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영의 월드아이 9] 대선후보들의 '에너지 허상'은 끝날까?

세계 최초로 태양광 원자력 발전량 추월 전망

2025-05-26     김소영 기자

[CEONEWS=이재훈 기자] 2025년 여름, 마침내 태양이 원자력을 넘어선다. 국제에너지기구(IEA)와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전 세계 태양광 발전량이 사상 처음으로 원자력 발전량을 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단순한 수치 변화가 아니다. 20세기를 이끈 원자력의 시대가 저물고, 21세기를 지배할 태양광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선언하는 신호탄이다. 하지만 이 대전환의 파도 앞에서 대한민국의 대선후보들은 여전히 20세기형 에너지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CEONEWS는 세계적 에너지 지형 변화 속에 국내 대선주자들의 정책을 분석하고, 원자력 산업의 향후 생존 전략까지 짚어본다.

올해 여름에 세계 최초로 태양광 발전량이 발전량을 일시적으로 넘어설 전망이다. 2014년 약 약 187GW였던 태양광 설치 용량이 2024년 1,866GW로 폭발적으로 성장했으며, 최근에는 매년 25~34%의 급증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재생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이며, 그리드 안정성 확보 및 배터리 저장 시스템 확대 필요성 또한 부각시킬 것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원자력 의존도를 낮추고 청정에너지 비중을 더욱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 세계는 태양으로, 한국은 여전히 원전으로?

2024년 기준 전 세계 태양광 누적 설치용량은 1,866GW, 이는 2014년 대비 무려 10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발전단가도 MWh당 40달러 선까지 떨어지며 원자력(MWh당 160~200달러)을 압도했다. 반면 대한민국은 여전히 원자력 비중 확대를 외치고 있다. 한 대선후보는 "원전 르네상스를 통해 수출 대국으로 가야 한다"고 외쳤고, 또 다른 후보는 "태양광은 보조금 없이는 경쟁력 없다"며 폄하했다.

문제는 이 논의가 2025년이라는 현실과는 전혀 동떨어져 있다는 점이다. 지금은 기술이 아니라 속도와 분산이 경쟁력이다. 태양광은 6개월이면 발전소 설치가 가능하지만, 원전은 착공부터 상업운전까지 최소 10년 이상 걸린다. 전기차, 데이터센터, AI 서버팜처럼 전력 수요가 폭증하는 시대에 '10년짜리 해답'은 너무 늦다.

■ 원자력 산업, 생존 전략은 있는가?

국내 원전 산업은 무너졌는가? 아니다. 문제는 "그 다음이 무엇인가"이다. CEONEWS 취재에 따르면, 원전 업계 내부에서도 이제는 '소형모듈원자로(SMR)'와 '해외 O&M 사업(운영 및 유지보수)' 중심으로 전략을 수정 중이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 지원은 여전히 신규 원전 중심에 머물러 있다. 이는 기술을 미래화하지 못한 채 과거의 틀 안에 갇힌 모습이다.

더 큰 문제는 인력이다. 원자력 전공 대학생 수는 10년 새 반토막, 신규 입사자는 중소 협력사에 몰리고 있다. 이는 단순한 산업 쇠퇴가 아니라, '전략 부재'의 결과다. 해외는 이미 태양광과 배터리, 풍력과 AI에너지 플랫폼 인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데, 우리는 여전히 원자력 '부활'이라는 프레임에서 못 벗어나고 있다.

■ 대선 후보들은 왜 탈원전과 원전 확대, 이분법에 갇히는가?

현재 대선 구도에서 에너지 정책은 '탈원전이냐, 원전 확대냐'의 단순한 대립 구도로 소비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에너지 전환의 핵심은 '혼합 전략(mix)'이다. 태양광과 풍력, ESS(에너지저장장치), 그리드(계통망), 그리고 필요한 경우에만 원전. 즉 '재생에너지 중심+보완적 원전'이 정답이다.

CEONEWS가 취재한 에너지 전문가는 "이제 원전은 산업이 아니라, 공공재 수준의 백업 시스템이 되어야 한다"고 진단한다. 다시 말해, 원자력은 기본 공급원이 아니라 '최후의 보루'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치권은 여전히 원전을 산업 육성 대상으로 접근하고 있고, 이는 수십조 원이 투입되는 '국가적 착시'로 이어질 수 있다.

■'태양이 원자력을 넘는 날', 우리는 어디에 서 있는가

2025년 여름, 인류는 사상 처음으로 태양의 힘이 원자력의 출력을 뛰어넘는 순간을 맞이한다. 세계는 이 변화를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삼고 있지만, 대한민국은 여전히 원자력에 대한 정체된 신념과 정치적 프레임에 갇혀 있다.

대선 후보들에게 묻는다. '에너지 대전환'의 시대, 당신은 태양을 선택할 준비가 되었는가, 아니면 여전히 지난 세기의 유령을 쫓고 있는가? 이제는 원전 찬반의 프레임을 넘어서, '어떤 에너지가 미래에 더 빠르게 도달하는가'를 질문할 때다.

이제는 기술이 아니라 속도의 문제다. 그리고 그 속도는, 태양이 원자력을 넘어서는 바로 이 순간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