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84주년 맞은 윤웅섭 일동제약 CEO의 '모험적 혁신', 3세 경영이 쏘아 올린 성장의 화살
R&D에 '매출 20%' 베팅한 이유…신약 명가 향한 윤웅섭의 승부수 글로벌 라이선싱 확대, '오픈 이노베이션'이 일으킨 시장 반전
[CEONEWS=박수남 기자] 일동제약은 1941년 설립된 국내 제약사로, 최근 3세 경영을 본격화하며 신약 개발에 과감히 투자하는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2014년부터 대표이사로 회사를 이끌어 온 윤웅섭 CEO(現 대표이사 부회장)는 “연매출 1조원, 영업이익 1천억원”을 목표로 신약 개발과 글로벌 진출에 주력해 왔다.본 기사는 윤 CEO의 경력과 리더십 특성을 살펴보고, 취임 이후 일동제약이 추진해온 주요 전략(오픈 이노베이션, 글로벌 진출, R&D 투자 확대 등)과 그 실행 사례 및 성과를 투자자 관점에서 분석하겠다. 또한 향후 5년간 성장 전망과 업계·경쟁사 비교를 통해 전략의 타당성을 검토하겠다.
윤웅섭 CEO 경력 및 리더십
윤웅섭 CEO는 1967년생으로, 일동제약 창업주 고(故) 윤용구 회장의 손자이자 현 윤원영 회장의 장남이다.연세대 응용통계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아주립대에서 회계학 석사를 받았으며, KPMG 인터내셔널의 회계사 출신이다. 2005년 일동제약 상무로 입사한 후 PI팀장, 기획조정실장, 전무, 부사장 등을 거쳐 2013년 대표이사에 선임되었다. 이후 2021년부터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회사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윤 CEO는 온화한 성품과 실무자 중시를 리더십의 특징으로 꼽힌다.
CEO 취임 이후 전략적 방향
윤 CEO 취임 이후 일동제약은 크게 ①오픈 이노베이션과 연구개발(R&D) 투자 강화, ②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 ③핵심 사업(ETC·OTC·CHC) 강화 및 비용 효율화를 전략 방향으로 설정했다. 주요 전략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R&D 집중 투자 및 오픈 이노베이션
회사 전체 매출 대비 R&D 투자 비율을 업계 최고 수준인 약 20%까지 끌어올렸다. 매출의 20% 수준을 R&D에 과감히 투입했으며, 4년간 약 4,000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이를 위해 신약 물질 발굴 전문회사(아이리드비엠에스)와 임상 약리 컨설팅 전문회사(애임스바이오사이언스), 신약개발·상용화 전문회사(아이디언스) 등을 계열사로 두고 긴밀히 협력하여 후보물질을 다각도로 확보하고 있다.
②글로벌 진출 및 라이선싱 전략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해외 파트너십과 라이선스 거래를 확대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유럽·미국·일본 등 각국에 파이프라인 특허를 등록하는 한편, 국제 신약 공동개발 및 라이선스아웃을 적극 추진한다. 글로벌사업본부 내에 ‘Scientific Licensing Group’을 통해 해외 제약사와의 기술수출 전담 조직을 구성해, 관련 전문가를 영입하여 초기 후보물질의 체계적 라이선스아웃을 추진하고 있다.
③핵심 사업 강화 및 비용 효율화
윤 CEO는 전문의약품(ETC), 일반의약품(OTC), 컨슈머헬스케어(CHC) 등 기존 핵심 사업부문에서도 마케팅과 투자를 확대하여 외형 성장을 꾀하고 있다. 정기 주총 연설에서 윤 대표는 “주력 사업 분야에 대한 투자 확대와 마케팅 강화를 통해 매출과 수익성 증대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연구개발비 증가에 따른 수익성 저하를 해소하기 위해 조직 재정비, 연구비·마케팅비 효율화 등 비용 절감 조치를 병행했다. R&D 전문 자회사 유노비아를 물적분할하여 R&D 부문을 분리ㆍ독립시킴으로써 경영 효율화를 꾀했다.
전략별 실행 사례와 구체적 성과
①R&D 집중과 성과
일동제약의 주요 신약 파이프라인은 ▲당뇨와 비만을 겨냥한 GLP-1 작용제 기전의 후보물질 ID110521156 ▲ P-CAB 계열의 소화성 궤양 치료제 후보물질 ID120040002 ▲ A1-A2A 이중 길할제인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 ID119040338 등이 있다. 최근 R&D 전문자회사 유노비아 신설을 통해 신약 연구개발 분야의 전문성을 높이고 오픈이노베이션과 투자 유치 등의 측면에서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하였으며, 파이프라인 정비를 통해 장기적 성장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다.
