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at Company 현대건설’을 모토로 공격적 경영 단행

[CEONEWS=이재훈 기자] 2019년 기해년 황금 돼지해 창간 20주년을 맞아 CEONEWS가 '대한민국 리딩 TOP CEO'를 선정합니다. 이번 선정을 통해 국가 경제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는 CEO들의 명예와 자존감을 앙양하고 그들의 업적과 노고를 치하하고 CEO PI의 본보기로 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박동욱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
건설명가 재건을 꿈꾸는 현대맨

박동욱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초 ‘Great Company 현대건설’을 경영전략으로 발표하며, 건설명가 재건을 이루겠다는 공격적 경영을 주창하고 있는 ‘현대맨’이다. 현대차그룹내에서도 재무 전문가로 인정받았던 그가 냉철하면서도 결단력 있는 CEO로 재평가되는 시점이다. 

박동욱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은 1962년 2월5일 경상남도 진주에서 태어났다. 진주고등학교와 서강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8년 현대건설에 입사한 이래 현대건설과 현대자동차를 오가며 활약한 ‘30년 현대맨’이다. 

△의외로 받아들여진 현대건설 대표이사 선임
박 대표가 현대건설 대표이사로 내정된 건 지난 2018년 1월5일이었다. 당시 정수현 현대건설 대표이사가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상근고문으로 위촉되면서 후임 대표이사 자리에 누가 오를 것인지 관심이 가는 상황이었다.

건설업은 기간산업인데다 현장을 총괄해야 하는 자리라 현장 경험이 있는 엔지니어 출신이 대표이사에 오를 것이라 예상됐지만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던 박동욱이 대표에 선임되는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건설계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시기라 위기관리능력을 갖춘 재무 전문가를 필요로 한 것이라고 추측했다. 즉 현대건설의 체질 개선에 초점을 둔 인사라는 평가였다.

더불어 현대차그룹이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50대 대표이사를 내세웠다는 시각도 있었다. 박 대표는 2018년 3월29일 현대건설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됐다. 

박 대표는 현대차그룹 안에서 재무 전문가로 손꼽혔던 인물이다. 그의 현대건설 대표 선임 이유로 지난 2011년 현대자동차에서 현대건설로 복귀해 해외 건설공사의 수익성을 높이고 내실경영으로 재무구조를 탄탄하게 만들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되었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그를 단순히 재무 전문가로만 평하기는 아쉽다. 꼼꼼하고 냉철한 이성을 갖췄지만 현대맨 특유의 뜨거운 열정과 결단력도 갖췄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처음 현대건설 대표에 올랐을 때 내실경영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해외사업도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다는 것도 이런 평가의 이유다. 

△취임 후 1년차 성과
그가 취임한 첫 해인 2018년 9월, 현대건설은 ‘2018 다우존스 지속가능 경영지수(Dow Jones Sustainability Indices, DJSI)’의 ‘건설 및 엔지니어링부문’에서 세계 1위(Industry Leader)에 선정됐다. 다우존스 지속가능 경영지수는 세계 최대 금융정보 제공기관인 미국 ‘다우존스’와 스위스 국제투자회사 ‘로베코샘’이 함께 만든 투자지수로 국제사회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현대건설은 2010년 이후 줄곧 상위 10%인 ‘다우존스 지속가능 경영지수 월드(DJSI World)’에 포함됐고 2013년부터는 업종 1위(Industry Leader)를 놓치지 않고 있다.

또, 현대건설은 2018년 6월 대우건설과 맞붙어 서울 강남 대치쌍용2차아파트 재건축사업을 따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65번지 일대 364세대 규모의 대치쌍용2차아파트를 최고 35층, 6개 동, 560세대 아파트로 재건축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이는 박 대표가 취임 뒤 처음으로 따낸 재건축사업이라는 점 외에도 여러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박 대표 취임 이전에 손을 뗀 재건축사업이었던 것을 취임 후 다시 사업에 참여하는 쪽으로 결정한 뒤 사업을 수주했기 때문이다.

