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같은 평화, 우크라이나 전쟁의 경제적 파장은?

엄금희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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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EONEWS=엄금희 논설주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이 나면 국내외 경제에 미치는 파장은 엄청날 것이다. 오늘 속보를 보면 푸틴은 우크라이나 내에서 특별 군사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했다. 어제 뉴욕 증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에 하락했다.

어제 NYSE,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 존스 30산업 평균 지수는 전장보다 464.85포인트, 1.38% 하락한 33,131.76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S&P, 스탠더드 앤드푸어스 500지수는 전장보다 79.26포인트, 1.84% 떨어진 4,225.50으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344.03포인트, 2.57% 밀린 13,037.49로 장을 마쳤다.

우크라이나는 친러 분리주의 공화국들이 장악한 동부 돈바스 지역을 제외한 전역에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기로 했고, 우크라이나 당국은 예비군 징집에 나서는 등 전면전에 대비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러시아에 대한 각종 제재를 단행했으나 이러한 제재가 일촉즉발의 위기를 막는 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로 투자자들은 이번 사태가 에너지 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시하고 있다. 이미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한 상황에서 이번 사태가 최대 산유국 중 하나인 러시아의 원유 수출에 차질을 빚을 경우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가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는 동시에, 경기가 둔화할 위험이 커지는 점은 세계경제를 어렵게 할 수 있다. 에너지 비용이 치솟을 것이라는 점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은 높을 것이며, 코로나19의 경기 회복세에 타격을 줄 수 있다.

러시아 주가와 루블화의 경우 러시아 주가지수인 RTS가 전 장 대비 8.95% 하락으로 올해 들어 19%가 떨어진 지수이다. 또한 달러화 대비 루블화 역시 연일 가치가 하락하면서 2020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1달러당 79루블이 붕괴되면서 러시아인들이 심리적인 지지선으로 여기는 달러 당 80루블에 육박하면서 급격히 요동치는 모습이다.

그렇다면 이번 사태를 통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최악의 상황까지 끌고 온 배경이 궁금해진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역사적 뿌리나 민족적 갈등, 푸틴 대통령의 구 소련 부활에 대한 의지와 러시아의 완충지대에 대한 필요성이다. 지난 2014년 이후 격화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양국 관계도 있다.

어떻게 보면 유럽, 즉 서방과 러시아라는 거대 세력 사이에 지정학적으로 완충지대인 우크라이나가 친 서방과 친 러시아 세력이라는 극단적인 내분과 정권 교체가 오히려 외부의 거대 세력들을 불러들였다. 이런 극단의 거대 세력이 자국의 이익에 협력하지 않으면 어떤 사태에 이르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지금 미국과 러시아에서 각각 내놓은 입장은 무엇인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미국과 러시아의 입장은 외부적으로 일단 명확하다. 러시아는 미국 등 서방에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무효화하고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지원을 중단한다는 내용의 구속력 있는 안보 보장에 대한 서면 약속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미국 등은 나토의 개방정책을 포기할 수 없다면서, 러시아가 먼저 긴장 완화에 나서야 협상을 이어갈 수 있다며 물러서지 않는 모습이다.

지금 군사적 대치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의 러시아 경제 상황은 불안하다. 첫 번째로 보이는 것이 루블화 환율의 변동이다. 현재 대표적 기업으로 오리온이나 도시락, LG나 삼성, 기아, 현대, 그리고 롯데와 KTB 등은 지난 2008년경부터 러시아 내에 투자설비를 운영하고 있다. 원료나 부품 등의 수입을 하고 있기에 루블화의 환율 하락은 우리 기업들에게 경쟁력이나 판매 부분에서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러시아 경제 상황은 물론 미국과 서방의 경제제재가 지속된다면 우리 기업으로서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미국과 영국은 러시아에 대한 경제 보복을 보면 첫 번째로 스위프트 달러화 결제 시스템에서 러시아를 퇴출시킨다는 부분이다. 두 번째로 반도체나 주요 부품에 대한 대 러시아 수출 금지이다. 그리고 러시아 채권의 요청을 금지하고, 비자나 스톡카드 등의 경제적 시스템을 러시아에서 중단시키는 등의 관련 제재들이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에너지와 관련된 가스관 등의 러시아 에너지 수출을 제재하는 상황이 예상되고 있다.

