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영의 월드아이 3] 트럼프 관세 폭탄에 아시아 증시 ‘급락’… 금값은 사상 최고치, 세계 경제에 경고음

2025-04-03     김소영 기자
트럼프 관세 폭탄에 아시아 증시 ‘급락’… 금값은 사상 최고치, 세계 경제에 경고음 [CEONEWS]

[CEONEWS=박수남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예상을 뛰어넘는 고강도 관세 발표 이후,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급락했고, 금값은 역사적인 정점에 도달했다. 달러 대비 엔화는 강세를 보였고, 기술주 중심의 시장은 직격탄을 맞으며 큰 폭의 조정을 겪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다음과 같은 최신 시장 동향을 전했다.

기술주의 추락, 제조업의 비명

중국과 대만의 제조 중심 산업이 새로이 부과된 30% 이상의 추가 관세에 타격을 입으면서 기술 섹터는 맹폭을 당했다.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전체 관세는 무려 54%에 이르렀고, 이는 미국이 지난 100여 년 간 기록한 가장 높은 수준의 실질 관세율이라고 씨티은행의 글로벌 금리 전략가 벤 윌트셔는 분석했다.

이로 인해 나스닥 선물은 4% 급락했고, 시간 외 거래에서는 ‘매그니피센트 세븐’이라 불리는 주요 기술주들의 시가총액이 약 7,600억 달러 증발했다. 중국에서 아이폰을 생산하는 애플의 주가는 7% 가까이 떨어지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S&P500 선물은 3.3%, 영국 FTSE 선물은 1.8%, 유럽 선물도 2% 가까이 하락했다.

불안이 부른 피난처, 금값은 ‘신고가’… 경기 둔화 우려 속 유가도 하락

불안정한 시장 심리는 안전자산인 금으로 자금을 몰리게 했다. 금 가격은 온스당 3,160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세계 경기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유가는 3% 넘게 떨어져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72.56달러로 하락했다.

동아시아 시장 ‘패닉’, 일본·한국·호주 줄줄이 하락

도쿄 장 초반 니케이 지수는 3.9% 급락하며 8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해운, 은행, 보험, 수출 기업 등 대부분의 업종이 급락세를 보이며 시장은 거의 전면적 붕괴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

한국의 코스피 지수는 2% 하락했고, 베트남 ETF(Van Eck)는 시간 외 거래에서 8% 넘게 급락했다. 호주 증시 역시 2% 떨어졌다. 대만은 휴일로 인해 시장이 열리지 않았다.

금리 기대치도 변화… 미국 성장률 둔화 전망 확산

시장 충격은 채권시장에도 반영되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4bp 하락한 4.04%로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의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며,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향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전망이 반영되고 있다.

엔화 강세, 위안화는 하락… 통화시장도 요동

엔화는 안전자산 선호심리 속에 강세를 보였으며, 중국 위안화는 역외 시장에서 2개월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일본 국채 선물은 8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보이며 투자자들의 방어적 움직임을 반영했다.

트럼프의 결정, 전 세계에 불확실성의 파도를 던지다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 스크린에 등장한 도널드 트럼프의 얼굴은 이번 관세 발표가 단순한 정책을 넘어 세계 금융 시스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무역과 성장, 자산 시장의 균형은 다시 한 번 그의 손끝에서 요동치고 있다.

세계는 지금, 트럼프발 ‘경제 지진’의 여진 속에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