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는 노인, 5060 퇴직하면 행복하게 지내자

엄금희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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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EONEWS=엄금희 논설주간] 돈 없는 노인이 늘어가고 있다. 5060 퇴직 후 노년 가난에 내몰리고 있다. 최근 고령화 추세에다 물가 부담 등으로 은퇴 이후 어려운 경제 상황에 시달리는 5060세대의 장노년층이 늘고 있다. 퇴직 이후에도 일자리를 원하는 젊은 노인은 증가하는 추세이다. 그러나 일자리 대부분은 임시직과 일용직 등 비정규직에 그쳐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가 없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국민 기초생활수급자 중 만 65세 이상 노년층 비율은 최근 5년 동안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기초생활수급자 중 노인 세대 비율은 2017년 25.5%였지만 2019년에는 30.5%로 증가했다. 2021년에는 전체 기초생활수급자 중 3분의 1인 31.7%를 차지했다. 기초생활수급자 중 노년층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국적으로 느는 추세로 노인 빈곤 문제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퇴직 후에도 근로를 희망하는 만 55세 이상 고령 노동자가 늘고 있지만 다른 연령대보다 임시직과 일용직 비율이 높아 열악한 노동환경에 처하고 있다. 15~54세 취업자 중 임시직과 일용직 비율은 17.4%였지만 55세 이상의 경우 27.8%를 기록했다. 가족이 운영하는 사업체 등에서 근무하는 비임금 근로자를 보면 15~54세의 경우 17.1%였지만 55세 이상은 37.1%로 배 이상 높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2050년에는 65세 이상 노년층이 전체 인구 중 43.6%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돼 노인 빈곤 문제 해결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5060세대가 재취업할 수 있는 일자리는 여전히 정부 주도의 공공형 일자리에 치우치고 있다. 

정부는 50~69세를 신중년으로 분류하고 퇴직자 재취업 등 일자리 지원 정책을 추진 중이다. 전국에서 신중년의 취업을 지원하는 장노년일자리지원센터가 운영 중이지만 예산 문제 등으로 프로그램 참여자는 매우 적은 수준이다. 고령층의 전문성을 활용하는 경력형 일자리 프로그램 참가자의 경우 매년 90~120명 수준에 그친다. 또 민간기업과의 연계가 이뤄지지 않아 프로그램 수료 이후 정규직 일자리 취업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경우 근로 욕구가 매우 높은 편이지만 대규모 은퇴 등 인구학적 요인으로 재취업하기가 쉽지는 않다. 공공형 일자리 확보뿐만 아니라 민간 기관과 적극적으로 연계하는 일자리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업무 분야를 세분화한 뒤 고령 노동자 사례관리를 촘촘하게 진행하고, 민간기업이 필요로 하는 노동자를 빠르게 연결할 수 있도록 민관 협력 재취업 플랫폼을 운영해야 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도 지난 3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고령자 경제활동 지원 정책이 전문직이나 숙련직 등을 중심으로 치우친 경향이 있다'면서 '기술이나 경력이 부족한 취업 취약계층의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퇴직자의 업무 분야를 체계적으로 분류해 관리하고, 민관 합동 일자리 플랫폼을 설립해 고령층 일자리를 연결하는 게 필요하다. 청소, 경비 업무처럼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몰리기 쉬운 직종에서 근무하는 고령 노동자를 위해 노동권익센터 같은 기관이 나서 노동권을 보장해 주는 제도도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5060대는 돈 걱정을 가장 많이 하고 있다. 불안한 미래를 앞두고 '젊었을 때 조금만 더 치밀하게 계획하고 실천하면 좋았을 걸'하고 후회도 해본다. 이준실 시인의 시'넉넉함'은 여러 의미에서 읽으면 읽을수록 위안이 된다. 그 위안은 언제나 나를 치유한다. 

넉넉함 

이준실 시인 

앞과 뒤 

위 그리고 아래

옳고 그름 

하나가 아니고

두 개일까 

흑과 백

너 그리고 나 

넉넉함 이었기에

부족 보다 더

넉넉했기에 

정부 정책을 떠나 5060이 가난한 노인을 벗어나는 방법은 10억, 20억 같은 자산 중심이 아니라 월 200만 원, 300만 원 등 소득 중심으로 계획을 세우면 은퇴 준비도 두려운 일은 아니다. 보유 자산과 은퇴 생활비를 확인한 다음, 부족한 금액이 있다면 채워나가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한다. 

큰돈을 모아야 한다는 강박관념부터 버리고, 자신이 보유한 연금이나 금융 상품을 활용해 행복한 노후를 만드는 노하우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 그동안 베이비부머 세대로서 나만이 갖고 있는 '5060이 가난한 노인을 피하는 주요한 자산관리 방법'으로 행복한 노년을 즐길 필요가 있다. 

먼저 퇴직에 임박해 보험 갈아타기는 절대 피해야 한다. 50대가 되면 건강 걱정이 커지면서 더 오래, 더 많이 보장해 주는 보험으로 갈아타야 하는 건 아닌지 고민한다. 하지만 퇴직이 임박한 시점에 무리한 보험 가입은 피해야 한다. 현역 시절보다 훨씬 적은 수입으로 생활해야 하는 시기에 수십만 원짜리 보험은 가정 경제에 큰 부담이 된다. 일자리가 사라지면 건강보험 지역가입자로 전환되어 보험료를 내야 하는데, 자동차 한 대, 집 한 채만 보유하고 있어도 부담이 상당하다. 노년의 질병이 걱정된다면, 현재 가치로 3000만 원 정도를 의료비 통장에 따로 떼어 놓고 몸이 아플 때 활용하는 방법이 좋다. 

두 번째는 노후가 두려워도 연금보험이 무조건적 답은 아니다. 오래 산다는데 부족하지 않을까? 퇴직이 얼마 남지 않으면 두려운 마음에 연금보험 가입을 고민한다. 하지만 5060의 연금보험 가입은 독이 든 성배다. 

보험사의 연금보험은 매달 내는 보험료에서 차지하는 사업비가 12% 정도로 크다. 가령 월 보험료가 50만 원이라면 6만 원 정도가 사업비다. 44만 원을 매달 적립해서 원금이 되려면, 현재 공시이율 기준 가입 후 7~8년은 지나야 한다. 50대에 새로 연금보험에 가입해 실질적인 연금 혜택을 누리려면, 80세쯤 연금을 수령해야 비과세와 복리 효과로 원금 대비 효과적인 노후 대비가 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기준 연금 상품 수익률은 연금저축펀드가 13~17%대로 가장 높았고, 연금보험은 1% 안팎에 그쳤다. 연금이 적어 불안하다면, 세액공제와 노후준비에 효과가 있는 연금저축펀드와 개인형 퇴직연금인 IRP를 대안으로 삼아야 한다. 

세 번째는 돈은 방치하면 쪼그라든다. 5% 목표로 굴려야 한다. 재무 측면에서 보면, 은퇴 생활의 핵심은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개인연금이다. 이 중에서 개인이 적극적으로 운용해서 적립금을 조금이라도 불릴 수 있는 상품은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이다. 

요즘 같은 고금리 시기에는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은 3~5년짜리 장기예금에 집중해 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렇게 굴리다가 저금리 기조로 돌아서면 만기에 적립금을 빼서 일정 금액을 투자형 상품에 예치하면 된다. 목표 수익률은 5%가 적당하다. 누구든 관심과 노력만 기울이면 연평균 5% 이상 수익률은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 투자 기간이 길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줄어든다.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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