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더 36] 시가총액 1위 엔비디아 혁신의 사령관 젠슨 황

AI가 쏘아 올린 황금알, 그 뒤에 숨은 리더의 DNA

2025-07-25     김소영 기자
엔비디아 CEO 젠슨 황

[CEONEWS=김소영 기자] 1963년 타이페이의 작은 가정에서 태어난 젠슨 황(黃仁勳) CEO는 10대에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하며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었다. 서툰 영어와 공장 관리 보조 업무로 고된 나날을 보내던 소년은 퍼시픽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공부하면서 “문제의 ‘이유’를 끝까지 파고드는 집요함”을 키워 갔다. 지도 교수들은 그를 두고 “단순한 답이 아닌 근본 원인을 묻는 유일무이한 학생”이라 일컬었다.

1993년, 젠슨 황은 동료 세 명과 함께 그래픽칩 스타트업 엔비디아를 창업했다. 당시 그래픽카드는 단순 PC 부속품이었지만, 그는 “병렬처리가 컴퓨팅의 미래”라 선언하고 내부 연구팀을 과감히 재정비했다. 1999년 ‘GeForce 256’ GPU를 선보이며 세계 최초의 GPU 시대를 열었고, 게임 시장을 장악하며 회사 매출을 급상승시켰다. 이후 2010년대 들어 과학·AI 연산으로 영역을 넓히며 단순 그래픽 칩 기업을 넘어 ‘혁신 플랫폼’으로 거듭났다.

2016년 AI 대전환기에 엔비디아는 더 큰 도약을 준비했다. 황 CEO는 GPU를 연구실용 칩이 아닌, 소프트웨어·프레임워크·개발자 커뮤니티가 결집된 ‘생태계’로 설계했다.

2017년 ‘Tesla P100’으로 구글·페이스북·아마존을 고객으로 확보했고 2020년 ‘A100’ 시리즈 출시로 페타플롭스급 AI 학습 시대를 개막했다.

2022년에 엔비디아는 시가총액 1조 달러 돌파하며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어 승승장구하며 2025년 7월 시가총액 3조 2,000억 달러를 기록하며 글로벌 1위 기업에 등극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첫 자서전 출간

황 CEO는 “우리는 칩이 아닌 생태계를 판다”고 강조하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유기적으로 결합했다.

그의 리더십은 전형적인 카리스마형과 다르다. 매주 열리는 ‘기술 리뷰 세션’에서는 임직원 누구나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에 참여한다. CTO·CFO·CMO를 동등 파트너로 대하며, 대만·인도·이스라엘 연구소와 협력해 글로벌 인재를 기용한다. 젠슨 황은 “한 사람의 천재보다, 1,000명의 집단지성이 세상을 바꾼다”고 말하며 개방과 협력을 조직문화의 핵심 가치로 삼았다.

물론 엔비디아의 성공 여정에는 리스크도 공존했다. AMD·인텔·구글 TPU의 경쟁, 미국·EU·중국의 반독점 규제, 생성형 AI 윤리 논쟁까지. 그러나 황 CEO는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기술 완성도와 생태계의 투명성”이라며 기술 로드맵과 윤리 가이드라인을 공개, 불확실성을 줄이는 전략으로 대응해 왔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가 최수연 대표와 함께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만나고 있다.

젠슨 황의 성공 키워드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도전 정신. 초기 실패를 곧바로 재도약의 데이터로 삼는다.

둘째, 생태계 설계력. 단일 제품을 넘어 플랫폼과 커뮤니티를 동시에 구축한다.

세째, 데이터 기반 설득. 논리와 증거로 조직과 파트너를 이끄는 ‘소프트 권위’를 발휘한다.

한국 기업에도 시사점은 분명하다. 기존 캐시카우 산업을 AI로 전환하되, 외부 스타트업·학계와 초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속도만 앞세우지 말고, 작은 성공을 쌓아가는 ‘데이터 드리븐 실험’으로 견고한 결과를 만들어야 할 때다. 속도냐 완벽이냐를 묻는 낡은 이분법을 넘어, 속도와 완벽을 동시에 실현하는 혁신 모델로 나아가야 한다.

AI 전환은 기술이 아닌, 리더십의 문제다. 차세대 CEO들은 젠슨 황이 밟아온 길 위에서 자신만의 DNA를 새롭게 써 내려가야 할 것이다. 작은 데이터가 모여 거대한 혁신을 일으키듯, 여러분의 도전이 미래를 바꿀 ‘황금알’을 만들어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