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성장률, OECD 1.5%·ADB 1.3% 전망… 하반기 미지수
3년 연속 OECD 평균 이하, 우리나라만 제자리걸음
일본 올해 0.5%p 높인 1.8% 전망… 한국 추월할 듯

아시아개발은행(ADB) 한국·아시아 경제 전망(자료=연합뉴스 제공)
아시아개발은행(ADB) 한국·아시아 경제 전망(자료=연합뉴스 제공)

[CEONEWS=오영주 기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올렸지만, 한국 성장률 전망은 기존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일본의 성장률 전망치는 큰 폭으로 상향 조정, 한국 성장률을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9월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OECD는 이러한 내용의 중간 경제전망을 발표했다. OECD는 매년 6월과 11월 회원국의 경제전망을, 3월과 9월에는 주요 20개국(G20) 중심의 중간 경제 전망을 발표한다.

OECD는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1.5%로 예상했다. 지난 6월에 제시한 전망과 같은 수준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제시한 전망치(1.5%)와 같고, 국제통화기금(IMF)·정부·한국은행 전망치(1.4%)보다는 높다.

OECD는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2021년 12월에 2.7%로 전망한 뒤 작년 6월 2.5%, 9월 2.2%, 11월 1.8%, 올해 3월 1.6%, 6월 1.5% 등으로 계속 하향 조정해왔다. 또 OECD는 한국의 내년 성장률도 6월과 같은 2.1%로 전망했다. 정부·IMF(2.4%), KDI(2.3%), 한은(2.2%) 보다는 다소 낮은 수준이다.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3.0%로 미국·일본·브라질의 양호한 상반기 성장세를 반영해 6월보다 0.3%포인트(p) 상향 조정했다. 특히 일본 성장률을 6월(1.3%)보다 0.5%p 높은 1.8%로 제시하면서 한국 성장률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내년 세계 성장률은 2.7%로 0.2%p 낮춰 잡았다. 긴축 영향 가시화, 기업·소비자 심리 악화, 중국의 더딘 경기 회복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G20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은 각각 3.1%, 2.7%로 전망했다.

올해와 내년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은 3.4%, 2.6%로 역시 6월 전망치와 같았다.

G20 국가의 올해 물가상승률은 6월보다 0.1%p 낮은 6.0%로 예상했다. 반면 내년 물가 상승률 전망은 0.1%p 높은 4.8%를 제시했다. 최근 소비자 물가 상승세는 둔화하고 있지만 일부 비용압력으로 근원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에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OECD는 세계 경제의 하방 리스크로 소비 둔화, 강한 긴축 기조, 신흥시장 부진 등 글로벌 금리 인상의 역효과를 꼽았다. 석유 등 에너지 공급의 차질 가능성, 식량 가격 상승, 중국의 경기 둔화 가능성 등도 주요한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그러면서 각 국가에 인플레이션이 뚜렷하게 완화될 때까지 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운용하고 재정 여력을 확충할 것을 권고했다.

 

ADB도 한국 성장전망치 '제자리'…日보다 저성장 예고

 

정부의 '상저하고' 자신감에도 불구하고 세계 주요 경제·금융 기관들은 한국 경제의 뚜렷한 반등 가능성에 의문을 던지는 모습이다. 미국과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의 성장률 전망치는 상향됐지만, 한국의 전망치는 여전히 1%대에서 제자리걸음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아시아개발은행(ADB)은 '2023년 아시아 경제전망 보충'에서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을 1.3%로 전망했다. 지난 7월 발표한 전망과 같은 수치다.

ADB는 한국 경제가 수출 증가 등 상방 요인이 있으나 고금리로 인한 민간 소비·투자 제약과 글로벌 수요 감소 등 하방 요인도 혼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긍정적인 지표도 있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어 경기 반등을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회복 신호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으면서 내년 성장률 전망치 또한 종전과 같은 2.2%로 유지됐다. 앞서 경력개발기구(OECD)도 전날 발표한 중간 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성장전망치를 기존의 1.5%로 유지했다. ADB의 전망치보다는 소폭 높지만, 지난 6월 자체 전망치에서는 변화가 없는 수치다.

한국 성장률 전망치가 제자리걸음하는 동안 미국과 일본, 프랑스 등 주요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상향 조정됐다. 특히 OECD의 일본 성장전망치는 기존 1.3%보다 0.5%포인트(p) 오른 1.8%로 조정돼 한국을 추월했다. OECD 전망대로라면, 한국은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일본보다 낮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ADB는 올해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종전보다 0.2%p 낮춘 3.3%로 전망했다. OECD의 전망치 역시 종전과 같은 역시 3.4%였다.

두 기관 모두 주요국 대비 낮은 수준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전망했지만, 최근의 국제유가 상승 흐름이 이어진다면 향후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중간재 수입과 제조업 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 특성상 유가 상승이 물가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상대적으로 더욱 클 것으로 분석된다.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제자리걸음하는 상황에서 물가마저 오른다면 하반기 경기 반등에도 제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공언했던 '상저하고' 경기 회복도 당초 기대에는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세계 성장률 상향 조정될 때 한국은 제자리

 

앞서 6월에 발표된 OECD 평균 성장률 전망치는 1.4%였지만, 최근 주요국들의 경기 회복 추세를 고려하면 11월 경제 전망에서는 상향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국은 현상 유지도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하반기 들어 경제가 나아질 것이라는 '상저하고' 전망도 더딘 수출 회복세와 치솟는 유가에 점차 불투명해지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연말까지 계속된다면 올해 한국은 OECD 회원국 평균보다 낮은 경제 성장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이미 지난 2년 동안 OECD 평균 이하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 2021년 OECD 회원국 평균 성장률은 5.8%였으나 한국은 4.3%에 그쳤다. 지난해 한국의 성장률은 2.6%로 역시 OECD 회원국 평균 성장률(2.9%)보다 낮았다.

올해 성장률마저 OECD 평균을 밑돈다면 한국은 OECD 가입 후 처음으로 3년 연속 평균 이하 성장 기록을 쓰게 된다. OECD 가입 이후 성장을 주도해오던 한국이 이제는 평균 성장률에도 못 미치는 '성장 중위권' 국가로 굳어지고 있는 셈이다. 2021∼2022년 2년 연속으로 OECD 평균 이하의 성장률을 기록한 나라는 한국 외에 라트비아, 스위스, 체코, 독일, 슬로바키아, 핀란드, 룩셈부르크, 일본 등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한국 경제가 일시적인 부진이 아닌 본격적인 '저성장 시대'에 돌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우리나라도 이제 저성장이 '뉴노멀'인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며 "향후에도 잠재성장률인 2% 안팎에서 소폭의 오르내림을 반복하는 수준으로 성장률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정부는 최근의 저조한 성장률은 반도체 불황 등 외부적인 변수와 한국 경제 특징이 맞물려 발생한 경기적인 부진이며, 내년부터는 반등이 가시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 관계자는 "올해는 세계적으로 제조업 경기가 좋지 않아 제조업 비중이 높은 한국이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을 받았다"며 "제조업이 회복되는 내년 한국의 성장률은 다른 나라보다 더 큰 폭으로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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