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직접 찾아간다" MG새마을금고, 인구소멸지역 미래 안전을 돌보다
편도 2시간, 왕복 4시간... 안전 격차의 블랙홀에 MG새마을금고가 던진 해법 완도·철원·삼척이 증명한 것... MG새마을금고 안전교육 모델, 지자체가 배워야 할 이유
[CEONEWS=박수남 기자] 2025년 9월, 완도의 한 초등학교. 교사 한 명이 조심스레 입을 뗐다. "가장 가까운 안전체험관이 편도 2시간 거리입니다. 솔직히 왕복 4시간을 이동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어요." 이 짧은 증언은 대한민국 인구소멸지역이 직면한 잔인한 현실을 압축한다. 서울 강남의 아이들은 걸어서 10분 거리에 첨단 안전체험관이 있다. 하지만 완도, 철원, 삼척, 고흥, 태안, 거창의 아이들은? 그들에게 안전교육을 받을 권리는 왕복 4시간이라는 시간적 비용과 교통비라는 경제적 부담 뒤에 숨어 있다.
MG새마을금고 지역희망나눔재단(이하 MG재단)이 2025년 찾아가는 어린이 안전교육을 신규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며 던진 질문은 명확했다. "우리가 지금 이 아이들을 방치하면, 10년 후 이 지역은 누가 지킬 것인가?"
행정안전부 지역 안전지수를 들여다보면 답답함이 밀려온다. 인구소멸지역으로 분류되는 도서산간 및 농어촌은 도시 대비 생활안전과 교통사고 분야에서 줄곧 낮은 등급을 받는다. 단순한 통계가 아니다. 이 데이터는 이 지역 아이들의 생존 역량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MG재단 김인 이사장은 이를 사회환경망의 문제로 규정했다.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지역사회의 구조적 취약성을 해소하는 장기 전략이라는 뜻이다. 새마을금고는 상부상조(相互扶助)라는 우리 고유의 정신 위에 세워졌다. 운영 이익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며 함께 성장해 온 역사가 그것을 증명한다. MG재단의 사회공헌 포트폴리오를 보면 전략이 보인다. 크게 세 축이다.
첫째, 청년(미래 자립) 세대 지원. MG희망나눔 청년누리장학 지원사업을 통해 주거 불안정 청년과 사회초년생의 경제적 자립 기반을 마련한다. 둘째, 취약계층(현재 위기) 지원. 냉방비 지원 및 복지 사각지대 해소로 현재의 위기를 막는다. 셋째, 아동(미래 안전) 세대 지원. 이번 어린이 안전교육이 바로 이 축에 해당한다.
김인 이사장의 표현대로, 이것은 사회환경망의 완성이다. 일회성 기부가 아니라, 세대별·영역별로 지역사회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체계적 접근이다. 상부상조의 현대적 해석이라고 볼 수 있다.
MG재단의 찾아가는 교육 모델은 라스트 마일(Last Mile) 문제를 정면 돌파했다. 정부가 인프라를 고정 지점에 설치하면, 인구 밀도가 낮은 지역은 투자 효율성이 떨어진다. 경제 논리로 보면 적자다. 그래서 인구소멸지역은 항상 서비스 사각지대에 놓인다. 하지만 MG재단은 역발상했다. "우리가 직접 찾아간다."
재단이 물류 비용과 시간적 비용을 떠안음으로써, 지역 학교는 이동 부담 없이 교육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게 됐다. 이것을 학술 용어로는 사회적 투자수익률(Social ROI) 극대화라고 부른다. 쉽게 말하면, 투입 대비 효과가 압도적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참여한 학교 교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이 먼 곳까지 정말 오실까 하는 반신반의한 생각이 있었는데, 이렇게 직접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정서적 만족도는 숫자로 환산하기 어렵지만, 금융업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인 신뢰를 축적한다.
MG재단은 무작위로 지역을 선정하지 않았다. 완도, 철원, 삼척, 고흥, 태안, 거창. 이들은 모두 인구소멸지역으로 분류되며, 안전 인프라가 취약한 곳들이다. 더 중요한 건, 교육 커리큘럼이 지역 특성을 반영한다는 점이다.
