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것도 바꾸지 않으면, 아무 것도 바뀌지 않는다”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지난달 제40회 전국최고경영자 연찬회 개회사에서 최근 청년실업 해법의 일환으로 제기되고 있는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 창업 장려 등에 대해, “제대로 돈을 버는 일자리는 못 만들겠으니 돈을 쓰는 일자리라도 만들겠다는 것이며, 돈을 벌어서 세금을 내는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는데 돈을 쓰는 일자리가 얼마나 오래 지탱될 수 있을 것인가?”라고 일침을 놓았다. 기업 투자를 활성화시켜야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고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정치권에서 불필요한 규제해소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정치권이 일자리 창출을 위한 규제개혁에 적극 나서달라는 주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새롭게 주력해야 할 산업으로 관광, 의료, 농업을 꼽고 그 개선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관광산업은 더 많은 관광객들을 유치하고 제대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또한 농업은 기존 ‘농사’에서 벗어나 기업투자를 허용해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 의료산업이 국제경쟁력 갖기 위해서는 대형 법인병원을 설립해야 하는데 현행 제도에서는 오로지 기부에 의해서만 의료법인 설립이 가능하도록 되어있어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의 이런 지적은 “아무 것도 바꾸지 않으면, 아무 것도 바뀌지 않는다”로 요약할 수 있다. 즉 정부와 정치권이 일자리 창출을 위한 규제개혁에 적극 나서달라는 주문이다.

 

또한 모든 산업에서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경직된 우리 노동법제라고 주장했다. 기취업자들을 과보호하고 실업자나 열악한 조건의 근로자들에 대해 보호가 부족한 기존 노동법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한편, 노사 당사자들에게 자유로운 선택권이 부여되는 유연한 노동시장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노동개혁에 있어 경영자들은 고용과 임금총액을 줄여서는 안 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박 회장은 최고경영자들 앞에서 경총은 정부와 정치권에 계속해서 투자환경 조성을 요구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우리나라와 대조적으로 정부와 정치권이 먼저 나서 자국 기업들이 혹독한 국제경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다른 나라의 현실을 언급하며 우리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아쉬운 속내를 내비췄다.
 
 

현행법 하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을 중심으로 실천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
 또한 박 회장은 청년 일자리 창출에 경영자들이 앞장서 최선을 다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일자리 창출과 유지는 기업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사회공헌인 동시에 기업 경영환경 개선에 필수적인 내수 진작의 기본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일자리 창출에 있어서만큼은 정부와 정치권에 노동개혁을 기대기보다는 우리 기업들이 스스로 현행법 하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을 중심으로 실천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무엇보다 세계 최장 수준인 근로시간을 줄이는데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연장근로를 줄이고 젊은이들을 채용하는 것은 우리 경제, 사회의 안정을 위해 절실한 과제라고 주장했다. ‘장시간 근로와 이를 통한 고소득’이라는 비정상적인 관행을 없애려면 고율의 초과근로 할증률을 낮추고 유연한 인력운영이 가능한 노동법제 마련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경영자들이 직접 노조, 근로자 대표들과 머리를 맞대고 설득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
 특히 경영자들이 직접 노조, 근로자 대표들과 머리를 맞대고 설득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년 조금씩이라도 근로시간을 줄이고 그 만큼의 재원으로 청년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우리 사회가 피할 수 없는 과제라는 점을 이해시키고 합의가 되는 만큼이라도 실천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만약 근로자들이 임금은 안 줄이고 연장근로만 줄이자고 한다면, 임금을 동결하고 그 인상분만큼, 일 년에 2~3%씩이라도 근로시간을 줄이고 그 재원으로 채용을 늘려가자는 차선책도 제시했다.
 
 아울러 저출산·고령화 시대 극복을 위해 일·가정 양립에 적극 실천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근로자들이 눈치보지 않고 출산휴가, 육아휴직, 유연근무제, 연차휴가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직장문화 개선에 힘써줄 것을 요청했다. 이를 위해 회사 차원에서의 독려와 중간 간부들의 관심과 배려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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