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 통화정책 한계론 부딪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CEONEWS=장용준 기자] 지난 16일 한국은행은 다시 한 번 기준금리를 낮췄다. 사상 최저인 연 1.25%다. 이제 대한민국도 기준금리 0% 시대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전망이 스물스물 흘러나오고 있다. 기준금리 0%대는 곧 ‘저성장 시대’라는 키워드와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가보지 않은 길로 불리기도 한다. 

16일 기준금리 인하를 발표하면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통화정책 대응 여력이 아직 남아있다"고 밝혔다. 경제계에서도 한은 금통위의 경기부양책이 내년에도 추가인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이번 기준금리 인하가 사상 첫 2개월 연속 마이너스 물가 시대를 접한 대한민국 경제를 다시 부양시킬 수 있는 대책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는 점이다. 디프레이션(Depression, 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공포로 활력을 잃은 경제 때문에 올해 경제성장률을 추가 하향 조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선제 대응한 미봉책이 아니냐는 부정적 시각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제 대한민국이 본격적인 저물가와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방증이다.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에서 전반적인 물가 전망을 낮췄다.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월 전망경로를 하회해 당분간 0% 내외에서 등락하다가 내년 이후 1%대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지난 8월 물가가 0% 초반에서 등락하다 내년 이후 1%대 초중반을 보일 것이란 전망을 스스로 하향 조정한 것이다. 

무역전쟁 중인 두 강대국 미국과 중국이 ‘스몰딜’에 성공했지만, 불씨는 남아 아직도 글로벌 교역은 불확실성을 벗어나지 못했다. 국내 상황도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부랴부랴 부양책을 내놓는 전통적인 방식을 답습할 것 아니냐는 부정적 전망을 내비치는 전문가들이 많다. 

이제 한국은행 금통위가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할 수 없다는 한계론도 나오고 있다. 저물가와 저성장 시대로 들어가는 초입에 들어섰다는 가정 하에 말이다. 

이는 한은이 지금처럼 기준금리를 통한 통화정책으로는 한계가 있으니 양적완화와 같은 낯선 정책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는 강경한 목소리로 이어진다. 

하지만 비기축통화국인 우리나라가 기축통화국가인 미국이나 일본처럼 양적완화를 시도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또 차선책으로 기준금리를 0%로 내리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한 하한선인 ‘실효하한’깨는 방법도 한계가 있다. 금융불안정이라는 부작용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중앙은행에서 테일러준칙을 이용하고 있다. 실질 GDP와 잠재GDP가 얼마나 가깝냐, 실제 물가와 목표 물가가 얼마나 가깝냐로 추정한다"며 "현재 기준 적정 기준금리는 연 1.10%다. 이번에 기준금리를 내렸으니 실효하한에 근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현재 우리나라는 디플레이션 초입이며 성장과 물가가 더 낮아질 것이기 때문에 그에 따른 실효하한 역시 낮아질 것이고 우리도 장기적으로 일본처럼 0%대로 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저물가, 저성장 시대에 대한 보다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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