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훈 CEONEWS 대표기자
이재훈 CEONEWS 대표기자

[CEONEWS=이재훈 대표기자] 미국 국방부가 전 세계 미군 장성 800명을 한자리에 불러 모았다. 이유조차 밝히지 않은 채 내린 지시는 충격적이다. 단순한 회의가 아니다. 그것은 권력의 과시이자, 새로운 군사 질서의 신호탄이다.

이 명령의 표면적 이유는 불분명하다. 국방장관 피트 헤그세스는 단지 “집결하라”는 지시만 내렸다. 그러나 정치적 맥락을 감안하면 해석은 명확하다. 내년 예산안 교착으로 연방정부 셧다운이 다가오는 상황, 행정부는 군을 앞세워 권위와 통제력을 증명하려는 것이다.

냉정히 말해, 이번 집결은 충성도 점검이다. 누가 새로운 질서에 맞는 장성인가, 누가 낡은 질서에 남을 것인가를 가르는 시험대다. 동시에, 전통적 위계 재정립이기도 하다. 군 내부의 세대 교체를 가속화하고 정치적 노선과 일체감을 강요하려는 의도다.

그러나 우리는 위험을 직시해야 한다. 800명의 장성이 한자리에 모였을 때 발생할 지휘 공백, 정치적 충성 강요가 부르는 내부 균열, 그리고 문민통제 원칙 훼손이라는 치명적 리스크가 그것이다. 군을 정치의 도구로 삼는 순간, 강력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균열의 씨앗을 심게 된다.

더 큰 문제는 국제사회다. 이번 사건은 중국을 겨냥한 미국식 신냉전 전략의 일환으로 읽힌다. G1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군의 통제부터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내부의 결속을 통해 외부의 경쟁자를 압박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이 방식은 전 세계를 다시 냉전적 대립 구도로 끌어들일 수 있다.

한국에도 이 파장은 닥쳐온다. 미군 지휘부의 재편은 한미 연합작전 체계에 곧바로 연결된다. 만약 이 과정에서 혼선이 생긴다면, 한반도 안보는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다. 미국의 선택이 중국 견제 중심으로 강화될수록, 한국의 전략적 선택지도 더욱 복잡해진다.

지금은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다. 트럼프 행정부의 의도가 무엇이든, 우리는 신냉전의 소용돌이에서 스스로를 지킬 좌표를 찾아야 한다. 군사력은 정치의 수단이 아니라 국가와 세계의 안전을 위한 장치여야 한다. 800명의 장성 소집이 권위주의적 퍼포먼스에 그칠지, 새로운 군사 질서의 출발점이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하다. 그 선택의 결과는 곧 우리 모두의 미래에 직접적인 파장을 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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