불과 한 해 전 현대건설이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사업이라 불린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주거구역 단위) 재건축사업을 2017년 수주하고도 이에 따른 출혈이 상당해 한동안 서울 강남권 재건축사업 수주전 참여를 잠정 중단했었던 점을 생각하면 공격적인 경영으로 돌아선 셈이다.

박 대표의 취임 후 첫 해였던 2018년, 현대건설은 연결기준으로 매출 16조7309억 원, 영업이익 8400억 원을 냈다. 2017년보다 매출은 0.9%, 영업이익은 14.8% 준 것이다. 현대건설은 국내사업의 탄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해외사업의 수익성 악화로 전체 영업이익이 후퇴했다. 하지만 순이익은 크게 늘었다. 현대건설은 2018년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5353억 원을 냈다. 2017년보다 44.1% 늘었다. 당시 현대건설은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평가이익 등 영업외 사안들의 수지 개선으로 순이익이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2018년에 싱가포르 투아스 남부 매립공사, 우즈베키스탄 나보이 복합화력발전소공사 등 해외 수주와 세종 6-4공동주택 개발사업, 대치쌍용2차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 등 국내 수주를 합쳐 모두 19조339억 원 규모의 신규 일감을 수주했다. 하지만 연초에 목표로 세웠던 23조9천억 원에 20%가량 미치지 못했다.

△2019 Great Compay 현대건설
박 대표는 2019년 취임 2년차를 맞아 공격적인 경영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2월10일 보도자료를 통해 현대건설의 새로운 경영전략 ‘그레이트 컴퍼니(Great Company)’를 내놓으면서부터다. 당시 그는 “현대건설은 올해 수주목표 24조 원을 달성해 영업이익 1조 원 클럽에 재진입할 것”이라며 “그레이트 컴퍼니 구축을 위해 3대 핵심가치를 토대로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가 제시한 3대 핵심가치는 인적 경쟁력 제고(Great People), 선진 기업문화 구축(Great Culture), 준법·투명경영(Great Value)이다.
 
박 대표는 경쟁력 우위에 있는 분야에 집중해 해외사업 수주를 지난해보다 27%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중동과 아시아 등 경쟁력을 확보한 지역의 수주를 확대하고 아프리카 등 신시장 개척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또 국내에서는 사회간접자본(SOC)시장 성장에 맞춰 투자개발사업 비중을 높이고 대형 개발사업과 민간 재개발사업에도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 미래 성장동력 육성을 위해 도로·교량 등 민간 합작투자사업, 복합화력·수력발전소 등 민자발전사업에도 투자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사진=힐스테이트 로고 변경이 적용된 아파트 외벽

△힐스테이트 로고 변경으로 브랜드 이미지 강화
현대건설은 지난 3월 아파트 브랜드 ‘힐스테이트’의 이미지도 새롭게 바꿨다. 한글과 영문을 함께 쓰고 있던 힐스테이트 글자를 한글로 통일했다. 글자 크기도 기존보다 150% 확대해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하고 힐스테이를 상징하는 와인색도 음영(그라데이션)을 없애 통일감을 높였다.

아파트 외벽에 영문 '힐스테이트(Hillstate)'로 표기되던 브랜드명을 한글로 바꿔 표기하고 그 밑에 현대건설 로고도 함께 넣기로 했다. 힐스테이트의 브랜드 철학도 기존 ‘탁월함’에서 ‘라이프 스타일 리더(Life-Style Leader)’로 새롭게 바꿨다.

△남북경제협력 준비
박 대표는 2019년 1월 남북경협지원단을 출범하고 남북경제협력을 준비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은 2018년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등 한반도에 훈풍이 불 때 대부분 남북경협 태스크포스(TF) 등을 꾸리며 변화에 대비했는데 현대건설은 당시 흐름에 동참하지 않았다.

