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창업 스토리] 대한민국 온라인쇼핑의 대명사 ‘쿠팡’
직매입으로 가격 낮추고, 직배송으로 물류 혁명
[CEONEWS=김병조 기자] 5년 만에 매출이 5배나 올라서, 적자에 허덕이던 회사가 5년 만에 1조 6,24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다면 믿겠는가. 그것도 창업한 지 15년 만의 일이니 더욱 놀랄 일이다. 대한민국 대표 전자상거래 업체 쿠팡 이야기다. 2010년 8월 10일에 창립한 쿠팡의 창업과 성공 스토리를 소개한다.
창업자 김범석의 창업 동기
쿠팡 창업자 김범석은 1978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7살 때 대기업 주재원인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공부를 잘해서 하버드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하버드대학교 정치학과에 다니던 1998년 잡지 ‘커런트’를 만들어 2001년에 뉴스위크에 매각했고, 미국의 보스턴컨설팅그룹 본사에서 2년간 근무하다 2009년 잡지사 ‘빈티지미디어컴퍼니’를 설립했으며, 이를 매각한 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 진학해 소셜커머스의 사업성을 확인하고, 2010년 한국에 입국해 전자상거래 회사 쿠팡을 창업했다.
하버드대 정치학도 출신이 경영대학원에 진학해 소셜커머스의 미래를 내다보고 대학원을 자퇴한 뒤 직접 소셜커머스 회사를 세운 것이다.
창업 초기 마케팅 전략
쿠팡 성장의 동력이 된 것은 뭐니 뭐니 해도 2014년부터 시작한 로켓배송 서비스를 꼽을 수 있다. 익일 배송을 내세운 자체 배송 서비스 로켓배송은 전자상거래 업체가 다른 택배 회사를 활용하지 않고 배송 인력을 직접 고용한 최초의 사례다.
0시 이전에 주문하면 바로 다음 날 새벽에 또는 다음날 안에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보니 당연히 고객들의 관심을 끌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당시 경쟁사였던 옥션과 G마켓 등의 시장점유율은 대폭 추락해 쿠팡이 배송 시스템 하나 때문에 1위 자리에 오른다.
로켓배송은 수백만 가지의 상품을 빠르게 배송한다. 최첨단 기술과 430만㎡ 규모의 물류 인프라를 통해 고객의 쇼핑 경험을 바꿔나가고 있다.
멤버십 ‘로켓와우’로 제2의 도약
로켓배송으로 업계에 파란을 일으킨 쿠팡은 2019년 또 하나의 핵폭탄급 서비스를 내놓는다. 월정액제 멤버십 서비스인 ‘로켓와우’다. 2023년 말 기준 가입자가 1,400만 명을 넘어섰다.
월정회비는 7,890원이다. 기존에 4,990원이었으나 2024년 8월 17일부터 인상됐다.
로켓와우 회원은 여러 가지의 혜택을 본다. 먼저, 모든 상품의 배송이 무료다. 낮에 주문해도 다음 날 새벽에 도착하고, 아침에 주문하면 당일 도착한다. ‘로켓직구’를 통해 해외직구도 무료로 배송해준다.
30일 이내에는 무료교환·반품 혜택이 주어지고, 골드박스 할인 등 각종 혜택을 누린다. 이에 더해 ‘쿠팡플레이’와 다양한 콘텐츠를 시청하거나 회원 전용 이벤트에 초청되는 등의 방대한 와우 멤버십 혜택을 누린다.
첫 30일에 한정해 쿠팡페이 머니 결제금액의 5%(최대 5만원까지)가 적립된다.
그밖의 차별화된 서비스들
신선식품 새벽배송 <로켓프레시>
2019년에는 와우 멤버십과 더불어 신선식품을 당일 또는 새벽에 배송하는 ‘로켓프레시’도 론칭해 날개를 달았다. 로켓와우에 가입하면 오전에 주문된 일반 물량을 당일 저녁 8시까지 배송해주고, 자정 전에 주문하면 다음 날 새벽에 배송해준다. 로켓프레시는 국내 최대 규모의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다. 고객이 필요한 모든 식품을 특허받은 친환경 프레시백으로 배송한다.
해외직구도 무료배송 <로켓직구>
‘로켓직구’는 수백만 품목을 해외에서 배송한다. 한국과 대만에서 서비스 중이며, 해외직구의 가격과 배송 과정을 혁신해 상품을 저렴하고 빠르게 받아볼 수 잇게 한다.
더 좋은 식사의 시작 <쿠팡 이츠>
맛있는 음식을 가장 맛있는 순간에, 믿음직한 배달로 더 좋은 식사를 전한다. 줄 서는 맛집을 집에서 편하게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쇼핑에 더 긴 시간을 쓸 수 있도록 <쿠팡페이>
지금까지 이렇게 쉬운 결제는 없었다. ‘쿠팡페이’를 이용해 모든 쿠팡 서비스에서 신속하고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다.
자체 브랜드 <CPLB>
쿠팡 자체 브랜드 CPLB는 전국의 중소 제조업체와 협력해 고객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품질의 상품을 제공한다.
