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 AI 차단 시스템 5개월 만에 성과

[CEONEWS=김소영 기자] "엄마가 보낸 문자였다"…AI가 막은 '미끼 문자'

최근 고객 정보 유출 사건으로 통신사 보안에 대한 불신이 고조되는 가운데, LG유플러스가 선제적인 대응으로 보이스피싱과 스미싱 차단에 성과를 내고 있어 주목된다. 단순한 기술 경쟁이 아니라, 고객 신뢰를 지키는 ‘보안 실력’이 통신사 선택의 기준이 되고 있는 시점이다.

LG유플러스는 인공지능(AI) 기반 스팸 문자 차단 시스템을 올해 2월부터 본격 가동한 이후, 5개월 만에 차단 건수가 약 1.4배 증가했고, 고객이 실제 받은 스팸 문자 신고는 65%나 줄었다고 16일 밝혔다.

AI가 실시간으로 ‘미끼 문자’를 가려내는 이 시스템은 보이스피싱범들이 가족이나 공공기관을 사칭해 송금이나 앱 설치를 유도하는 사기를 막는 데 효과를 보이고 있다. 통신사 보안이 단순 백엔드 관리가 아닌, 일상 속 실질적 피해를 막는 최전선임이 증명되고 있는 셈이다.

보이스피싱, 이젠 ‘소비쿠폰’·‘가족 문자’로 둔갑

최근 스미싱 메시지는 ‘택배 도착’ 수준에서 훨씬 진화했다. 정부 지원금을 사칭한 ‘소비쿠폰 안내’, 가족이나 자녀를 사칭한 긴급 송금 요청 등 메시지는 점점 더 교묘해지고 있다. 특히 실제 기업이나 정부기관이 보낼 법한 내용으로 위장되면서, 피해자들은 무심코 악성 링크를 클릭하게 된다.

더 큰 문제는 이 메시지들이 언뜻 보기엔 정상 문자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택배’, ‘카드 배송’ 등의 키워드만으로 스팸 필터링을 걸면, 오히려 정상 안내문까지 차단되는 부작용이 생긴다. 반대로 차단 기준을 낮추면 스미싱에 그대로 노출된다. 통신사가 섣불리 나서기 어려웠던 이유다.

LGU+ “AI는 문구만 보지 않는다…번호·발신지까지 분석”

LG유플러스는 누적된 스팸 데이터를 AI에 학습시키고, 최신 사기 유형을 반영해 의심 문구를 지속 업데이트하고 있다. 여기에 발신 번호의 조작 여부, 해외 발신지 여부까지 복합적으로 분석한다. 예를 들어 ‘카드 배송 안내’라는 문구가 담겼더라도, 번호가 조작됐고 해외 발신이면 자동으로 스팸으로 분류된다.

이 결과 AI의 자동 차단률은 기존 대비 8배 증가했고, 고객 불편을 줄이면서도 실제 피해 방지는 더 강화됐다. 특히 이번 시스템은 사람이 신고하기 전에 AI가 먼저 위험을 차단한다는 점에서 ‘실행력 있는 보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해킹 사고 속출…이젠 ‘보안이 통신 품질’

최근 고객 정보 유출 사고로 인해 "이통사 보안은 여전히 허술하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단순한 네트워크 품질만으로는 고객 신뢰를 얻기 어려운 시대, 이제 통신사는 보안을 경쟁력의 핵심으로 삼아야 하는 상황이다.

LG유플러스는 하반기에도 스팸 탐지 성능 강화를 예고했다. AI 알고리즘을 고도화하고, 스팸 패턴을 조기에 예측하는 기능까지 추가할 예정이다. 이름뿐인 '차단 시스템'이 아니라, 실제 작동하고 효과를 내는 기술로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홍관희 LG유플러스 정보보안센터장(CISO)은 “보이스피싱 수법이 고도화되는 만큼, 통신사도 기술적 대응에 진심이어야 한다”며 “무엇보다 고객의 일상을 지키는 보안이야말로 통신사가 보여줘야 할 신뢰의 기준”이라고 말했다.

보안은 이제 선택이 아닌 기본이다. 고객이 기대하는 ‘통신 품질’에는 속도만이 아닌 ‘안전’이 포함되어 있다. 누가 더 빠르게, 누가 더 철저하게 막아내는지에 따라 통신사의 브랜드 신뢰도는 달라진다. LG유플러스의 행보는, 지금 이 시점에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다.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저작권자 © CEO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