②라이선스아웃 및 파트너십
일동제약은 확보한 후보물질을 라이선스아웃하여 매출을 창출하고 있다. 2024년 5월에는 유노비아가 위식도 역류질환 신약(P-CAB) 후보물질 ‘ID120040002’에 대해 대원제약과 공동개발·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대원제약은 해당 후보물질의 국내 임상·허가·제조·판매 권리를 확보하고, 유노비아는 일정 계약금과 상업화 로열티를 수령하게 된다. 이 계약은 유노비아가 임상1상을 완료한 P-CAB을 국내 시장에서 4번째 신약으로 추진하는 사례로, 일동제약 측은 “국내외 시장을 겨냥한 라이선스아웃으로 사업 역량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후보물질의 기술수출을 통해 개발비 회수와 수익 창출이 가능해졌다.
③매출·수익 변화
일동제약의 연간 매출은 2016년 4,799억 원에서 2022년 6,377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그러나 R&D 비용 증가 등으로 2021년 이후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 예를 들어, 2022년 연결 기준 매출 6,37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4% 성장했지만, 영업손실은 –735억 원에 이르렀다. 2023년에도 연구비 지출로 매출 6,008억 원(전년 대비 –5.8%)을 기록하며 영업적자 539억 원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2023년 4분기에는 경영 효율화 작업과 유노비아 분할 효과로 개별 재무제표 기준 흑자전환(약 93억 원)을 달성했다. R&D 투자를 통한 손익 악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비용 효율화 및 마케팅 회복으로 수익구조 개선이 가시화되고 있다.
④시장 지위 및 파이프라인
기존 핵심 품목의 시장점유율도 강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피부보습제 ‘케어리브’는 약국 판매액 기준 국내 1위 밴드로 올라섰고, 오랜 기간 효자 품목인 비타민제 ‘아로나민’ 시리즈와 프로바이오틱스 ‘지큐랩’ 등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유노비아·아이디언스 등 계열사의 파이프라인도 총 10여 종에 달하며(비만ㆍ당뇨, 소화성궤양, 파킨스병, 폐ㆍ심장섬유증, 항암제 등), 이를 바탕으로 외부 기술도입과 오픈이노베이션이션을 강화함으로써 파이프라인 다각화를 지속하고 있다.
향후 성장 가능성과 전략 전망
윤 CEO의 공격적 R&D 투자 전략은 향후 회사 성장의 핵심 동력이 될 전망이다. 비용 효율화와 품목 재정비로 수익성이 반등할 것으로 기대된다. 장기적으로는 신약 파이프라인의 상업화 여부가 관건이다. 비만ㆍ당뇨치료제 ID110521156은 임상1상 MAD 시험을 진행 중이며, 대원제약과 공동 개발 중인 P-CAB 신약 후보물질들 또한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만약 일부 후보물질이 상업화에 성공한다면 연간 매출과 이익은 급격히 증가할 수 있다. 윤 CEO가 제시한 장기 목표인 연매출 1조원·영업이익 1,000억원 달성 가능성도 이들 신약의 성공 여부에 달렸다. 동시에 다국적 기업과의 라이선스아웃으로 단기 현금흐름을 확보하고, 신제품 투자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업계·경쟁사 비교를 통한 전략 타당성 검토
일동제약의 공격적 전략은 높은 리스크와 리턴 가능성을 동시에 지닌다. 실제 구조조정 전까지 지속된 영업 적자는 R&D 집중의 부작용이었으나, 성공하면 경쟁사 대비 월등한 파이프라인으로 도약할 수 있다. 향후 5년 내에 한두 건의 후보물질이 시판된다면, 국내 제약사 중 최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 다만 연구개발 실패 시 손실도 크므로, 투자자는 실행 리스크와 장기적 캐시플로우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전반적으로 일동제약의 전략은 제약바이오 산업의 트렌드(신약 집중·라이선스아웃)와 부합하며, 장기 가치 창출 가능성이 크다는 긍정적 평가가 우세하다.
윤웅섭 CEO 취임 이후 일동제약은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와 글로벌 시장 개척, 주력 사업 강화라는 세 축으로 전략을 재편했다. 높은 R&D 투자율(매출의 약 20%)과 오픈 이노베이션 체계 구축으로 풍부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하였고, 유노비아 분사·라이선스아웃 전담 조직 신설 등으로 수익성 제고도 시도하고 있다. 향후 신약 개발 성과가 현실화되면 연매출 1조 목표 달성도 가능해진다. 투자자는 일동제약이 기존 패러다임을 벗어나 신약 개발로 승부수를 던진 점을 고려해야 한다. 경쟁사 대비 리스크는 크지만, 성공 시 밸류업 포텐셜도 상당하다. 공식 보고서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탄탄한 파이프라인과 재무구조 개선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 전략의 타당성은 업계 최고 수준의 R&D 투자율과 시장 환경을 반영한 성과에서 확인할 수 있으므로, 투자자는 이러한 중장기적 청사진을 신뢰할 만한 근거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