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NEWS=전영선 기자]인공지능 기술의 발전과 경쟁은 마치 장기판 위의 말들의 움직임처럼 치열하다. 최근 이 장기판 위에 두 개의 새로운 강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글로벌 AI 혁신의 상징인 OpenAI의 ‘딥리서치(DeepResearch)’와 중국의 산업 현장을 강타한 ‘마누스(Manus)’가 그 주인공이다. 이 두 AI 에이전트는 단순한 기술 대결을 넘어, 향후 글로벌 AI 지배력을 놓고 맞붙을 운명을 타고났다.
먼저 딥리서치는 이름 그대로 깊은 연구의 세계로 파고든 AI다. OpenAI의 최신 GPT 기술을 기반으로 방대한 학술 데이터와 특허 문헌을 활용하여 전문적 분석과 연구 프로세스를 자동화하는 데 탁월하다. 대학과 연구소, 기술 집약적 기업들은 이미 딥리서치를 통해 데이터의 미로를 손쉽게 헤쳐나가고 있다. 복잡한 지식의 바다에서 의미 있는 통찰력을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하는 것이 딥리서치의 가장 큰 강점이다.
반면 마누스는 이름이 의미하는 ‘손길’처럼 현장에서 직접적이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공하는 데 집중한다. 중국 정부와 알리바바, 텐센트 등 대기업들의 지원으로 구축된 마누스는 제조업, 스마트시티, 전자상거래 등 실물경제 분야에서 독보적이다. 특히 중국어와 아시아권 언어 처리 능력을 극대화하며 현지 맞춤형 서비스를 통해 기업과 소비자의 현실적인 요구를 충족시킨다.
기술적으로 보면 두 AI는 비슷한 규모의 파라미터(수천억~1조 개)를 갖추었지만, 학습 데이터의 특성과 접근 방식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딥리서치는 글로벌 학술 문헌 및 특허 데이터 중심으로 세계적 시장을 목표로 하는 반면, 마누스는 중국의 방대한 내수 데이터와 산업 현장 중심의 현실적 학습을 통해 지역적 특화에 주력한다.
이제 AI 경쟁은 글로벌과 지역적 특화라는 두 가지 전략 사이의 명확한 갈림길을 제시한다. 글로벌 지식사회에서 깊이 있는 분석과 연구 중심 솔루션이 필요하다면 딥리서치를 선택하게 될 것이고, 지역적 산업 현장에서 빠르고 실질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면 마누스의 손을 잡게 될 것이다.
딥리서치와 마누스가 펼치는 이 거대한 AI 전쟁은 단순히 기술적 우위만을 겨루는 것이 아니다. 이는 결국 인공지능이 어떤 방식으로 인류의 삶을 변화시킬 것인가에 대한 서로 다른 비전의 경쟁이다. 그 승부가 어떻게 흘러갈지, 전 세계는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