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드의 귀재...대학생때부터 사업가

샤오미 회장 레이쥔(사진=레이쥔 SNS)
샤오미 회장 레이쥔(사진=레이쥔 SNS)

[CEONEWS=이주형 기자] 수년전에 가성비 보조베터리, 이어폰을 생각하면 ‘샤오미’를 1순위로 떠올린 기억이 있다.
중국제품은 품질이나 반중정서등으로 국내에서 인기를 끌기는 쉽지 않은데 가성비 브랜드로 자리를 잡은지 오래되었다. 현재 샤오미에서 생산하는 스마트폰은 세계 점유율 1,2위를 다툴정도로 급부상했다. 설립된지 10년밖에 안된 회사가 어떻게 애플, 삼성등 대기업과 나란히 경쟁을 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주인공 레이쥔 샤오미 회장에 대해 알아보자.

샤오미 회장 레이쥔(사진=레이쥔 SNS)
샤오미 회장 레이쥔(사진=레이쥔 SNS)

중국의 스티브잡스

샤오미 창립자 겸 CEO인 레이쥔은 1969년 중국 후베이성에서 태어났다. 쟈오완 촌에서 9년 동안 어린 시절을 보냈다.

어려서부터 창의력이 뛰어나 기발한 아이디어를 곧잘 생각했고 발명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의 아버지는 고향 학교의 선생이었고 가정 교육 덕분인지 레이쥔은 늘 공부 잘하는 학생이였다. 하지만 아쉽게도 한번도 1등을 경험하지는 못했다고 한다.

레이쥔은 멘양 사범부속 중학교를 졸업하고 그 지역 최고의 명문으로 꼽히는 멘양 고등학교에 입학했다. 1987년 대학 입학시험에서 최상위권의 성적을 거두고 우한대학교 컴퓨터공학과에 입학했다. 레이쥔은 대학 입학시험 점수로 칭화대학(清华大学)에 갈 수 있었지만 붙지 못할까 두려워 우한대학에 지원했다.

샤오미에서 출시한 핸드폰을 바라보고 있는 레이쥔(사진=레이쥔 SNS)
샤오미에서 출시한 핸드폰을 바라보고 있는 레이쥔(사진=레이쥔 SNS)

입학시험 점수보다 낮은 대학에 입학한 것이 아쉬워 남들보다 더 열심히 공부했다. 대학시절, 그는 빌게이츠와 스티브잡스를 다룬 ‘실리콘밸리의 불’ 이라는 책을 접하고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이 책을 읽고 스티브잡스의 기업가 정신 등 많은 것을 느끼고 세계 최고 IT기업을 세우자는 목표를 다졌다.

레이쥔은 초중고 학창시절처럼 대학에서 역시 총명하고 활발하며 우수한 성적으로 교수들의 총애를 받았다. 2년 만에 졸업에 필요한 대학 4년의 전 과정을 마치고, 대학교 2학년 때에는 이미 컴퓨터 백신 전문가로 명성을 떨쳤다. 심지어 후베이 성 공안국에 초빙되어 강의를 하기도 했다.

샤오미 회장 레이쥔이 연설하고 있다(사진=레이쥔 SNS)
샤오미 회장 레이쥔이 연설하고 있다(사진=레이쥔 SNS)

레이쥔은 2학년 때부터 우한 전자상가에서 현장 실무자들과 기술 교류를 했는데 이 시기는 그의 인생에 있어 많은 도움을 준 시기이다. 대학교 4학년 때 전자상가에서 만난 훗날 킹소프트의 부회장이 되는 왕촨궈와 리루슝과 함께 중국어 입력시스템인 진산 한카를 모방한 제품을 발명해 ‘싼써’라는 회사를 창업하지만 오래가지 못하고 기술유출로 인해 실패했다.

동료의 배신으로 절치부심을 하던 중 추보쥔을 만나 이듬해인 1992년 킹소프트 창립에 참여하였다. 레이쥔은 한 인터뷰에서 그의 학창시절을 회상하며 헛되이 보내지 않은 시기라고 말했다.

샤오미 레이쥔 회장이 대학생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레이쥔 SNS)
샤오미 레이쥔 회장이 대학생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레이쥔 SNS)

29세에 사장직 맡아

대학을 졸업하고 프로그래머로서의 꿈을 위해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과학연구소를 떠나 킹소프트에 입사한다. 오랫동안 킹소프트에 몸 담아 일하며 베이징 킹소프트 연구개발부의 최고책임자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그는 킹소프트의 상장에 크게 기여해 2007년 킹소프트에서 가장 빛나는 한 해를 맞이했지만, 회사에 남지 않고 오히려 사장직에서 물러났다. 

샤오미 회장 레이쥔(사진=레이쥔 SNS)
샤오미 회장 레이쥔(사진=레이쥔 SNS)

퇴사 이후 레이쥔은 앤젤투자자가 되어 중국의 다양한 IT기업에 투자하는 사업을 했다. 사실은 퇴사 전 제 3자 지불 플랫폼으로 사업을 시작한 라카라에 처음으로 투자를 했었다. 그 이후 뒤완이라는 기업에 개인 명의로 100만 달러를 투자했는데 이는 그가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한 사업이다.

