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사람의 행복 파트너․최고의 산업재해예방 전문기관

이영순 안전보건공단 이사장

안전은 CEO의 의지가 중요

‘작업 시작 전 안전점검’일상화가 안전키워드

 안전불감증으로 대한민국이 시름하고 있다. 안전은 사전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소 잃고 외양간 고쳐봐야 소용없다는 말이다. 이영순 안전보건공단 이사장은 “안전은 CEO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 가장 기본적인 해법은‘작업 시작 전 안전점검’을 일상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영순 안전보건공단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Q.최근 비전선포식을 개최했는데요. 그 배경과 또 비전은 무엇이고,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A.지금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안전보건의 환경도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산업구조만 하더라도, 90년대부터 서비스업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제조업은 감소추세에 있습니다. 생산방식도 대부분의 유해․위험작업이 외주화 되고 있고, 외주화의 범위도 점점 확대되고 있습니다.

또한 노동인구의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외국인, 여성 근로자 등 산재취약계층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기술발전에 따라 새로운 물질 등에 의한 유해위험요인이 늘고 있고, 안전과 건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면서 산업안전보건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안전보건의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우리공단이 국민과 정부로부터 부여받은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도 변화가 필요합니다.

이에 따라, 공단은 지난 3월 6일 공단의 새로운 비전을 선포했습니다. 공단의 비전은 ‘일하는 사람의 행복 파트너․최고의 산업재해예방 전문기관’입니다. 공단인이 산재예방에 필요한 세계 최고 수준의 전문성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의 생명과 건강을 지킴으로써, 모두가 행복을 느끼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한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앞으로 공단은 고객이 원하는 것 이상의 안전보건 서비스를 제공하고, 인프라 구축을 위해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는 다짐도 담았습니다. 새로운 비전 선포에 따라, 비전 달성을 위한 4대 전략도 수립했습니다. 4대 전략은 수요중심 안전보건 서비스 전문성 제고, 자율안전보건체계 구축지원 강화, 안전보건문화 확산, 미래성장 역량 극대화 등 입니다. 그리고, 4대 전략별 12대 전략과제를 설정해 체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공단은 2019년까지 사고 사고만인율을 선진국 수준인 0.3‱ 까지 줄일 계획입니다. 차질없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Q.서울 체육관 공사현장 천장 붕괴사고, 부산 크레인 붕괴사고, LCD공장 질식사고 등 산업현장에서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는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A.산업현장에 사고가 반복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안전이 중요하다’는 의식이 산업현장에 제대로 정착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많은 사업장에서 산업재해를‘단지 운이 없어서’ 발생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업들도 안전에 소요되는 비용을‘투자’로 생각하기 보다는 ‘손실’로 인식하는 경향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같은 현상은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투입되는 비용보다, 재해가 발생한 후의 처리 비용이 더 적게 들어간다는 인식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산업재해가 1건 발생했을 때 지불해야 할 비용이 커지면 기업은 재해예방에 대한 투자를 늘리게 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사회는 그동안 이 비용을 낮게 인식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안전이 기업경영의 중요한 축으로 내재화되고, 장수 기업이나 지속가능한 기업의 필수요소라는 인식이 확산될 때 우리 산업현장에 안전이 문화로 정착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우리나라의 산업재해 현황, 어느 정도 입니까?

A.우리의 일터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매일 250여명이 부상당하고, 5명이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1년으로 계산하면 한해 9만여명의 재해자가 발생하고, 이중 2,000명 가까이 사망하는 셈입니다. 실제로, 2014년 산업재해 통계를 살펴보면, 재해자 수는 90,909명이 발생했고, 이중 1,850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3년과 비교하면, 전체 재해자 수는 915명이 줄었고, 사망자 수도 79명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구체적으로 통계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업종별로는 서비스업종(기타의 사업)에서 가장 많은 재해자가 발생했고, 제조업, 건설업 순으로 재해자가 많이 발생했습니다. 규모별로는 근로자 수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전체 재해의 80.96%(73,599명)이 발생했고, 재해 유형별로는 넘어짐, 끼임, 떨어짐 재해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산업재해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64년부터 지난해까지 재해를 입은 근로자 수는 모두 450만명이 넘고, 사망자도 8만 7천명이 넘습니다.