그러면 이런 제재들이 러시아에 미칠 파장은 어떻게 될까? 물론 충격적일 것이다. 일단 2014년 상황을 먼저 예를 들어 본다면, 2014년 크림반도 합병과 관련해서 미국과 서방의 제재 대상들이 대부분 어찌 보면 러시아 권력 자금이나, 러시아 부자, 재벌들 대상으로 했다. 그러다 보니 러시아 경제는 자국 산업 발전을 위한 내성이 생겼다. 하지만 지금 진행할 제재는 러시아 국가의 국민들에게도 크나큰 타격이 될 수 있다. 러시아에 투자한 우리 기업뿐 아니라 외국 기업에게도 큰 타격으로 충격이 상당히 강력할 것이다.

그러면 이런 미국과 서방의 경제 제재에 맞서 러시아에서 꺼낼 수 있는 무기, 카드는 유럽까지 연결된 천연 파이프의 가스를 차단하는 것이다. 러시아의 가장 큰 수입원이지만 이걸 차단해 버리면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미국이나 서방의 제재 방안에 가스관을 통한 가스 수출을 금지시키거나, 러시아의 원유 수출을 금지시키겠다는 방안은 러시아에 충격일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들도 분명히 경제적 충격을 받을 수 있는 조치이다. 에너지 무기화에 대한 부분은 러시아뿐 아니라 유럽 지역, 그리고 다른 지역도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에너지를 통한 무기화 정책을 러시아가 내놓을 수 있는 방법은 아니긴 하다.

지금 천연가스 가격도 이미 오른 상태이고 만약에 이런 사태가 길어지면 원자재 가격 당연히 오를 것이고, 그리고 미국의 경제적 제재가 실제로 가해진다면 반도체 같은 공산품 가격까지 요동칠 수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러시아에 공장이 있는 기업도 많아서, 사태가 계속 이어지고 경제적 제재까지 실제로 가해진다면 우리나라 경제에 미칠 영양은 굉장히 크다.

국제 시장의 에너지 자원들인 석탄과 석유, 그리고 천연가스 등의 원자재 비용이 급격히 상승하는 부분은 수출 주도형인 우리 경제에는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그 파장을 넘기 위해서는 우리 기업들도 러시아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어찌 보면 실질적으로 제재가 가해졌을 때 또 다른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에 천연가스 가격은 폭등할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자세히 들여다보면 러시아만 이익을 보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셰일가스로 세계 최대 산유국이 된 미국도 이익을 본다. 미국은 러시아와 독일의 노스 스트림 가스라인에 훼방을 놓아야만 미국산 천연가스를 유럽에 팔아먹을 수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와 중국이 다시 친해졌다. 푸틴은 그렇게 해야 마음이 편할 것이다. 그리고 유럽에 천연가스 공급이 여의치 않으면 아주 긴 파이프라인이지만 중국에 석유와 천연가스를 팔 것이다. 한국이 러시아 가스를 파이프로 들여온다면 당연히 미국은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절대로 철수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돈이 되기 때문이다. 그것이 경제이다.

멈춰서는 안 되는 흐름이지 않겠는가
찬바람 거두어 간 강으로 오시게
멈춤 없이 흐르는 강으로 오시게

최대승 시인의 '강으로 오시게'란 시이다. 강 같은 평화란 말이 있다. 세계가 분쟁에서 벗어나 평화로웠으면 한다. 고요한 강물을 바라보며 멈추지 않고 흐르는 평화를 생각한다. 강을 노래한 친구 최대승 시인의 시집 '강가에 서서 하염없이'를 책상 위에 놓고 틈날 때마다 읽고 있다. 최 시인의 시를 읽는 이유는 평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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