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은행·비은행을 두루 거친 ‘전략통’ CEO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이환주 KB국민은행장.

 

[CEONEWS=조성일 기자]  지주·은행·비은행을 두루 거친 전략통’. 사실 금융권에 이런 평가를 받을 인사가 있을까 싶다. 그만큼 쌓기 어려운 이 커리어의 소유자는 지난 116일 취임한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이다. 금융권 안팎의 큰 기대를 모으며 첫 출근을 하면서 이 행장은 신뢰라는 말은 다섯 번이나 되뇌었다고 한다. 단순히 금융상품을 파는 은행을 넘어 고객과 사회에 신뢰를 파는 은행이 돼야 한다는 철학 때문이었다. 원화예수금 시장점유율 부동의 1KB국민은행을 이끄는 CEO 이환주는 누구인지 탐구해 본다.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안정보다 쇄신을 위한 발탁

 

 

이환주 KB라이프생명보험 대표가 KB국민은행장 단독 후보로 추천되자 금융계에선 의외로 받아들였다. 사실 이재근 전 행장의 연임이 점쳐지던 상황이었다. ‘안정에 방점이 찍힌 예상이었다.

그럼에도 전격 교체라는 초강수가 나왔다. 더욱이 지금껏 비은행 계열사 대표가 은행장으로 발탁된 사례가 전무했던 터라 이 깜짝 인사에 대한 충격파는 컸다. 통상 계열사 CEO의 다음 행보는 은퇴 수순이라는 게 일반적이다. 그래서 지난해 말 새 행장 하마평이 돌 때 이 행장을 주목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하지만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쇄신에 무게추를 두고 내실 있는 성장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고 자본비용 효율성 중심의 체질 개선을 통해 일관된 기업 및 주주가치 제고를 견인할 수 있다며 이환주 행장을 추천했다.

은행과 비은행 간 시너지 극대화가 절실한 상황에서 지주은행비은행 등 KB금융 전 분야를 두루 거치며 탁월한 성과를 입증한 CEO가 필요했던 거다.

 

KB국민은행 서초동종합금융센터 내 1층 카페형 대기 공간 모습.
KB국민은행 서초동종합금융센터 내 1층 카페형 대기 공간 모습.

 

영업 중심 경영철학 실천할 적임자

 

KB금융 안팎에선 이환주 행장 선임이 의미하는 바가 과연 무엇일까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이환주 후보를 추천하면서 밝힌 이유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글로벌 사업 추진력 강화와 근본적인 내부통제 혁신 등을 이끌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과 과감한 실행력, KB금융그룹의 영업 중심 경영철학을 균형 있게 실현할 수 있는 현장감과 경영관리 역량을 갖추었다는 거다.

이 행장의 그동안의 커리어도 향후 KB국민은행의 행보를 제시했다. 선린상고와 성균관대 경영학과, 헬싱키경제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한 이 행장은 1991년 주택은행에 수석으로 입사했다.

이후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이 합병하자 이 행장은 현장 지점장과 영업기획부장, 외환사업본부장, 개인고객그룹 상무 등 다양한 요직을 두루 거친다. 그럴 때마다 능력을 인정받았고, 그 능력은 진급으로 보상받았다.

이 행장의 경영 수완이 본격 드러난 건 경영기획그룹 부행장을 거쳐 KB금융지주 재무총괄(CFO) 부사장 등을 지내며 재무통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면서다. 그럼에도 이 행장은 2022년 비은행 계열사인 KB생명보험(KB라이프생명보험) 대표를 맡았다. 모두 그의 커리어가 여기서 끝날 줄 알았다.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 부스를 둘러보는 이환주 KB국민은행장.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 부스를 둘러보는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석과불식정신으로 미래 대비

 

역시 이환주다웠다. 이환주 행장은 탁월한 성과를 내면서 또다시 주목을 끌었고, 결국 반전 드라마를 썼다. KB국민은행의 행장이 된 거다.

이 행장은 취임하면서 주역에 나오는 그 유명한 석과불식(碩果不食)’의 마음을 강조했다. 석과불식은 씨 과실은 먹지 않는다는 의미다. 만약 씨 과실을 먹는다면 어떻게 될까. 그 과실은 더 이상의 종 번식을 할 수 없게 된다. 즉 미래가 없어지는 거다.

그런 점에서 이 행장이 강조한 석과불식 정신은 미래를 위한 씨앗 뿌리기였다. 어느 기업이든 지속 가능한 먹거리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미래를 강조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논리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행장은 한발 더 나아간다. 신뢰를 바탕으로 고객, 사회, 직원과 함께 성장하고 멀리 가기를 원한다는 거다. 그래서 KB국민은행만의 새로운 동행을 강조하는 이환주 행장의 리더십은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고 했다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이 행장은 KB국민은행의 가치는 ‘KB 팬클럽처럼 다정하고 끈끈한 신뢰 관계에 있다고 말한다.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조용한 개혁으로 새로고침하는 행장

 

이환주 행장은 오늘의 KB국민은행을 혁신하기 위해서는 시선을 밖으로 돌려 새로고침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Retail, 기업금융, WM, CIB, 자본시장, 디지털 등 각 비즈니스의 목적과 수단을 본질적인 측면에서 재정의(Re-Define)하고 재설계(Re-Design)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이 행장은 고객의 눈높이에서의 통찰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KB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과연 어디에서 나와야 하는가?’는 물음을 던진 이 행장은 목적에 집중하고, 목적 달성을 위한 최적의 수단을 찾는 실행하는 능력이 핵심이라고 답한다.

또 이 행장은 차별화되지 않은 영업 현장에서도 작은 차이를 모아 큰 차이를 만들고, 작은 차이를 만들어 내는 실행력이 경쟁에서의 승부를 가른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이 행장은 특히 임직원 모두가 휘슬 블로어(Whistle Blower)’고 요구한다. 언제든지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건강한 조직 문화라는 거다.

이제 조용한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이 행장은 또 다른 시험대에 올라 있다. 모든 여건이 어렵다. 이 난국을 극복하는 데에는 그의 든든한 어깨와 통찰력 있는 지혜가 요구된다. KB‘No.1 DNA’가 어떻게 발현될지 주목된다.

KB금융그룹 사옥.
KB금융그룹 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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