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준철의 IR리포트 18] LS, '전력 슈퍼사이클' 파도 타고 '퀀텀리프' 증명

3분기 영업이익 63.6%증가, '어닝 서프라이즈'

2025-11-17     배준철 기자
LS그룹이 전력 슈퍼사이클 파도를 타고 3분기 영업이익이 63.3%증가하며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CEONEWS=배준철 기자] 세계적인 '전기화(Electrification)'와 AI 데이터센터의 폭발적인 수요 증가로 인해 바야흐로 '전력 산업의 슈퍼사이클'이 도래했다. 이러한 거대한 흐름 속에서 ㈜LS(이하 LS)가 보여준 2025년 3분기 성적표는 단순한 실적 개선을 넘어, 그룹의 체질이 근본적으로 변화했음을 증명하는 중요한 지표가 되고 있다. 이번 IR 리포트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63.6% 증가라는 놀라운 성과를 달성한 LS의 저력과 그 이면에 숨겨진 계열사별 성장 동력, 그리고 향후 비전에 대해 심층 분석한다.

■숫자 그 이상의 가치, '수익성'의 대폭발

LS가 공시한 2025년 3분기 실적은 시장의 기대치를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에 가깝다. 매출액 8조 728억 원, 영업이익 2,571억 원, 순이익 1,046억 원. 이 숫자들의 무게감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을 볼 때 더욱 명확해진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3.6% 급증했으며, 순이익은 45.6% 증가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매출 증가 폭보다 영업이익의 증가 폭이 월등히 크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히 물건을 많이 판 것이 아니라,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의 포트폴리오 재편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도 매출 22조 8,408억 원, 영업이익 7,973억 원을 기록하며, 일시적인 호재가 아닌 구조적인 성장기에 진입했음을 알리고 있다. 영업이익률 개선은 특히 인상적이다. 3분기 영업이익률은 3.2%로, 전년 동기 2.2%에서 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고부가가치 제품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수익성이 본격적으로 개선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4륜 구동의 완벽한 하모니

LS그룹이 전력 슈퍼사이클 파도를 타고 3분기 영업이익이 63.3%증가하며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이번 호실적의 비결은 특정 계열사의 독주가 아닌, 주요 계열사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4륜 구동'처럼 고르게 힘을 냈다는 데 있다.

▲LS전선, 바다를 지배하듯 해저 전력망 지배

LS전선은 이번 실적 견인의 일등 공신이다. 초고압 케이블과 해저 케이블은 기술 장벽이 높아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분류된다. 전 세계적인 해상풍력 단지 조성 붐과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가 맞물리며, LS전선의 수주 곳간은 넉넉하게 채워졌고 이것이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직결되었다. 특히 해저케이블 시장은 진입장벽이 매우 높다. 전 세계에서 이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10개 남짓에 불과하며, LS전선은 그 중에서도 기술력과 생산능력 면에서 상위권에 속한다.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한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은 LS전선에게 지속적인 수주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LS일렉트릭, AI 시대의 숨은 주인공

LS일렉트릭의 약진은 시대적 트렌드와 정확히 부합한다. AI 데이터센터의 확장은 필연적으로 막대한 전력 소비를 동반하며, 이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초고압 변압기와 전력기기 수요를 폭발시켰다.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한 인프라 투자 확대의 최대 수혜를 입으며 유의미한 성과를 달성했다. 업계 추정에 따르면, 대형 AI 데이터센터 하나가 소비하는 전력은 소도시 하나와 맞먹는다. ChatGPT, Claude와 같은 생성형 AI의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건설이 가속화되면서, LS일렉트릭의 초고압 변압기와 배전반 수요는 향후 수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LS MnM, 원자재와 반도체, 두 마리 토끼를 잡다

