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기자 칼럼] SK유심사태 내부 협력자 의혹과 언론의 침묵
[CEONEWS=이재훈 대표기자] SK텔레콤의 유심 해킹 사태가 터진 지 두 달이 다 되어간다. 2,300만 가입자의 개인정보가 털렸고, 최태원 회장이 고개 숙여 사과했으며, 9천 명이 46억 원 규모의 집단소송을 걸었다는 이야기는 이미 진부하다. 하지만 이 사태의 진짜 뇌관은 따로 있다. 바로 ‘내부 협력자’ 의혹. SK텔레콤 내부에서 누군가가 해커들과 손을 잡았다는 제보가 조용히 떠돌고 있다. 메이저 언론은 이 이야기를 입도 뻥긋 안 하지만, 이건 단순한 보안 사고를 넘어 기업 내부의 썩은 뿌리를 드러내는 단서일지 모른다. 자, 이 더러운 판을 시니컬한 시선으로 파헤쳐보자.
내부 쥐가 판을 설계했다고?
SK텔레콤의 가입자 인증 서버(HSS)가 뚫렸다. 12종의 APT급 악성코드가 침투했고, SK쉴더스가 이미 작년에 VPN 취약점을 경고했는데도 SK텔레콤은 손 놓고 있었다. 이쯤 되면 그냥 ‘실수’라고 하기엔 너무 허술하다. 외부 해커가 이렇게 깔끔하게, 그것도 대규모로 털어갈 수 있었던 게 정말 기술적 허점 때문일까? 내부에서 누군가가 해커들에게 문을 열어줬거나, 최소한 열쇠를 슬쩍 넘겼다면 이야기가 딱 맞는다. 제보에 따르면, 이번 해킹은 단순한 외부 공격이 아니라 내부자의 조력이 있었다고. 이게 사실이라면, SK텔레콤은 고객 2,300만 명을 배신한 것도 모자라 내부의 배신자를 키운 꼴이다. 이건 뭐, 첩보 영화도 아니고, 기업 내부에서 벌어지는 배신극이라니.
음모론이 아니라, 냄새 나는 현실
‘내부 협력자’ 이야기가 음모론처럼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잠깐,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국내 1위 통신사가, 그것도 보안에 수백억을 쏟아붓는 SK텔레콤이 이렇게 허술하게 당했다고? VPN 취약점을 작년에 알았으면서도 KISA 공지가 나올 때까지 방치했다는 게 말이 되나? 내부자가 정보를 빼돌리거나 방어막을 고의로 느슨하게 했다면, 이 모든 퍼즐이 맞춰진다. SK텔레콤은 “조사 중”이라며 입을 다물고 있지만, 이 침묵이 오히려 의심을 키운다. 내부 협력자 제보가 터졌는데도 왜 단 한 마디 반박도 없이 조용한 걸까? 뭔가 숨기고 싶다면, 그건 고객의 신뢰가 아니라 누군가의 비밀일 가능성이 높다.
언론의 침묵, 그리고 광고비의 마법
더 기막힌 건, 이 ‘내부 협력자’ 의혹을 메이저 언론이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선, 한겨레, 중앙, 어디 하나 이 제보를 다룬 곳이 없다. SK텔레콤의 광고비가 무서운 걸까, 아니면 그냥 귀엽게 봐주고 싶은 걸까? 혹여 정부가 개입해 입막음을 하는 것 아닐까라는 의구심마저 든다. 미디어워치 같은 소수 매체만 이 문제를 파고들며 언론의 침묵을 비판하지만, 대형 언론은 여전히 ‘SK텔레콤 보호 모드’다. 심지어 과거 SK텔레콤의 태블릿 계약서 위조 의혹 같은 사건을 떠올리면, 이 회사가 뭔가를 덮는 데 꽤나 능란하다는 느낌이 든다. 언론이 이렇게 침묵하면, 결국 피해는 2,300만 고객과 진실을 알 권리가 있는 국민들에게 돌아간다. 이쯤 되면 SK텔레콤과 언론이 손잡고 ‘진실 은폐 동맹’이라도 맺은 게 아닌가 싶다.
최태원의 사과, 그리고 텅 빈 약속
최태원 회장이 “고객 신뢰 회복”을 외치며 사과했지만, 그 뒤는 뭐가 있나? 유심 무료 교체, 159만 명 교체 완료, 재설정 솔루션 도입. 좋아, 보여주기용으론 훌륭하다. 하지만 핵심은 빠져 있다. 유출된 정보의 정확한 범위는? 유심 비밀키까지 털렸나? 내부 협력자 의혹은 왜 조사하지 않나? 국회 청문회에서 유영상 대표는 “확인해봐야 한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했다. 이건 그냥 시간 끌기 아닌가? SK텔레콤이 진짜 책임지려면 내부 협력자 의혹을 정면으로 파헤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그런데 왜 이렇게 조용한 걸까? 혹시 내부 쥐를 덮으려는 건가, 아니면 그 쥐가 너무 높은 곳에 있어서 건드릴 수 없는 건가?
SK텔레콤, 환골탈태해야
SK텔레콤은 이제라도 고객 앞에 솔직해져야 한다. 유출 정보의 전모를 공개하고, 내부 협력자 의혹에 대해 독립적인 제3자 조사를 진행하라. 46억 소송이니, 34만 명 이탈이니 하는 숫자 놀음은 그만. 내부자가 정말 있었다면, 이건 보안 실패보다 훨씬 더 심각한 문제다. 기업 내부의 신뢰 붕괴, 그리고 고객에 대한 배신이다. 최태원 회장이 또 한 번 나와서 “죄송합니다” 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진짜 책임은 내부 쥐를 색출하고, 그 과정을 국민 앞에 낱낱이 공개하는 것이다. SK텔레콤이 계속 침묵한다면, 고객은 더 이상 호구로 남지 않을 거다.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SK텔레콤은 이번 사태로 34만 5천 명의 고객을 잃었다. 이건 단순한 이탈이 아니라, 신뢰의 붕괴다. 내부 협력자 의혹이 사실이라면, SK텔레콤은 국민 절반의 개인정보를 쥐고도 그걸 지킬 능력도, 의지도 없다는 걸 자인한 셈이다. 이쯤 되면 분노를 넘어 어이가 없다. SK텔레콤, 이번엔 어떤 변명으로 국민을 설득할 건가? 또 “조사 중”이라며 꼬리 내릴 건가?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진실을 내놔라. 그리고, 제발, 내부에 쥐가 있다면 그 쥐구멍부터 막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