퇴사 직전인 2006년에는 렌샹 투자회사 부회장 위융푸의 추천으로 UCWeb에 투자했다. 퇴사 후에는 UCWeb의 CEO를 맡기도 했다. 위의 회사들 이외에도 여러 회사에 투자를 하며 엔젤투자자로서의 활동을 계속했다. 모바일 의료 서비스 어플리케이션 하오다이푸, 비즈니스네트워크 서비스 따지에왕, 모바일 회사 예커, 신발 쇼핑몰 러타오등 그가 투자한 기업 모두 몇 년간의 발전을 거쳐 성공적인 기업이 되었다.

샤오미에서 출시한 가성비 보조베터리(사진=레이쥔 SNS)
샤오미에서 출시한 가성비 보조베터리(사진=레이쥔 SNS)

레이쥔은 퇴사후 얼마안가 2007년에 일상이 무료해지고 인생의 방향을 잃어버리며 방황했다. 이른 은퇴로 인한 한가한 삶은 고통 그 자체였다. 심적으로 정말 불안한 상황 속에서 UCWeb의 CEO재직 요청에 응한 것이다. 이러한 삶이 계속되던 중 2009년 12월 16일 레이쥔은 베이징의 한 레스토랑에서 자신의 생일파티를 열었다.

생일파티 자리를 빌어 자신의 처지를 솔직히 털어놓았다. 자신의 처지를 모두 털어놓고 파티를 마친뒤 레이쥔은 지난 삶을 돌이켜 생각해보며 스스로를 격려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찾게 되는 발판을 마련한다. 어쩌면 생일파티가 중국 스마트폰 시장을 뒤흔드는 비즈니스 청사진의 중요한 한 획을 그은 것이다.

샤오미 로고(사진=레이쥔 SNS)
샤오미 로고(사진=레이쥔 SNS)

"태풍의 길목에 서면 돼지도 날 수 있다“

레이쥔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스마트폰으로 정한 후 스마트폰 사업을 위해 능력 있는 인재들을 찾아 총 7명으로 구성된 관리팀을 꾸렸다. 초기에는 회사이름을 소미(小米) 라고 지었다. 좁쌀이라는 뜻으로, 초창기에 직원들과 좁쌀로 만든 죽을 먹으며 사업을 꾸려나가서 이런 이름을 붙였다.

그는 스마트폰을 본격적으로 개발하기 전 샤오미만의 특성을 갖춘 MIUI(안드로이드에 기반한 변형 운영체제)와 미랴오(모바일 SNS 플랫폼)를 개발해 모바일 인터넷 분야에 진출하는 데 두 개의 중요한 수단을 마련했다. 스마트폰은 사실상 레이쥔이 모바일 인터넷 분야로 진출하는 매개체일 뿐이었다. 2011년 8월 16일 샤오미 스마트폰을 정식으로 발표하고, 2012년 5월 18일 샤오미 청춘판 스마트폰, 2012년 10월 샤오미 2세대를 차례로 발표하며 샤오미의 영향력을 펼쳐나갔다. 

레이쥔은 프레젠테이션 현장에 스티브잡스의 트레이드 마크인 검은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등장하며 스티브잡스의 정신을 이어갔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레이 쥔을 ‘중국의 스티브 잡스’라고 표현했다.

레이쥔은 2012년에 베이징시 인민대표대회 대표로 선출되었고 이듬해에 전국인민대표대회 광저우시 대표에 선출되기도 했다.

샤오미 회장 레이쥔이 수많은 팬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레이쥔 SNS)
샤오미 회장 레이쥔이 수많은 팬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레이쥔 SNS)

밤낮 가리지 않고 일을 하며 결국 ‘세계 최고의 IT 기업가’가 되겠다는 어렸을적 꿈을 이룬 레이쥔은 스스로 갈고 닦으면 태풍이 다가오는 위기의 순간에도 거뜬히 날아오를 수 있다는 의미로 “태풍의 길목에 서면 돼지도 날 수 있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샤오미 로고의 ‘Mi’는 ‘Mobile Internet’을 의미한다. 두 번째는 ‘Mission Imposibe’(불가능은 없다)라는 의미도 포함하고 있다. 그 이유는 레이쥔이 샤오미를 창립하고 사업 초반에 불가능해 보이는 도전을 꾸준히 해왔기 때문이다.

레이쥔은 샤오미를 ‘모두를 위한 혁신’이라는 비전을 기반으로 설립하고 최첨단 기술로 만들어진 고품질의 제품에 모두가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마인드를 잃지 않았다. 또 특이한 점은제품 개발에 있어서 샤오미를 좋아하는 팬들과 함께 소통하고 팬들의 의견을 받아 제작한다는 것이다. 팬들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서 제품을 출시한다.

