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샌드박스 4주년 맞아 ‘규제 샌드박스 혁신기업 간담' ... 최태원 회장‧한덕수 총리 등 참석

규제 샌드박스 지원센터, 코로나에도 혁신 지원 ... 특례 승인 건수 ’20년 51건 → ’22년 103건

대한상의 “규제 외에 교육·금융·지자체 권한 이양도 포함” 지역단위 통합 샌드박스 도입 제안

[CEONEWS=박세영 기자] # 무지개연구소(대표 김용덕)가 개발한 ‘AI 드론(아리온)’이 대구에 위치한 자동차도로의 노면을 점검하기 위해 날아올랐다.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항공안전법, 위치정보보호법 등 특례를 받은 덕분이다. 아리온은 팔달교와 수성교 사이 왕복 20km를 거리를 고도 80~100m에서 5~10m/s로 저속비행하며 광학줌 카메라로 도로를 촬영했다. 비행횟수는 160회, 비행거리는 3000km 이상이다. 4000장 이상의 도로 데이터를 취득해 실시간 관제센터로 전송, 열배관 및 도로노면 관리를 도왔다. 무지개연구소는 부산, 울산 등에서도 도로 안전점검 사업을 추진중이다.

# 현대자동차 사내스타트업으로 시작해 최근 분사한 모빈(대표 최진)은 바퀴만으로 계단을 오르내리고, 야간에도 기동이 가능한 로봇을 개발했다. 모빈의 로봇은 바퀴만으로 계단이나 연석을 오르내릴 수 있어 공간에 제약이 없는 배달서비스가 가능하다. 또 야간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해 야간에도 배달이 가능하다. 그런데 규제가 발목을 잡았다. 정부는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배달로봇이 보도를 이용할 수 있게 도로교통법과 보행안전법, 개인정보보호법 규제를 유예하기로 했다. 모빈은 편의점, 피자판매점, 캠핑장, 리조트 등에서 로봇을 활용한 배달 서비스를 테스트할 계획이다.

# 에이치에너지(대표 함일한)는 최근 ‘전력 구독 서비스(누진컷모햇)’를 국내 최초로 출시했다. 모햇을 통해 협동조합에 가입하면, 조합이 지역에서 생산한 태양광전기를 가정에서 저렴하게 사용하는 방식이다. 전기사업법상 전기발전사업과 전기판매사업을 동시에 할 수 없었지만,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특례를 받았다. 에이치에너지는 한국전력과 사업협약을 맺고 서비스를 시작, 올해 벌써 1천여 세대가 서비스를 신청했다. 에이치에너지는 최근 70억 투자까지 유치했다.

규제샌드박스 시행 4주년을 맞아 그동안의 성공사례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행사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규제샌드박스로 사업허가를 받은 기업들이 다양한 혁신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였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15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규제샌드박스 혁신기업 간담회에 참석해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15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규제샌드박스 혁신기업 간담회에 참석해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와 국무조정실은 2월 15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규제샌드박스 4주년을 맞아 ‘규제샌드박스 혁신기업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한덕수 국무총리,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이정원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 조주현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송상근 해양수산부 차관,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 정부관계자와 규제샌드박스 승인기업 대표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간담회에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전시장을 관람하며 기업인들을 격려했다.

전시장에는 규제샌드박스로 사업허가를 받은 기업들이 다양한 혁신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였다. 모빈(대표 최진)은 바퀴만으로 계단을 오르내리고, 야간에도 서비스가 가능한 배달로봇을, 에이치로보틱스(대표 구익모)는 집에서도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원격재활로봇을 전시했다. 또 두루스코이브이(대표 김옥연)은 작은 주차블럭에도 설치 가능한 카스토퍼형 전기차 충전기를, 증강지능(대표 조근식)은 가상·증강현실 기술로 최신 항공기 정비교육을 제공하는 솔루션을 전시했다.

혁신기업들의 각종 질의에 주무부처가 직접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쉐코(권기성 대표)는 “해양방제로봇이 해양오염방제업 장비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송상근 해양수산부 차관은 “해양오염방제로봇의 성능 인증 기준이 마련된 후 방제업 등록에 필요한 장비의 성능기준을 충족할 경우 관련 장비를 대체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빈센(대표 이칠환)은 “선박용 수소연료전지설비 시험검사에 관한 통합기준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황수성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반실장은 “복수의 검사로 인한 기업부담 완화 필요성이 있다는 점에 공감한다”며 “각 시험검사 기준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공통항목 검사기준 연계, 해당항목 검사결과 상호인정 등 합리적 방안을 해수부와 협의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대한상의 규제샌드박스 지원센터에 대한 성과 발표도 있었다. 발표자로 나선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대한상의 규제샌드박스 지원센터가 코로나에도 혁신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우 부회장은 “대한상의가 정부와 협력해 특례승인을 받은 건수는 2020년 51건에서 2022년 103건으로 늘었고, 전체 승인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4%에서 45%로 2배 가량 증가했다”며 “신제품과 서비스 출시로 투자 921억원, 매출 530억원, 고용 2,617명의 경제적 효과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우 부회장은 “규제샌드박스 승인기업의 사업중단이 없도록 신속하게 법령을 정비하고, 규제샌드박스가 유니콘 육성의 사다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달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규제뿐만 아니라 교육, 금융, 지자체 권한 이양까지 실증범위를 확대한 지역단위 통합적 샌드박스(가칭 Mega-Sandbox)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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