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실적회복과 경영능력 입증의 시험대

[CEONEWS=이재훈 기자] 2019년 기해년 황금 돼지해 창간 20주년을 맞아 CEONEWS가 '대한민국 리딩 TOP CEO'를 선정합니다. 이번 선정을 통해 국가 경제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는 CEO들의 명예와 자존감을 앙양하고 그들의 업적과 노고를 치하하고 CEO PI의 본보기로 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
전문성을 갖춘 오너 4세 CEO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은 GS그룹 오너 일가 4세 경영인이자 GS그룹 총수 후보로 손꼽힌다. 경영성과에 대한 압박이 전문경영인과는 또 다른 차원의 무게다. 그룹의 핵심 계열사 GS칼텍스를 맡아 부진한 실적을 회복시켜야 하고 경영능력을 입증해야 한다. 젊고 힘 있는 오너로서의 가능성에 대한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 생애
허 대표는 1969년 11월21일 서울에서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일본 오사카전기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해 뱅커스트러스트(Bankers Trust) 한국지사, IBM 뉴욕지사에서 일했다. GS칼텍스에 입사해 싱가포르법인과 여수공장을 거쳐 석유화학사업본부 본부장, 석유화학·윤활유사업본부 본부장을 지냈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이 이사회 의장직을 사퇴한 뒤 GS칼텍스 등기이사가 됐지만 불과 1년여 만에 GS글로벌 대표이사가 됐다. GS글로벌 대표 시절 석탄광 개발사업로 사업다변화를 꾀해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GS그룹 오너 일가의 일원임을 증명하듯 허세홍 대표는 외부활동이 노출되지 않는 편이다. 인화와 내실을 중요시하는 GS그룹의 색이 진하게 덧입혀졌다는 세간의 평이다.

하지만 대인관계는 친분이 쌓일수록 활발하게 이루어진다고 한다. 학창시절에도 조용한 수재였지만 대학시절엔 활발한 성격으로 활동했다고 하고, 직원들에게도 소탈한 편이라고 한다.
글로벌 정유기업인 셰브런에서 일한 경험이 GS칼텍스에서 도움이 됐다는 평가가 많다.

젊은 리더로서 2008년 세계경제포럼(WEF)이 뽑은 올해의 차세대 리더 245명에 포함되기도 했다. 앞서 WEF 차세대 리더에 선정된 국내기업 오너 가문의 자제는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밖에 없었다. 

◆ 경영활동의 공과
△2018년 GS칼텍스 대표이사가 되다
허세홍 대표는 2018년 11월말 시행된 2019년도 GS그룹 임원인사에서 GS글로벌 대표이사에서 GS칼텍스 대표이사로 보직이동을 했다.

이로써 허 대표는 GS그룹 오너 가문의 4세 경영자들 가운데 최초로 계열사 대표이사에 선임된 타이틀 외에 그룹의 핵심 계열사 대표이사로 올라선 인물이 됐다. 

이로 인해 주변에서는 허세홍 대표가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뒤를 이을 회장 후보군 경영능력을 검증받는 자리에 오른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사실 허 대표가 회장 후보군으로 오르내리게 된 요인은 2017년 GS글로벌 재직 시절의 성과의 영향이 크다. 그가 대표를 맡기 전 GS글로벌은 무역사업에 집중하며 200억~300억 원대의 연 영업이익을 내는 수준이었다. 이런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는 계획을 세운 것이 허세홍 대표다. 

GS글로벌 시절 그의 행보는 2017년 4월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섬의 BSSR 석탄광 지분 14.74%를 GS에너지와 함께 사들이는 과정을 주도하면서부터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어서 같은 달 항만배후단지 조성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해양수산부가 추진한 ‘평택·당진항 2-1단계 1종 항만배후단지 조성사업’의 시행자로 평택글로벌(GS글로벌이 지분 45% 보유한 최대주주)이 선정되는데도 그의 역량이 발휘됐다.

그의 사업 다각화 노력으로 GS글로벌은 2017년 역대 최고 영업이익인 480억 원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를 발판으로 허 대표는 지금의 자리까지 오른 것이다.