하지만 2019년 들어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일정이 잡히는 등 남북경협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높아지자 사업 준비를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현대건설은 남북경협이 본격화하면 현대아산과 함께 수혜를 입을 대표적 기업으로 꼽힌다.

현대건설은 과거 북한 경수로 사업을 진행하는 등 현대아산을 제외하고 국내 기업체 가운데 가장 많은 남북경협 경험을 지니고 있다. 2001년 유동성 위기로 채권단으로 넘어가기 전까지 사실상 하나의 현대그룹 안에서 현대아산과 함께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등 대북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사진=서울시 제공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사업
박 대표는 현대건설을 현대차그룹의 숙원사업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프로젝트의 핵심 시공사로 참여하게 만들었다. 글로벌비즈니스센터 프로젝트는 현대차그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옛 한전부지에 지상 105층(높이 569m) 업무빌딩을 포함해 호텔과 컨벤션 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그동안 정부의 심의에 막혀 속도를 내지 못했는데 2018년 말 정부가 발표한 ‘2019년 경제정책 방향’에 글로벌비즈니스센터의 조기 착공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기면서 급격히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건설업계는 2019년 상반기 현대건설이 글로벌비즈니스센터 프로젝트의 첫 삽을 뜰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현대건설이 현대차그룹으로부터 글로벌 비즈니스센터 사업을 수주했다는 공시를 낸 지 3년, 현대차그룹이 한국전력공사로부터 부지를 산 지 5년 만이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개발비 부담을 줄이고 미래 투자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투자자와 함께 공동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글로벌비즈니스센터 프로젝트는 2023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 비전과 과제
박 대표는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현대건설의 실적 개선, 해외 수주 확대, 남북경협,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사업 등이 주된 과제로 풀어가야 한다. 현대건설은 2018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5%가량 감소했다. 10대 건설사 대부분이 주택사업에서 성과를 내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낸 것과 대조적이었다. 그래서 2019년 대형 건설사 가운데 실적과 수주 모두 가장 공격적 목표를 내세웠다. 현대건설은 2019년 수주목표로 2018년 실적보다 27% 늘어난 24조1천억 원을 잡았다. 5대 건설사 가운데 절대적 규모와 증가폭 모두 가장 크다. 또 2019년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 목표로 각각 17조 원과 1조 원을 제시했다. 2018년 실적보다 각각 1.6%, 19% 높은 수준이다.

해외수주에서도 현대건설은 2018년 말 8조554억 원 규모의 해외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2017년 말 16조7226억 원에서 50% 이상 준 수치다. 2018년 전체 수주잔고는 31조9749억 원으로 1년 전보다 8조 원가량 줄었는데 대부분 해외수주 감소분에서 나왔다.

남북경제협력은 북한과 미국의 관계 변화에 따른 변수가 많지만, 박 대표가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이는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시작했던 사업이라는 상징성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현대아산과 함께 남북경협의 상징적 업체로 평가된다. 현대건설은 2018년 말 기준 현대아산의 지분 7.5%를 지닌 2대주주이기도 하다.

글로벌비즈니스센터 프로젝트는 국내에서 가장 높은 건물을 짓는 공사인 만큼 많은 난관이 예상된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높은 건물은 롯데월드타워인데 롯데건설은 건설 당시 균열문제, 주변 싱크홀 문제, 화재 사고, 건설 노동자 사망사고, 건자재 추락에 따른 행인 부상 사고 등 각종 사고에 시달렸다. 글로벌 비즈니스센터의 주 빌딩은 높이가 569m로 현재 국내에서 가장 높은 롯데월드타워(제2롯데월드)보다 14m가량 높다. 초고층빌딩인 만큼 착공 이후 안전사고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

“올해는 협력사와 동반성장은 물론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앞장설 것”이라며 “모든 이해관계자의 부가가치를 우선하는 기업문화를 구축해 진정한 건설 명가로 도약하겠다”는 그의 말이 얼마나 실현될 수 있을지 기대를 걸어본다.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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