금이 한국형 사이언스원 개발의 골든타임이라며, 정부 차원의 데이터 개방 및 융합 AI 프로젝트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바이오, 반도체, 소재 등 한국이 강점을 가진 분야부터 AI를 도입하고, 국내 연구자 대상의 AI 활용 교육과 협업 인프라 확대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AI는 이제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과학계에서 새로운 동료이자 파트너가 되고 있다. 사이언스원이 보여준 가능성은 결국 AI와 인간이 함께 과학을 탐험하는 시대의 서막을 알리고 있다. 한국 역시 이 흐름에 발맞춘 전략과 투자가 절실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