해안 지역인 완도나 태안 아이들에게는 수상안전과 태풍안전 교육이 들어간다. 이건 단순 교양이 아니다. 생존에 직결되는 문제다. 내륙 지역에서는 교통안전과 화재 예방에 집중한다. 이처럼 교육 리소스를 실제 위험 노출도가 높은 영역에 집중하는 것은 교육의 적합성(Relevance)을 극대화한다. 그리고 이 맞춤형 설계는 한국어린이안전재단(KCSF)과의 협력을 통해 가능했다.
KCSF는 2000년 설립된 어린이 안전사고 예방 전문 기관으로, 생애주기별 6대 안전수칙에 따른 종합 안전 체험 교육의 노하우를 갖고 있다. MG재단은 재원과 물류를 담당하고, KCSF는 전문성을 제공하는 구조. 이것이 바로 효율적인 민-비영리 협력 모델이다. 안전교육의 목표는 지식 암기가 아니다. 위기 상황에서 즉각 행동하는 실행력(Action Capability)을 키우는 것이다.
교통안전 체험차량에서 급제동을 경험한 한 아동의 증언이 이를 증명한다. "창 밖으로 몸이 튕겨져 나갈 수 있다는 걸 직접 느끼고 나니, 안전벨트가 왜 중요한지 알겠어요." 이것이 체험 교육의 힘이다. 안전벨트를 해야 한다는 단순 지식이, 강렬한 감각적 체험을 거쳐 태도 변화로 전환되고, 궁극적으로 행동 의도로 이어진다.
교육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도록, MG재단은 참가 어린이들에게 안전키트 3종을 나눠줬다. 가방 안전커버, 신변보호기(호신용 경보기), 자전거·킥보드용 전조등·후미등. 이 키트에는 안전 영웅 캐릭터 세이프 히어로즈가 새겨져 있다. 단순한 굿즈가 아니다. 이것은 안전 수칙 준수를 게임화(Gamification)한 장치다. 아이들은 안전 수칙을 해야 하는 의무가 아니라, 영웅이 되기 위한 놀이로 인식하게 된다. 외부의 규율이 아니라, 자발적인 역할 수행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교육에서 배운 지식이 일상 속 안전 습관(Safety Habit)으로 내재화된다. 교육 효과의 장기적 유지를 위한 완벽한 행동 트리거(Behavioral Trigger)다.
현재까지 3회차 교육을 통해 약 600여 명의 어린이가 참가했다. 11월까지 총 10회 진행 예정이다. 초기 사업임에도 현장 호응도는 높다. 숫자보다 중요한 건, 지역사회의 정서적 반응이다. MG재단은 단순한 교육 제공자를 넘어, 지역의 공동체 파트너로 인식되고 있다.
김인 이사장은 강조했다. "재단의 사회공헌 활동은 일회성 지원이 아닌 지속가능한 나눔을 만들어가는데 중점을 둔다." 이 말은, 안전교육 사업이 인프라 격차가 해소될 때까지 지속될 재단의 핵심 장기 전략임을 시사한다.
MG새마을금고재단의 찾아가는 교육 모델은 중앙 정부나 광역 지자체가 벤치마킹해야 할 정책 템플릿이다. 이 모델이 증명한 것은 명확하다. 공공 부문이 해결하기 어려운 접근성과 전문성 문제를, 민간 부문이 효율적으로 메울 수 있다는 사실이다. 지역 금융기관의 재원 및 물류 역량과 비영리 전문 기관의 노하우를 결합한 민-비영리 협력 구조. 이것이 사회적 문제 해결의 구조적 혁신을 제공한다.
결론적으로, MG새마을금고재단은 단순한 금융 서비스 제공자를 넘어섰다. 지역사회의 구조적 불안정 요소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취약계층의 안전망을 강화하는 지역 앵커 기관(Community Anchor Institution)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인 새마을금고 재단 이사장은 "직접 찾아가는 안전교육을 통해 어린이들이 위험하고 위급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히며, "우리 아이들이 안전한 사회환경망에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안전교육을 넘어, 지역사회에 필요한 지원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