LS MnM은 대외 환경의 변화를 기회로 만들었다. 귀금속 가격 상승이라는 호재와 더불어, 반도체 업황의 회복세가 맞물리며 고순도 황산(반도체 세정용)의 수요가 확대되었다. 소재 기업으로서의 탄탄한 기초 체력을 다시 한번 입증한 셈이다. 특히 반도체 산업의 회복은 LS MnM에게 긍정적이다. 고순도 황산은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필수적인 소재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고대역폭메모리) 생산 확대는 LS MnM의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에식스솔루션즈, 위기를 기회로 바꾼 유연성

전기차 시장의 일시적 수요 정체(Chasm)에도 불구하고 에식스솔루션즈는 건재했다. 전기차용 권선 수요의 공백을 변압기용 특수 권선(CTC) 사업의 호조로 메웠기 때문이다. 이는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CTC(Continuously Transposed Conductor)는 대용량 변압기에 사용되는 고급 권선 소재로, 전력 인프라 확대와 함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전기차 모터용 권선에서 축적한 기술력이 전력 인프라 시장으로 자연스럽게 확장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한 것이다.

■10조 원의 수주잔고, 미래를 담보하다

LS그룹이 전력 슈퍼사이클 파도를 타고 3분기 영업이익이 63.3%증가하며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기업의 미래 가치를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인 '수주잔고'에서 LS는 압도적인 경쟁력을 보여주었다. LS전선과 LS일렉트릭의 합산 수주잔고가 10조 원을 돌파했다는 사실은, 향후 3~4년 치의 안정적인 먹거리를 이미 확보했다는 의미와 같다. 특히 이 수주가 국내에 국한되지 않고 북미, 유럽, 동남아 등 글로벌 시장으로 다변화되어 있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다. 특정 국가의 경기 변동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10조 원의 수주잔고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향후 실적의 가시성을 보여주는 강력한 지표"라며 "특히 해저케이블과 초고압 변압기는 프로젝트 기간이 2~3년에 달하는 장기 계약이 많아 안정적인 매출 흐름을 보장한다"고 설명했다.

■공격적인 투자로 초격차 벌린다

LS 그룹 경영진은 현재의 호실적에 안주하지 않고, 지금을 '골든타임'으로 판단하고 있다. 전력 슈퍼사이클은 단기간에 끝날 현상이 아니다. 이에 LS는 북미와 유럽 등 글로벌 거점을 중심으로 전선 및 전력기기 인프라 투자를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해저케이블 생산 능력 확대, 초고압 변압기 라인 증설, CTC 생산성 향상 등 생산 능력(CAPEX)에 대한 과감한 투자는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벌리는 '초격차 전략'의 일환이다. LS는 향후 3년간 약 2조 원 규모의 설비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S 관계자는 "전력 인프라 수요는 단기 사이클이 아닌 10년 이상 지속될 메가트렌드"라며 "지금 투자하지 않으면 향후 수주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은 'LS'를 다시 봐야 할 때

LS그룹이 전력 슈퍼사이클 파도를 타고 3분기 영업이익이 63.3%증가하며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주식 시장에서 실적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격언이 있다.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의 트리플 크라운 달성은 LS가 단순한 지주회사를 넘어 사업형 지주회사로서의 매력을 십분 발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기화라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Megatrend), 10조 원이 넘는 든든한 수주잔고, 그리고 과감한 설비 투자까지. 3박자를 고루 갖춘 LS의 행보는 2025년 하반기, 그리고 2026년까지도 우상향 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주목할 점은 LS의 성장이 특정 사업부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선, 전력기기, 소재, 권선 등 각 사업부가 균형 있게 성장하면서 포트폴리오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다. 이는 한 사업의 부진이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는 동시에, 다양한 성장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유연성을 제공한다.

투자자들은 현재의 실적 수치보다, 이 기업이 그리고 있는 거대한 전력 인프라의 청사진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AI 데이터센터, 재생에너지, 전기차 충전 인프라, 노후 전력망 교체 등 LS가 참여하고 있는 모든 시장이 향후 10년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LS는 이제 막 슈퍼사이클의 초입에 들어섰을 뿐이다. 진짜 성장은 지금부터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