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구락부 손형석 대표, 사진=최종원 기자)
(청춘구락부 손형석 대표, 사진=최종원 기자)

[CEONEWS=최종원 기자] 전통을 모던함으로 계승하는 곳, 청춘구락부

소(牛)의 내장을 언제부터 식용했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우리나라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조리서인 '산가요록(山家要錄: 세종 어의 전순의(全循義)에 처음으로 소개되었고 약 350년 전 안동 장씨라 불리던 장계향(張桂香)'의 한글 조리서인 [음식디미방]에 소의 위 삶는 법, 위로 만든 편(片), 쇠발곰탕 등 소의 내장을 조리하는 방법이 나온다.

소는 머리부터 꼬리, 발까지 어느 것 하나도 버릴 것이 없을 정도로 우리 식생활에 영향을 주는 소중한 가축이다. 그래서인지, 소나 돼지와 같은 가축의 살코기와 뼈를 제외한 '부속고기'를 먹는 식문화가 발달하였다. 소의 위가 맛이 진해서 맛이 좋다고 하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맛있는 부위, 첫번째 위를 받치고 있는 근육조직인 양깃머리를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곳. 청춘구락부 손형석 대표를 만났다. 

이탈리아 패션스쿨 출신인 누나의 영향을 받아서 미국 패션 학교 유학을 다녀온 후 의류회사에서 '머천다이저(Merchandiser)'로 근무한 특별한 이력을 가진 손형석 대표는, 일본에서 살던 누나를 보기 위해서 오사카를 자주 찾던 중 야키니쿠와 양대창구이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다. 오너셰프가 되기 위해서 몇 곳의 식당에 취업해서 조리기술도 배우고 창업과 운영에 관련된 것을 습득하게 되었고 2004년 일산의 한 정육식당 직원으로 입사해 본인의 가게처럼 일을 하다 1년 만에 주방장과 점장을 거치며 성실함을 인정받았고 2006년 매장 인수 제안을 받아들이게 되면서 현재의 청춘구락부를 만들게 되었다. 그동안 맛에 대한 연구뿐만 아니라 차별화된 매장의 컨셉,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약 20여년간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대표음식 양ㆍ대창구이. 사진=최종원 기자)
(대표음식 양ㆍ대창구이. 사진=최종원 기자)

Q. 양ㆍ대창 전문점의 이름이 '청춘구락부'입니다. 어떻게 작명을 하셨고 운영에는 어떤 특별함이 있나요?

A. 저희 매장을 찾는 분들은 젊은 층도 많지만 40대에서 50대분들이 많습니다. 내 인생에서 가장 빛나던 청춘의 시대를 떠올릴 수 있고 가장 유명했던 영화와 지금 들어도 명곡인 팝송과 가요를 듣고 볼 수 있는 곳을 구상했고요. 영화와 음악을 반영해 '복고와 향수(RETRO+NOSTALGIA)'를 느낄 수 있는 개성적인 인테리어로 공간을 만들어 봤습니다. 공간 구석구석 우리의 '청춘'을 떠올릴 수 있는 다양한 포스터를 보면서 세월을 추억하실 수 있겠죠?

그리고 상품기획을 해왔던 터라 그 특별함을 살려서, 대형 매장에서도 시도하지 못했던 시절부터 매년 다른 캐치프레이즈를 만들고 정규 상업광고를 하는 감독 친구들과 합심해서 완성도 있는 동영상을 만들어서 변화하는 모습을 손님들에게 알리려고 노력도 했고요 매장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도록 로고송도 만들었습니다. 그러한 노력들이 고객들에게는 신선했던 모양입니다. (웃음)  

Q. 사실, 고객들은 참 냉정합니다. 아무리 인테리어가 좋고 광고를 한다고 해도 맛이 없다면 재방문하지 않을 텐데요. 지속적으로 고객들이 찾아올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A. 제가 가장 집중하는 요소는 '식재료의 신선도'입니다. 저희는 최상급 뉴질랜드산 양(䬺)을 사용하고 있고, 간장베이스의 양념에 굵은 고춧가루와 사과, 파인애플 등의 과일과 와인 등으로 20시간가량 숙성을 하는데 너무 자극적이지 않도록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선도가 더욱 중요하지요. 그리고, 우리 집은 반찬이 맛있습니다. 식전에 나오는 묵사발이나 장아찌, 명이나물, 샐러드, 두부김치 등은 구이를 먹었을 때 느끼함을 잡아줄 수 있는 역할을 합니다. 두 번째는 '변화'입니다. 청춘구락부는 양ㆍ대창구이 전문점으로 큰 방향이 서 있지만 고객의 니즈에 따라서 사이드메뉴를 추가하며 변화하고 있습니다. 서울식 불고기를 재해석한 산더미불고기나 평양냉면을 드시기 위해서 주변 직장인뿐만 아니라 먼 곳에서 찾아와 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청춘구락부 마포점. 사진제공=청춘구락부)
(청춘구락부 마포점. 사진제공=청춘구락부)

넉넉하고 여유로운 마음으로부터 느껴지는 브랜드의 힘

선주후면(先酒後麵)과 같이 양ㆍ대창을 먹은 후에 맛볼 수 있는 평양냉면은 화룡점정이다. 대북사업을 했던 경험으로 옥류관이나 금강원 같은 북측식당에서 여러 번 먹어봤던 경험이 있는데, 청춘구락부의 자가제면한 100% 순 메밀과 한우 양지, 꿩 육수를 사용한 평양냉면은 그 당시의 기억을 많이 떠오르게 한다. 북한 옥류관과 고려호텔 출신의 요리사가 만드는 다른 음식점의 평양냉면과 견주어도 정말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게다가 직접 짠 들기름과 간장, 김가루, 들깨가루가 들어간 들기름 메밀국수까지 고객들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한 맛이다. 

손형석 대표는 참 스마트하다. 청춘구락부의 양ㆍ대창 구이라는 맛에 대한 본질은 지속해서 유지하면서, 시대적ㆍ계절적으로 고객이 원하는 변화에 대한 반응은 누구보다 빠르기 때문이다. 동료들과 손 대표를 닮은 ‘고운달’ 한잔하러 가야겠다.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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