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를 흔드는 AI 정치혁명...제3당 가능성?

일론 머스크가 7월5일 아메리카당 창당을 선언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가 7월5일 아메리카당 창당을 선언하고 있다

[CEONEWS=이재훈 대표기자] 2025년 7월 5일, 미국이 충격에 빠졌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를 이끌며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기업인이 된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X'를 통해 전격적으로 '아메리카당(America Party)' 창당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그의 이번 선언은 단순한 정당 창당을 넘어 미국 정치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폭발적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다. CEONEWS는 이번 특집에서 일론 머스크의 아메리카당 창당 배경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 구조, 머스크의 AI '그로크(Grok)' 활용 전략, 그리고 향후 미국 정치에 미칠 파장을 집중 분석한다.

■머스크-트럼프의 ‘정치적 이혼’

갈라서는 트럼프와 일론머스크
갈라서는 트럼프와 일론머스크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는 머스크라는 든든한 우군을 얻었다. 머스크는 트럼프의 재선을 위해 2억 8000만 달러(한화 약 2,730억 원)를 기부하는 등 적극적으로 후원했다. 당선 이후 트럼프는 머스크를 새롭게 신설한 정부효율부(DOGE) 수장에 임명하면서 두 사람의 동맹은 견고해 보였다. 그러나 이 같은 밀월 관계는 오래가지 못했다.

2025년 5월, 트럼프 정부가 내놓은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 OBBBA)'이 갈등의 불씨를 지폈다. 막대한 정부지출과 감세를 골자로 한 이 법안은 향후 10년 동안 미국의 재정 적자를 무려 3조 달러 이상 증가시킬 것으로 전망됐다. 무엇보다도 법안이 테슬라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과 정면 충돌한 점이 결정적이었다. 전기차 인센티브 축소와 배출권 거래제 폐지는 머스크에게 명백한 위협이었다. 그는 공개적으로 법안을 “낭비와 부패의 일당 독재”라고 맹렬히 비판했고, 결국 DOGE 수장직을 내려놓으며 트럼프와 결별을 선언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트럼프는 “머스크와의 관계는 끝났다”고 강경하게 대응했고, 머스크 역시 “트럼프는 탄핵당해야 마땅하다”며 갈등을 최고조로 몰고 갔다. 이 갈등은 정치적 결별을 넘어 서로를 완전히 다른 길로 가도록 밀어냈다. 결국 머스크는 자신이 주도하는 독자적 정치 세력 구축을 결심했고, 그것이 바로 '아메리카당'이다.

■기술과 정치의 결합

아메리카당의 등장은 머스크가 이미 구축해온 플랫폼과 기술에서 더욱 힘을 얻었다. 특히 소셜미디어 X는 정치적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파하고 여론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도구로 기능했다. 창당 결정도 X에서 진행한 찬반 투표(찬성 66%, 반대 34%) 결과를 바탕으로 신속히 이루어졌다. 이는 과거 정치권에서 볼 수 없었던 신속하고 혁신적인 소통 방식이다.

여기에 AI 챗봇 '그록(Grok)'이 더해지면서 정치 전략의 혁명이 일어났다. 그록은 최신 데이터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유권자의 관심과 여론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능력을 갖췄다. 이는 아메리카당이 기존의 양당 체제와 차별화되는 구체적인 정책을 내놓는 데 막강한 힘을 제공할 수 있다.

머스크는 실제로 그록을 통해 중도층 유권자의 불만과 관심사를 파악하고, AI가 제안하는 정책 솔루션을 바탕으로 아메리카당의 정강을 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그록이 단순한 기술을 넘어 정치적 의사결정에 적극 개입하는 최초의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미국 정치의 새 갈등 축 '중도층 vs 극단주의'

미국을 이끄는 두 거장 "도널드 트럼프와 일론 머스크"
미국을 이끄는 두 거장 "도널드 트럼프와 일론 머스크"

아메리카당 창당이 가지는 가장 큰 의미는 미국 양당 정치의 틀을 깨는 제3세력 등장이라는 점이다. 머스크는 창당선언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의 양극화된 정치구조를 부수고 중도층 유권자 80%를 대변하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천명했다. 이 전략은 극단적 이념 대결에 피로를 느낀 다수의 중도 유권자를 겨냥한 것이다.

트럼프의 공화당이 보수층을 결집시키고 민주당이 진보층을 중심으로 극단화되는 상황에서, 아메리카당은 이념적 피로감에 빠진 유권자들을 공략하며 기존 양당의 지지층 일부를 흡수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테크 산업 및 스타트업 창업자, 젊은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을 경우 2026년 중간선거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전통적인 미국 정치의 벽을 넘는 일은 쉽지 않다. 미국의 정당 등록 절차는 복잡하고, 제3당이 주류 정당의 벽을 넘은 사례도 드물다. 머스크의 막강한 자금력과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기득권의 저항은 예상보다 강할 수 있다.

■트럼프 vs 머스크 '피할 수 없는 정면승부'

트럼프와 머스크의 관계가 악화된 이상, 두 사람 간 정치적 전쟁은 불가피해졌다. 트럼프는 머스크의 창당 선언 직후 테슬라와 스페이스X에 대한 정부 계약을 철회하는 등 즉각적인 보복 조치를 시사했다. 이에 머스크는 ‘엡스타인 파일’ 등을 언급하며 트럼프의 도덕성 문제를 거론해 전면전을 예고했다.

두 사람의 대립은 공화당 내 트럼프 지지층 일부를 아메리카당으로 이동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이는 공화당 내부의 균열을 키우고, 결국 트럼프의 정치적 영향력을 축소시킬 가능성이 높다. 미국 정치가 또 다른 극적 전환점을 맞게 되는 이유다.

■아메리카당, 정치 혁신인가 혼란인가?

일론 머스크의 아메리카당 창당은 기술과 정치가 결합된 새로운 시대의 출발점이다. 그록의 활용은 정치에 AI가 전면적으로 개입하는 첫 사례로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미국의 정치적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제3당의 성공은 여전히 도전 과제이며, 기존 양당의 벽은 높다. CEONEWS는 이번 아메리카당 창당 사건을 통해 미국 정치가 양당 중심의 오래된 틀을 깨고 혁신할지, 아니면 더 큰 혼란과 분열에 빠질지 예의주시할 것이다. 확실한 건, 미국 정치가 이제 기술과 여론이 결합된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는 사실이다. 그 중심에 바로 일론 머스크가 있다.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CEO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