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떤 화려한 공간보다 더 럭셔리한 리조트

완벽히 자연적인 것, ‘안 람 리트리트 닌반 베이’

비행시간이 4∼5시간 수준으로 길지 않고 저렴한 비용으로 휴양과 관광이 가능하기 때문에 베트남의 인기는 그야말로 폭발적이다. 여기에 중국시장이 막혀 단거리 취항지를 찾고 있는 저비용항공사(LCC)들도 베트남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어 베트남 시장이 앞으로 얼마나 더 성장할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 되었다. 지난 7월26일 제주항공이 하노이, 다낭에 이어나트랑에 취항하며 지금까지는 대한항공(주4회)만 다녔던 나트랑에 LCC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 그래서 더더욱 완벽하게 자연적인 부분을 추구하며 건설된 리조트 ‘안 람 리트리트 닌반 베이’가 더 빨리 고객들의 곁으로 찾아가고 있다.

박재아 기자 pja@ceomagazine.co.kr

나트랑 캄란 공항을 나와 달리기 시작하자 희한한 풍경이 펼쳐진다. 세모난 수박 바 모양으로 다듬은 나무들, 하얀 모레언덕, 야자수 무리가 주욱 등장하더니 갑자기 바다풍경이 펼쳐진다. 마치 다른 색의 블럭들을 죽 이어 붙여놓은 듯 공항에서 나트랑 시내까지 달리는 내내 연속성 없는 독특한 풍경들의 뭉치들이 재미나게 연결되어 있다.

시내로 진입하니 시선을 어디에 맞춰야 할지 모르게 번쩍번쩍이는 건물들, 네온사인들, 게다가 공산권 국가다운 이색적인 표지판들, 선동문구들로 가득한 금전옥루(金殿玉樓)들이 재미났다.

어질어질한 도심을 빠져나와 어선 몇 척이 정박해 있는 허름한 항구를 만났다. 그리 가깝지는 않다. 택시를 이용하면 시내에서 선착장까지 30만동(1만4천원)정도 나온다. 하지만 바꿔 말하면 가는 동안 나트랑 시내의 다양한 모습을 전체적으로 둘러볼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리조트 전용 보트가 마중을 나왔다. 저녁 7시가 넘은 시간이라 어스름이 진 바다를 달리기 시작하는데 도심의 화려한 잔상 때문인지 섬과 바다 뿐인 바다는 너무 심심하고 적막해 보인다. 심지어 우울해 지기까지 했다.

‘국경의 긴 터널을 지나니 설국이었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1937년 작 <설국>의 첫 문장이다. 너무 자주 인용되어 진부해진 문구지만 그 때의 감회를 묘사 할 더 좋은 표현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토록 적막한 터널같은 바다를 지나니 큰 연 꽃 한 송이가 등장한다. 로보트 태권브이가 곧 출격할 것 만 같은 비밀기지 같기도 하고 새 둥지 모양같기도 한 눈부신 것이 등장했는데 너무나 의외의 풍경이다.

‘럭셔리 한 휴가’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그림이 떠오르는지? 화려한 크루즈, 에메랄드 빛 바다와 워터 방갈로, 1박에 2∼300만 원을 호가하는 슈퍼리치들이 다녀 간 객실이 생각나는지? 안 람을 그런 기준의 럭셔리라 부르기엔 너무나 편안하고 친근하다. 어떤 물건도 전체적인 색감을 거스르지 않는다. 은은한 미색과 회갈색, 특히 린넨 커튼의 나무 색은 보는 순간 질투가 날 정도로 탐스러운 자연의 색이다.

고객의 취향을 대변하는 네 가지 스타일의 객실

거실, 욕실, 화장실, 욕조, 수영장, 화장대 모든 것이 물 흐르듯 잘 배치되어 있어 이미 이 곳에서 몇 달을 산 것 같다. 침실만큼 큰 넓은 욕실 중앙에는 선베드, 화장실과 샤워실, 세면대, 옷장, 에어컨이 있고 문이 수영장으로 바로 연결되어 있다. 창과 문을 모두 열 수 있게 설계되어 한 낮에도 자연바람 만으로도 충분하다.