허 대표는 부친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뜻에 따라 현장에서 직접 활동하며 10년 가까이 경영수업을 받은 준비된 CEO라는 평을 듣는다. 2003~2006년까지 미국 정유기업 셰브런, 2007년 GS칼텍스 싱가포르법인 부법인장을 거쳤다. 

허동수 회장은 허 대표가 GS칼텍스에 입사했을 당시 “아들이라고 해도 경영을 무조건 맡길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론과 실제를 겸비해야만 경영을 맡길 수 있다는 것이다.
2008~2010년 싱가포르 법인 법인장으로 활약하며 사업 견문을 넓힌 후, 2011년 국내에 복귀해 GS칼텍스 여수 공장 생산기획공장장으로 일했다. 2013년 석유화학사업본부장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2014년 석유화학·윤활유사업본부장 부사장을 맡았다. 이때가 오너인 허동수 회장을 보필하고 현장 분위기를 살피는 역할에 집중한 시점이다. 

△미래형 주유소를 꿈꾸다
허 대표가 최근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 GS칼텍스 미래형 주유소에 전기차 관련 서비스를 도입한다는 것이다. 2019년 1월22일 LG전자와 ‘에너지-모빌리티 융·복합 스테이션’을 조성하는 업무협약을 맺었다.

GS칼텍스는 기존 주유소를 개조해 주유, 정비, 세차 등 기존에 제공하던 서비스 이외에 전기차 충전, 전기차 경정비, 차량공유 등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고, LG전자는 GS칼텍스의 주유소에 350킬로와트(KW)급 초고속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고 장기적으로 로봇 충전이나 무선충전 시스템 등 다양한 충전방안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로써 GS칼텍스 주유소를 활용한 신사업의 가능성을 찾은 것이다. 

또 2018년 9월 SK에너지와 협업으로 주유소를 활용한 물류사업 ‘홈픽’을 내놓았는데,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평이다.

◆ 비전과 과제
허세홍 대표는 취임 후 처음으로 맞이한 올해 상반기 성적표가 참담했다. 연결기준 매출액이 15조620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6조8532억 원)보다 7.3% 감소했다. 영업이익(매출액-매출원가-판매비와 일반관리비)도 463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4022억 원) 46.5% 감소했다. 

허 대표 본인의 책임은 아니지만 CEO로서 경영정상화에 매달려야 하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그가 진행하는 사업 다각화가 더욱 성과를 보여야만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된 것이다.

지난 8월, 허 대표는 수익성 낮은 사업을 정리해 석유화학업황 불황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GS칼텍스가 지난 2007년부터 개발해 온 ‘바이오부탄올’사업에 추가적 투자를 보류한 것이다. 

GS칼텍스가 바이오부탄올이 폐목재나 볏집에서 포도당과 박테리아를 이용해 만든 액체연료로 휘발유와 혼합해 차량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차세대 연료라는 가능성을 보고, 2016년부터 500억 원을 투자해 여수 공장에 생산설비를 짓고 2018년부터 시범생산을 시작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대체연료의 수요가 높지 않고 시장성이 떨어져 추가 투자를 보류한 것이다.

지난 5월에도 정유사업 빅 데이터를 위해 투자했던 솔루션 전문업체 N3N의 지분을 매각했다.
 
또 허 대표는 조직 분위기를 합리적이고 수평적으로 변화시키는 경영시스템 도입하고 전기차 충전사업에 진출하는 등의 활동도 계속하고 있다.

주유소를 전기차 인프라로 활용하기 위해 전기차, 자율주행카, 자동차 공유사업 등 자동차 관련 분야에서 다양한 사업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올해 5월부터 서울시내 7개 주유소에 100Kw급 전기차 급속 충전기 8대를 설치하고 부산, 광주 등 주요 도시에 15개 주유소에도 전기차 충전기를 운영하는 등 전기차 충전사업을 시작했다. 

허 대표의 사업다각화가 효과를 보기 위해선 단기보다 장기적 안목이 필요하다. 중점사업 자체가 향후 3년간 국제유가 변동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GS칼텍스 정유사업 비중이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85%, 45%인 점이 이를 방증한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처럼 허 대표가 좀 더 장기적 안목으로 GS글로벌 시절 성과를 냈던 것처럼 사업 다각화에 성공한다면 GS그룹의 차기 회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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