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훈 CEONEWS 대표기자
이재훈 CEONEWS 대표기자

[CEONEWS=이재훈 기자] 2025년 4월 4일 오전 11시 22분, 대한민국 정치사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긴 순간이 기록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은 단순한 권력자의 몰락을 넘어 대한민국의 정치적 혼돈과 경제적 미래를 송두리째 흔드는 중대한 전환점이다. 날짜조차 죽음을 상징하는 사(死)를 암시하는 듯한 이날, 5천만 국민은 각자의 자리에서 극도의 불안과 혼란 속에 휩싸였을 것이다.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해외 언론의 시각은 다양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일을 "민주주의 안전장치의 시험대를 넘어 새로운 지도자를 선출할 길이 열렸다"고 칭했고, 영국 가디언은 "한국 민주주의에서 중요한 순간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에 취약했던 리더십 공백을 끝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제적 시선뿐 아니라 국내외 기업 CEO들의 경고 역시 심상치 않다. 삼성, 현대차, SK, LG 등 국내 대표적 기업들의 경영진들은 이미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판의 룰이 바뀌었다"는 CEO들의 냉정한 선언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정치적 불안정성이 국내외 투자자들의 심리를 급격히 위축시키고 있으며, 이는 환율 불안, 자본 이탈, 산업 경쟁력 하락 등 연쇄적 악순환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실제로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이 무너진 상황에서 기업은 장기적 전략 수립 자체가 어려워진다. 투자 계획, 인수합병(M&A), 신산업 진출 등 주요 결정은 철저한 정치적 안정성을 전제로 이뤄지는데, 이를 기대하기 어려워진다면 기업은 필연적으로 보수적이고 방어적인 전략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다.

한국 경제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등 기술집약 산업은 정치 안정성이 필수적이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미중 갈등이 심화되는 이 중요한 시점에서, 국내 정치 혼란은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입지를 급격히 약화시킬 수 있다. 중국, 일본, 미국 등 경쟁국들은 한국의 정치적 공백을 적극 활용하며 공격적인 전략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러한 혼돈 속에서도 위기 속 기회를 찾으려는 시각 역시 필요하다. 기업은 정치적 혼란이 가져오는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고,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며, 글로벌 다변화 전략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정치적 안정화가 단기간 내 어려운 상황이라면 기업들은 정치의존적 리스크를 줄이고 독자적 위기관리 능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

대한민국은 지금 심각한 정치적 위기 속에 서 있다. 그러나 우리는 과거에도 수많은 정치적 격동 속에서도 경제적 위기를 극복해왔다. 이제 기업 CEO들이 정치의 불확실성을 돌파할 수 있는 비상 경영체제를 구축하고,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적 유연성을 갖춰야 한다. 정치적 혼란을 이유로 경영의 실패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 결국, 정치판의 스릴러가 기업 경영의 판도를 흔드는 지금, 살아남는 기업은 오직 불확실성 속에서 선제적이고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기업뿐이다.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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