Q.선진국과 비교해 우리나라의 산업안전수준은 어떤 편이며 산업재해로 인해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어떻습니까?

A.나라마다 산업재해 통계를 산출하는 기준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산재통계를 국가별로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근로자 1만 명당 사고로 인해 몇 명이 사망하는 지를 나타내는 사고 사망 만인율을 비교해보면, 우리나라가 일본이나 독일 등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2013년 산업재해로 인한 직접손실액은 약 3조8천억원이며, 간접손실액을 포함한 경제적 손실액은 무려 18조 9천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최근 10년간 경제적 손실액은 매년 증가추세에 있습니다. 산업재해로 인한 근로손실일수도 심각한 편입니다. 산업재해 근로손실일수는 2013년 5,200만일이 넘는 것으로 분석되어 노․사 분규 근로손실일수 64만일의 약 80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결국 경제적인 면에서 살펴볼 때, 산업재해로 인해 재해자 1명당 2억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하고 있고, 우리나라 전체 사업장에서는 평균 27일의 근로손실이 발생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Q.산업재해예방을 위해 공단의 역할과 올해 공단의 산업재해 감소 목표에 대해 피력해 주십시오.

A.올해 공단의 경영목표는 ‘사고 사망만인율․사고 재해율․업무상질병 만인율을 전년 대비 5% 감소’시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공단은 올해 산재예방 사업의 목표달성을 위해 5가지 사업을 집중 추진하고 있습니다. 첫째, 대형사고 예방을 위한 대응체계 구축입니다. 둘째, 산재취약계층의 안전보건 확보입니다. 셋째, 사업장이 자율적인 안전보건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입니다. 넷째, 근로자의 직업건강 증진을 위해 인프라 구축입니다. 다섯째, 범국민 안전의식 확산을 위한 안전문화사업의 적극 추진입니다. 특히 공단은 산재예방 사업을 통해 일터에서 안전이 시스템으로 구축되고, 노사가 자율적으로 안전보건 활동을 전개함으로써,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안전 격차를 줄이고, 우리사회가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금은 안전보건분야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기입니다. 국민여러분께서도 일터와 우리사회에 안전보건이 시스템으로 구축되고, 실행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성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Q.안전하고 건강한 산업현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와 공단은 물론, 우리사회 전체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이사장께서는 산업재해예방을 위해 현장에서 반드시 필요한 실행방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말씀하신대로, 산업안전문제는 정부나, 공단 등 특정기관만의 몫이 아닙니다. 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에서부터 사업주, 시민단체, 학계 등 우리사회 구성원 모두가 인식을 함께하고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안전은 우리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공동의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현장에서 일하는 노․사의 역할이 가장 중요합니다. 산업재해는 하인리히가 말한 1:29:300의 법칙처럼,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는 그와 관련된 수많은 경미한 사고와 사고의 징후들이 존재합니다. 문제는 어떻게 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현장의 위험을 관리하느냐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해법은 ‘작업 시작 전 안전점검’을 일상화하는 것입니다. 매일매일 일을 시작하기 전에 해당 작업이나 공정의 위험요인은 없는 지, 기계장비 등의 작동상태는 정상인지, 보호구는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는 지 점검해야 합니다. 우리공단에서도 산업현장에 ‘작업 시작 전 안전점검’ 등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지키는 풍토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장의 근로자와 사업주가 일하기 전 안전점검을 모든 작업의 출발점으로 생각하고 실천한다며, 산업재해는 반드시 예방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Q.정부에서 발표한‘2014년 공공기관 동반성장 평가’에서 공단이 우수기관에 선정됐습니다. 그 비결이 궁금합니다.

