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점심,저녁식사 비율 3:5:2

 

<박창희 누리원기획 대표>

우리 몸 전체에 존재하는 지방은 비상시 에너지 저장고의 역할을 한다. 지방은 혹독한 추위에 맞서 우리 몸을 보호하고 세포기능을 유지하는 고마운 존재이다. 스마트폰을 들고 지하철을 타는 사람들처럼 우리의 주변에 흔히 존재하는 지방. 그러나 몸에 붙어있는 지방을 좋아하는 사람은 별로, 아니 거의 없다.
비만 처방을 받기 위해 의사와 상담을 한 여성이 있다. 의사가 권고한 식단표를 유심히 들여다 본 후 궁금한 듯이 묻는다. “이 식사를 식전에 하나요? 식후에 하나요?”
체중감량의 1차적 방법으로 식사를 줄이는 다이어터들의 애환과 허무가 묻어나는 우스개다.

엄마의 손에 이끌려 단식원을 찾은 여성은 다이어트에 실패하지만 엄마를 끌고와서 단식원 입소 비용을 내 달라고 떼쓰는 여성은 체중감량에 성공한다는 얘기도 있다. 산고와도 같은 공복감을 견뎌내기 위해 상당한 인내가 필요하다는 맥락의 일화다. 어찌보면 우스운 일이다. 몇십년 전 인간들은 굶어죽을지 모른다는 공포감에, 그로부터 몇십년 후 인간들은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먹게 되면 어쩌나 하는 공포에 떨고 있으니 말이다. 최근에 일본 의사가 쓴 한 끼 식사법이 주목을 받았다. 이에 너도 나도 굶어볼까 하는 생각과 함께 허리띠 걸쇠를 한 번도 안 채워본 안쪽 구멍에 채울 희망에 빠진다. 건강을 위하여 소식은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지만 1일1식의 삶은 필자가 생각할 때 모순점이 많다. 어제 아침을 7시에 먹은 사람이 오늘 저녁 7시에 약속이 있다면 36시간 공복이다. 36시간 동안 밥을 그리워한 인간을 삼겹살과 신김치가 지글지글 익고 있는 불판 앞에 앉혀보라. 1분도 안되어 맹수로 돌변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며 어디 그 뿐이랴, 장시간 공복을 경험한 우리의 몸은 모처럼 들어온 에너지원을 주저하지 않고 지방으로 전환하여 우리의 복부에 안착시켜 놓을 것이다.

한, 두 끼니도 제대로 먹지 못한 구석기 시대의 삶을 표방하는 것이 건강에 유익하다는 논리 또한 안정적인 영양섭취가 인류의 수명을 연장했다는 논리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1일1식은 폭식을 유발하고 고른 영양섭취를 방해할 뿐만 아니라 우리의 제도나 관습에도 맞지 않는 참으로 가련하고 청승맞은 이론이다. 특히 식사를 걸렀을 때 나타나는 배고픔과 그 다음에 벌어지는 폭식이란 악순환에 대한 고리를 어떻게 끊을 것인가에 대한 방안이 없다. 극단적인 단식이나 지나치게 소식을 하는 사람이 체중감량에 실패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지나치게 적게 먹는 방식으로 다이어트를 하면 기아상태로 인식한 뇌가 비상사태를 선포함과 동시에 몸은 지방을 저장하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선천적으로 지방저장 메커니즘이 잘 발달된 우리 몸은 비정상적인 배고픔이 계속될 때 지방을 즉시 저장한다.

평생 지속이 가능하지 않은 극단적 방법의 다이어트를 권하지 않는 이유다. 소식을 하되 아침,점심,저녁식사의 비율을 3:5:2로 할 것을 권한다. 해가 떠 있을 때만 음식을 먹되 저녁은 거지같이, 잠은 황제같이 자야한다. 특히 습관적으로 즐기는 야식은 비만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즉시 끊어야 한다. 소화기관의 휴식을 방해하여 기초대사량을 저하시키는 요인외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자. 낮 시간대에는 활동을 하기 위한 교감신경계가 우리의 몸을 지배하고 밤이 되면 우리의 몸은 휴식을 취하기 위하여 부교감신경계 하에 놓이게 된다. 이때 음식이 우리 몸에 들어오면 인체는 휴식을 위해 가장 빠른 소화흡수 방법을 찾는다. 인체를 휴식모드로 만들기 위한 부교감신경의 고육지책으로써 가장 빠르고 손쉬운 방법은 지방으로의 즉시 전환이다. 늦은 시간의 야식은 신경계의 조정능력 때문에 지방전환이 쉬우며 염분에 의해 얼굴이 붓는 부종을 수반하기도 한다. 사실 야식이 비만의 원인이 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문제는 견딜 수 없는 공복감이다. 체중관리라는 험난한 여정에서 어떻게 하면 식욕이라는 복병을 물리치고 순탄한 여행을 할 수 있을까? 문제는 극복해야 할 그 적에 대하여 우리가 아는 것이 별로 없다는 거다. 과연 배고픔은 생리적 신호일까? 감정적 느낌일까? 공복감에 대하여 다음 호에 계속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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