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물류 대란, 타개책은 있는가?

2020-11-23     오정록 기자

[CEONEWS=오정록 기자] 세계경제 불황에 따른 물동량 감소로 10년 넘게 불황을 겪어왔던 컨테이너 운임시장이 최근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SCFI(출처=TRADLINX)

컨테이너 운임의 대표적 지표인 SCFI(상하이발 컨테이너 운임지수)는 지난 5년간 1,000선 아래에서 극심한 불황을 겪다 올해 61,000선을 뚫고 오르더니 지금은 2,000선 가까이 와 있다. 운임지수가 두 배 오른 것은 그동안 극심한 불황을 뚫고 오른 것이라 언뜻 이해되는 부분이 있지만, 문제는 운임을 몇 배로 준다고 해도 수출화물을 적재할 컨테이너가 없다는 것이다.

삼면이 바다라는 지리적 이점으로 해운 강국이라는 나라에서 화주가 배를 구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굴리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다. 무역 거래에서 납기를 못 맞추면 어렵게 제조한 수출 물품을 배에 실어보지도 못한 채 창고에서 재고로 방치해야만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오랫동안 우리나라는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을 필두로 수많은 중소선사들이 활발히 해상운송 시장을 지배하는 전통적 해운 강국으로 분류됐는데 왜 갑자기 수출 물품을 선적하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 되었을까?

원론적으로 보자면 해운 시황의 장기불황으로 선사 수익과 재무구조 악화에 따른 한진해운 등 수많은 중소선사 파산의 원인이 클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건재한 해외 국적선사들을 보면 우리나라만 헤매고 있는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다. 해운시장의 장기불황은 국적을 가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결국 정부가 해운을 중요 기간산업으로 간주해 불황 시기에 지원했느냐 안 했느냐의 문제로 판단된다. 프랑스의 CMA, 덴마크의 MAERSK, 중국의 COSCO, 일본의 K-LINE, 대만의 EVERGREEN 등의 대형 선사들이 지금 시기에 국가수출물품의 해상운송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는 이유는 그 나라 정부가 극심한 불황기에 자금회수보다는, 적극적 지원을 해왔기 때문이다.

긴 안목에서 우리 정부는 해운을 국가의 필수 기간산업으로 간주하고 불황기에는 지원을, 호황기에는 되레 자금회수를 해야 할 것이다. 호황기에 대출을 장려하고 불황기에 자금회수를 하는 단기적인 안목으로는 지금과 같은 사태가 무한히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이번 사태를 통하여 해운에 대한 인식을 타개하고 장기적 안목에서의 정책이 펼쳐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