기회가 된 코로나19
2014 로켓배송 시작과 2019년 로켓와우와 더불어 새벽배송 로켓프레시, 음식배달 쿠팡이츠를 론칭한 가운데,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는 쿠팡에게 기회였다.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온라인쇼핑이 더욱 각광을 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쿠팡은 매출이 급증하기 시작했고, 2022년부터는 영업이익이 창업 이후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에 7조 1,531억원이던 매출은 2020년 13조 9,236억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고, 그 후로도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가며 지난해에는 28조 2,98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21년 1조 1,209억원 적자였으나 2022년에는 998억원 흑자로 돌아섰고, 지난해에는 무려 1조 6,242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쿠팡
쿠팡은 2021년 3월 11일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기존에 알려지던 나스닥이 아닌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우리로 말하면 코스닥이 아닌 코스피에 상장한 것이다. 공모가는 35달러였다. 이로써 쿠팡은 기업공개를 통해 34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상장 첫날은 공모가인 35달러보다 41% 오른 49.25달러에 장을 마감했지만, 그 후로 계속해서 하락해 2022년 5월 9일 종가는 9.35달러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현재 쿠팡의 주가는 30달러 선까지 회복한 상태다.
뉴욕증권거래서 상장 이후 주가는 비록 하락했지만, 쿠팡의 질주는 계속됐다. 2022년 국내 쇼핑몰 업계 거래액 및 이커머스 시장점유율에서 네이버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아울러 2022년 흑자전환이 가능하다는 소식과 함께 2022년 중순부터 주가가 폭등해 9달러 선에서 2개월 만에 21달러까지 무려 2배 이상 폭등했다. 실제 2022년에 창업 이래 최초로 998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2022년 10월에는 대만에 로켓직구와 로켓배송을 출시하면서 해외시장에도 진출했다. 보통 해외직구 업체들은 배송에 3주 이상 걸리지만, 쿠팡의 로켓직구의 경우는 690대만달러(한화 약 29,000원) 이상 구매하면 익일 대만행 첫 비행편을 통해 무료 배송된다. 또한, 로켓배송의 경우 195만대만달러(한화 약 8,000원) 이상 구매하면 익일 무료 배송된다.
쿠팡은 해외 진출을 통해 중소기업 동반성장과 한국산 제품 수출 증대를 동시에 이뤄낼 수 있다고 보는데, 현재 쿠팡을 통해 대만에 동반 진출한 기업은 12,000곳에 달하며, 현지 판매 제품의 70%가 국내 중소기업 생산품이다.
그리고 2023년 1분기 이마트 매출을 사상 처음으로 넘어서면서 국내 유통업 점유율 1위 업체로 올라섰다.
쿠팡 비즈니스의 특징
쿠팡은 직매입 위주의 플랫폼이다. 그래서 지금 당장은 판매자들의 판매와 재고 리스크를 떠안는 대신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공급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초기에는 수요에 탄력적인 공급을 해주면서 재고를 줄여 물류비까지 최소화하는 노하우가 부족했지만, 경험과 데이터가 쌓이면서 리스크는 점점 줄고, 매입 상의 이득을 보게 됐다.
또한, 이 과정에서 쿠팡은 매입한 물건을 판매해도 대금 지급은 통상적으로 2~3개월 걸리기 때문에 그 기간에 물건을 팔아 생긴 현금으로 새로운 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 쿠팡은 사실상 무이자 단기대출 효과를 보고 있는 셈이다.
이를 통해 배달과 물류, 기타 신사업에 투자하면 쿠팡 와우 멤버십의 효용성이 늘어나는데, 이러한 유인책을 통해 멤버십 가입자를 늘리고, 충성고객을 확보해 회원당 매출을 늘리고, 이를 다시 투자하며 플라이휠을 키워낸다.
이렇게 플라이휠을 키워 외형적인 확장이 가능해지면, 기업 가치를 높게 인정받아서 막대한 자본을 투자받을 수 있고, 또 은행에서 대출을 받거나 회사채를 발행하는 등 부채 조달이 매우 용이해진다.
새로운 위협 ‘알테쉬’
승승장구하고 있는 쿠팡에게 3가지 위협적인 요소가 생겼다. 중국발 C커머스인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안)의 위협과 티메프사태, 그리고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부여받은 과징금 1,400억원이다.
알테쉬의 습격은 우선 그들 업체가 초저가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는 점에서 쿠팡에게는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위협적이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6월의 알테쉬 월간 활성 사용자수는 알리 697만명, 테무 702만명, 쉬인 175만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쿠팡은 3,099만명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C커머스가 성장 한계치에 도달했다는 반응도 있다.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시장 존재감은 키웠으나, 품질과 배송 경쟁력이 쿠팡과 견주기 어렵다는 해석이다.
품질 리스크는 실제 국내 소비자 구매 결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정보통신정책연권 보고서에 따르면, C커머스 이용 후 실제 불편했던 사항에 대해 알리는 ‘긴 배송기간’(52.9%), ‘상품의 품질문제’(44.9%), ‘부정확한 제품 설명’(38.1%) 등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테무는 ‘상품의 품질 문제’(54.3%), ‘긴 배송기간’(48.4%), ‘부정확한 제품 설명’(40.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역으로 이런 국내 소비자들의 불편사항을 C커머스 업체들이 개선하고 나면 쿠팡에게는 진짜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쿠팡의 경쟁력은 결국 ‘물류’
쿠팡은 고객이 앱을 여는 순간부터 주문한 상품이 집으로 배달되는 순간까지 고객을 감동시키는 것을 목표로 쇼핑 경험을 재창조하고 있다.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세상을 만들면서 쿠팡은 고객의 일상을 바꾸고 있다.
뛰어난 앤드투앤드(end-to-end) 물류 네트워크, 그리고 고집스럽게 고객만을 생각하는 문화, 이를 통해 쿠팡은 빠른 서비스, 넓은 선택의 폭, 낮은 가격이라는 3가지 목표를 모두 이뤄냈다. 신선식품을 포함한 수백만 개의 상품을 1년 365일, 단 몇 시간 내에 전국에 배송한다.
말하자면, 쿠팡은 물건을 사고 파는 플랫폼이지만 결국 경쟁력은 물류시스템에 있다는 걸 보여준 회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