A.지금 우리사회는 계층 간, 지역 간, 세대 간 양극화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산업현장에서도 양극화는 존재합니다. 우리공단에서는 사회적 약자인 소규모 사업장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하고, 이를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우선, 공단은 자동차, 조선, 철강, 화학, 전자․반도체 등 5대 산업의 대기업 CEO가 참여하는 리더그룹을 만들었습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안전은 CEO의 의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따라서 대기업의 CEO가 모기업은 물론이고 협력업체의 안전까지 포함한 안전활동을 추진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협력업체의 안전보건 경영시스템 구축에 소요되는 비용 지원을 통해 협력업체의 사고예방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지난해 모기업 7개사를 통해 55개 협력업체의 시스템 구축을 지원한 결과, 제조업의 경우 지원대상 사업장의 산업재해율이 33.6%가 감소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또한 공단에서는 중소기업 스스로 안전보건의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자금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근로자 수 50인 미만 사업장의 안전시설과 작업환경개선에 소요되는 비용을 지원해주는‘클린사업’과 ‘시설자금 융자사업’, 소규모 사업장의 작업환경측정과 특수건강진단에 소요되는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 그리고 방호장치, 보호구 제조업체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연구개발 비용지원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중소기업의 안전보건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자금지원과 건강증진활동 비용지원사업, 건설업 기초안전보건교육지원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공단은 앞으로도 중소규모 사업장의 안전지원 활동을 지원함으로써 대기업과의 안전격차를 해소하고, 상생 협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Q.최근 사회적으로 감정노동이 큰 이슈가 되고 있는데요. 감정노동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A.감정노동자는 고객 때문에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못하고 항상 웃어야 하는 서비스 직종 근로자들을 말합니다. 직업능력개발원 자료(2012년)에 따르면, 감정노동 강도가 높은 직종은 항공기 승무원, 판매직, 음식서비스 종사자, 콜센터 상담원 등 입니다.

현재 국내에서 감정노동에 종사하는 근로자는 560만명 ~ 740만명으로 전체 임금 근로자의 3~4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2013년 김인아 연세대 교수 연구결과)감정노동 문제는 기업과 소비자 등 우리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사회적 과제입니다. 때문에 사업주가 적절한 고객 응대 지침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소비자의 태도 변화가 필요합니다. 정부와 공단에서도 기업과 소비자의 인식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고객응대 보호방안을 마련해 시행중이고, 우리공단에서는 녹색소비자연대 등 감정노동 전국협의회(10개 기관)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사회 전반의 인식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사업주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감정노동 자문단을 구성해 콜센터, 백화점 등에 대한 컨설팅과 교육을 지원하고 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바와 같이, 감정노동 문제는 우리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입니다. 감정노동에 종사하는 근로자가 우리의 가족이나 친구일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서로 배려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Q.끝으로 올해 공단에서 국제산업보건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제산업보건대회, 어떤 대회이고, 어떻게 준비하고 계신지요.

A.제 31회 국제산업보건대회가 올해 5월 31일부터 6월 5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립니다. 국제산업보건대회는 국제산업보건위원회(ICOH:International Commission on Occupational Health)가 주관하는 행사로, 1906년 이탈리아에서 처음 개최된 이래 3년 마다 열리는 보건분야 최대의 국제행사입니다. 국제산업보건위원회에는 전세계 93개국 2,000여 명의 산업보건 전문가가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국제산업보건대회가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공단은 지난 2009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개최된 제 29회 대회에서 2015년 개최지로 확정된 후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위한 준비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4월 국제산업보건대회 사무국 현판식을 갖고 국내외 산업보건 저명인사 등이 참가하는 조직위원회를 구성, 운영하는 등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특히, 기존 대회와 차별화된 한국적 프로그램 구성을 고민하고 있고, 대회 기간 중에 다른 국제행사를 병행 개최해 시너지를 높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공단은 2008년 세계산업안전보건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대회를 통해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을 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부수적으로 공단은 이번 대회를 통해 약 6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220억여원의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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