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NEWS=김병조 기자] 남자들이 일상적으로 스태미너를 키우기 위해 많이 먹는 음식이 장어요리다. 시중에 풍천장어라는 음식점 간판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여기서 풍천이 특정 강을 말하는 고유명사인지, 아니면 일반명사인지 헷갈릴 것이다. 진실이 뭔지 소개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식용으로 먹고 있는 장어는 갯장어, 붕장어, 먹장어, 뱀장어 등 4가지다. ‘하모라고 하는 갯장어, ‘아나고라고 하는 붕장어, ‘곰장어라고 하는 먹장어, 이렇게 3가지는 바다에서 서식하고, 뱀장어는 바다에서 태어나서 강에 와서 살다가 다시 바다로 가서 알을 낳고 생을 마감한다.

뱀장어는 연어와 완전히 반대의 일생을 사는 물고기다. 연어는 강에서 태어나서 바다로 가서 살다가 다시 강으로 와서 알을 낳고 죽는다.

그렇다면 풍천장어는 뭔가? 장어 앞에 붙은 풍천이 청계천, 양재천 같은 개천의 이름인가, 아니면 다른 뜻이 있는가?

사전에 풍천이라는 단어 풀이가 여러 개 나오지만, 한자로 바람 풍, 내 천자를 쓰는 풍천(風川)은 없다. 그런데 사전에 풍천장어(風川長魚)는 있다.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강 하구에서 잡히는 뱀장어라고 되어 있다. 사전적 의미로는 고유지명이 아니라 일반명사다.

그런데 전라북도 고창문화연구회는 2016년에 풍천이 고창군의 고유지명이라고 주장했다. 그런 주장을 하는 데는 2가지 근거를 대고 있다. 하나는 풍수지리학 이론이고, 하나는 고문헌에 의한 근거이다.

우리나라의 모든 강은 북에서 남으로 흐르고, 또 백두대간을 경계로 서편에 있는 강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동편에 있는 강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른다. 그런데 전북 고창에는 이걸 역행하는 강이 2개가 있는데, 주진천과 선운천이다.

주진천은 남쪽에서 북서쪽으로 흐르고, 선운천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르다가 선운사 앞을 지나서 주진천을 만나 합류해 곰소만으로 흘러 들어간다. 이렇게 역행하는 강을 풍수지리학에서는 풍천이라고 하기도 하고, 두 강이 합류하는 지점을 풍천이라고 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풍천장어는 풍천(주진천)에서 잡히는 장어라는 주장이다.

또 하나의 근거는 고문헌에 의한 근거인데, 앞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조선 후기 고창 출신의 판소리 연구가인 신재효가 만든 판소리 수궁가에 나오는 가사 내용 중에 '풍천장어 대령하고'라는 대목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신재효가 고창 출신이기 때문에 조선 후기에 이미 풍천장어가 고창의 대표적인 특산품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런 주장이 학술적으로 아직 공인되지는 않았지만, 실제 고창의 특산물 중에 장어와 복분자가 포함되어 있고, 장어를 먹을 때 복분자주를 같이 먹는 문화도

고창에서 시작되었을 거라는 점을 추론하면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결론적으로 풍천장어는 고창의 풍천에서 잡힌 장어든 아니든 강에서 살다가 바다로 회귀하기 전에 강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지점에서 한동안 머물 때 잡히는 것이 사실이고, 그 유래는 고창에서 시작되었다고 보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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