샤오미를 대표하는 문장 또한 ‘Just for fans’일 만큼 모든 과정을 샤오미 팬들과 함께하고 있다는 점을 중요시 한다. 실제로 샤오미의 많은 직원들은 입사하기 전 샤오미의 팬들이었고 그들 모두 한 팀으로 끊임없이 완벽을 추구하며 지속적으로 제품을 개선하고 강화하고 있다.

샤오미 회장 레이쥔과 동료들(사진=레이쥔 SNS)
샤오미 회장 레이쥔과 동료들(사진=레이쥔 SNS)

레이쥔은 샤오미허즈를 통해 샤오미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샤오미허즈는 OTT TV 하나로 TV를 이용해 인터넷 콘텐츠의 수신과 방송을 구현하는 셋톱박스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TV에 연결해 TV가 모니터 역할을 하게 한다. 수많은 전자 기기와 다양한 회사의 컨텐츠가 하나로 연결된다는 점을 통해 샤오미허즈가 레이쥔이 구상하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인터넷 서비스로 구성된 샤오미 생태계를 실현할 연결고리 중의 하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샤오미 생태계 구축을 위한 밑그림으로 택한 그의 전략은 바로 ‘레이쥔계 기업’이다. ‘레이쥔계 기업’은 레이쥔이 몇 년에 걸쳐 키워온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계열사들을 말한다. 샤오미 스마트폰을 켜면 레이쥔계 기업들이 제공하는 다양한 종류의 컨텐츠들을 접할 수 있다.

기업들은 손쉽게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고 사용자는 인터넷 접속, 쇼핑, 오락 등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언론, 쇼핑몰, 모바일 인터넷, 인터넷 통신, 커뮤니티, 소프트웨어 등 모든 분야에 걸쳐 레이쥔계 기업이 포진하고 있다. 이는 다른 인터넷 대기업들이 갖추지 못한 훌륭한 네트워크이다.

이런 점에서 샤오미가 사물인터넷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고, 샤오미를 통해 모든 삶이 연결되고 더욱 스마트한 세상이 열렸다. 샤오미의 미래 전략에 있어서 빠져서는 안되는 것이 바로 앞에서 언급했던 샤오미의 팬, 미펀(샤오미 팬덤 집단)이다.

그들의 입소문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졌고, 그들의 피드백을 통해 더 나은 질의 제품이 생산되기 때문에 그들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레이쥔은 미펀의 힘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그 힘을 알기에 회사의 실적보다도 사용자의 입에서 탄성이 절로 나오는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을 가장 중요시한다.

현재 샤오미는 스마트폰, 샤오미허즈 이외에도 헬스 케어, 웨어러블, 스마트자동차, 스마트홈 등 우리 생활과 관련된 전 분야로 그 영역을 신속히 확장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샤오미를 통해 우리의 모든 생활이 스마트하게 되도록 한다는 레이쥔의 철학이 바탕이다.

샤오미에서 출시한 '미밴드'(사진=레이쥔 SNS)
샤오미에서 출시한 '미밴드'(사진=레이쥔 SNS)

샤오미의 한국 진출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은 중국 국영매체 시상식에서 샤오미의 핵심은 마케팅이라고 했다. 시상식에 참석한 레이쥔은 그 자리에서 마윈에게 샤오미의 핵심은 ‘헝그리 마케팅’이 아니라 제품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최고의 제품이 최고의 마케팅”이라며 혁신적인 제품이 곧 샤오미의 생명력이라고 설파했다.
 
샤오미의 가성비라는 아이덴티티에 의존한다는 점은 한국 시장에서의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가성비를 내세운 POCO F1은 한국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플래그쉽 시장 진입을 노리고 출시한 샤오미 Mi 9는 끝내 중국산이라는 인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2019년 경쟁기였던 갤럭시 S10 시리즈, LG G8 ThinQ, LG V50 ThinQ 대비 가격적 메리트가 크지 않다고 평가받으며 흥행에 실패했다.

이를 해결하려면 가격을 제외하고 봐도 질 좋고 사후지원이 탄탄한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제공해야 되는데 2022년 현재도 중국산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을 생각하면 샤오미에게는 상당히 어려운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샤오미의 팬들이  열광하고 있다(사진=레이쥔 SNS)
샤오미의 팬들이  열광하고 있다(사진=레이쥔 SNS)

한국에서는 프리미엄 핸드폰 브랜드라는 인식을 가지진 못했지만 가성비 있는 브랜드로 많은 대중들에게 인식을 주었다. 선풍기, 제습기 등 다른 제품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괜찮은 성능을 지녔다는 점은 삼성, LG등 가전제품 강국인 한국에서 굉장한 성과라고 볼수 있다.

중국 공산당기업인 화웨이와 달리 100%민간기업인 샤오미는 공산당 정부와 사사건건 대립하기도 해, 한국 소비자들이 조금 더 좋게 평가한다. 

삼성과 애플이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는 지금, 가성비로 알려진 샤오미를 지휘하는 레이쥔이 또 다시 플래그쉽 시장을 노리고 한국 시장에서 삼대장이 되려할지 앞으로 일명 ‘레이쥔계 기업’ 행보가 궁금하다.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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