객실은 네 종류다. 객실에서 해변이 보이느냐 아니면 만이 보이느냐에 따라 비치뷰, 베이뷰의 두 종류 풀 빌라가 있고 3층 건물 정도 높이의 나무 위에 지어진 트리 탑 록 빌라, 그리고 호젓한 정원 속에 뭍힌 듯한 정글 록 빌라가 있다.

사랑하는 두 사람에게는 프라이빗하지만 뷰가 바다를 향해 탁 트인 풀빌라를, 조금 오래 이 곳에 머물며 생각도 정리하고 글도 쓰고 서늘하고 호젓하게 보내고 싶다면 정글 록 빌라를, 계단이 무려 103개라는 말에 그곳에 묵었던 친구가 안쓰럽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오르고 나면 생각이 전혀 달라진다. 닌반 베이와 나트랑 시내 끝자락까지 한 눈에 폭 안기는 전망이 그 계단을 올라야만 하는 대가였다.

지어진지 얼마 되지 않아 액티비티는 아직 다양하지 않지만 수영장에 몸을 담그고 멍 때리는 것이 가장 좋은 나로선 별로 상관없었다. 편안한 복장과 운동화로 갈아 신고 섬 안쪽으로 향했다. 트레킹의 초입까지는 걸어서 15분이면 닿는다. 난이도에 따라 4코스로 나눠진다고 한다. 리조트에 상주하는 피크닉 가이드가 인솔을 하기 때문에 짐을 들 필요도 길을 잃어버릴 염려도 없어 산을 좋아한다면 조금 더 올라가 보는 것도 좋다.

◆ 브랜드 스토리: 자연, 평화... 진부해 보이지만 완벽한 단어들

세일즈 마케팅 디렉터인 빈(Vihn)을 만나 안 람은 어떤 곳인지 물었다. 보통 숙박시설을 분류할 때 별 등급이나 럭셔리, 버짓 등 가격대에 따른 용어같은 협소한 기준들뿐이라 큰 기대없이 물었다.

자연, 공간, 프라이버시, 열림, 문화 그리고 숲, 산, 강, 해변, 대나무, 돌, 풀 같은 단어들을 열거한다. 이미 이 곳에서 하룻밤을 지난 후라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 더 설명하지 않아도 알겠다. 생명이 태어나는 순간 숨 쉬고 먹고 자라듯 맑은 피부를 가진 여인은 화장하지 않은 것이 더 아름답듯 완벽히 아름다운 것은 완벽히 자연적인 것이다.

혹시 창립자가 불교신자인지 물어봤다. 안 람의 상징적인 건물인 레스토랑 디자인부터 테이블, 손잡이까지 모두 연꽃 상징물이라 그렇다. 안 람(AN LÂM)의 뜻이 무엇인지도 궁금했다. 창립자의 이름에 이미 '람' (트란 덕 람)이 들어가 있어 주인의 이름을 따서 지은 이름인가 하는 추측도 해봤다.

안 람을 직역하면 'peace with nature' 자연과의 공생, 평화라는 뜻이라고 한다. 2005년에 베트남 최고의 럭셔리 리조트 체인을 만들겠다는 포부로 트란 덕 람(Tran Duc Lam) 회장은 2011년 나트랑의 닌반 베이에 35채 규모의 프라이빗 럭셔리 리조트인 랄리아나 닌반베이(구 안람 닌반베이)를, 2012년에는 호치민에 19채의 호화로운 스위트로만 이루어진 안 람 사이공 리버(AN LÂM Saigon River)를 건설한다.

2017년 6월에 새롭게 오픈 한 안 람 리트리트 닌반베이(AN LAM Retreat Ninh Van Bay)는 그의 모든 역량을 담은 역작이다. 앞으로 다낭, 사파, 메콩, 푸쿠옥에도 차분하고 고급스럽게 자연과 공생하는 안 람 리트리트의 브랜드가 들어설 예정이다. 그가 예전에 오픈한 랄리아나 닌반베이는 2015년 트립어드바이저 투표결과 베트남 2위, 아시아 13위 최고의 호텔로 선정되기도 했다.

자연과 가까운 색감,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동선을 가진 공간이 금칠이나 보석 장식을 한 그 어떤 화려한 공간보다 럭셔리하다는 것을 그는 운명처럼 알고 있는 듯 했다. 그의 이름처럼 말이다.

문의 1544-6919 | www.themostviet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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