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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 CEO 84]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CEONEWS=장용준 기자] 2019년 기해년 황금 돼지해 창간 20주년을 맞아 CEONEWS가 '대한민국 리딩 TOP CEO'를 선정합니다. 이번 선정을 통해 국가 경제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는 CEO들의 명예와 자존감을 앙양하고 그들의 업적과 노고를 치하하고 CEO PI의 본보기로 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혁신기업 지원으로 변화의 바람을 일으킨 CEO
최대 성과와 연임의 갈림길에 서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취임 후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을 매각하며 여러 기업의 구조조정을 이끌었다. 경제와 금융 전문가로 학계와 현장을 두루 거친데다 재벌개혁을 주창하는 진보성향의 CEO로 주목받아 온 그가 최근 아시아나항공과 대우조선해양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진통을 앓고 있다. 이를 극복하고 KDB산업은행의 수장으로서 연임의 꽃길을 걸을 수 있을지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1953년 4월9일 경상북도 안동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와 미국 예일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했다. 그의 이력을 보면, 산업연구원에서 연구원,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한국금융연구원 원장, 한림대와 동국대 교수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다.

산업은행 회장에 취임한 뒤 기업의 구조조정 방향을 혁신기업 지원으로 전환하면서 금호타이어, 성동조선해양, STX조선해양 등의 구조조정을 진행했고 금호타이어와 대우조선해양도 매각했다. 업계에서는 “대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상충하는 이해관계를 뚝심 있고 과감하게 구조조정과 매각을 밀어붙여 수 년 묵은 어려운 난제를 짧은 기간에 해결했다”고 평했다.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의 수장으로 직설적이면서도 기업과 산업의 구조조정을 지원하고 혁신기업을 육성해 경제의 활력을 촉진해야 한다는 신념이 투철하다. 이를 위해 연구와 정책 수립의 자율성을 명확히 한다는 평을 듣고 있다. 

 

KDB산업은행넥스트라운드 클로징멘트를 하는 이 회장

△산업은행의 정책기조는 혁신기업 지원
이 회장은 취임 이후 산업은행의 본래 업무가 벤처기업과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점을 천명했다. 더불어 문재인 정부 ‘혁신성장’ 기조에 발맞춰 벤처기업과 중소기업 지원 확대에 총력을 다 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지난 7월2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첫 번째 ‘넥스트라이즈 2019 서울’을 개최했다. 넥스트라이즈는 산업은행과 한국무역협회가 벤처기업협회, 벤처캐피탈협회, 국가과학기술연구회와 함께 코엑스에서 개최한 스타트업 박람회다. 

이 회장이 취임 후 국내 기업의 세대교체, 혁신창업기업 지원 등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 처음 열린 넥스트라이즈가 바로 그 성과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이 회장은 넥스트라이즈를 국내 최대를 넘어 세계적 수준의 스타트업 행사로 키운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12월28일 산업은행의 무게추를 기업 구조조정에서 혁신기업 지원으로 옮기는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9부문 가운데 하나인 구조조정부문을 구조조정본부로 축소하고, 기존 혁신성장금융본부를 혁신성장금융부문으로 확대했다. 그 아래 KDB넥스트라운드를 담당하는 ‘넥스트라운드실’을 새로 만들었다. 지난 2016년 8월 출범한 KDB넥스트라운드는 유망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에게 투자 유치의 기회를 주고 투자자에게는 우량 투자처 발굴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벤처기업 투자유치 플랫폼이다.

이 회장은 ‘온렌딩금융실’도 혁신성장금융부문 아래로 이동해 투자와 대출 등 금융 지원과 벤처창업 생태계 플랫폼 지원 등 혁신성장 지원을 위한 일관체계를 구축했다. 산업은행은 앞으로 혁신성장 지원과 관련된 온렌딩(중소·중견기업 전용 대출) 프로그램 비중을 계속 늘려갈 예정이다.

△KDB인베스트먼트 설립
산업은행의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가 2019년 7월 공식 출범했다. KDB인베스트먼트는 산업은행이 재무 구조조정 과정 등에서 취득한 출자회사 주식을 인수해 구조조정 등을 수행하고 신속하게 시장에 매각하는 역할을 한다. 이대현 전 산업은행 수석 부행장이 대표이사를 맡았으며 산업은행으로부터 대우건설 지분을 넘겨받았다. 대우건설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매력적 매물로 만드는 일이 첫 번째 과제다.

이 회장은 산업은행이 그동안 기업 구조조정에만 매달려 혁신기업 지원이라는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구조조정을 전담하는 회사를 따로 만들었다. 지난 7월 공식 출범한 KDB인베스트먼트가 그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조조정 부담을 줄이고 중소·중견기업 지원 등 본연의 정책금융 역할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업은행, 한진중공업 최대주주에 올라 
지난 2월 한진중공업이 필리핀 자회사인 수빅조선소의 보증채무 4억1천만 달러가 현실화되면서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주식거래도 정지됐다. 수빅조선소가 수주절벽을 넘지 못하고 필리핀 올롱가포법원에 기업 회생절차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이후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출자전환과 차등 무상감자를 통한 경영 정상화 방안을 내놓고 한진중공업의 경영 정상화를 이끌 인물로 이병모 전 STX조선해양 사장을 새 사장으로 선임했다.

이 회장은 지난 3월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를 방문해 임직원들에게 “경영 정상화가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5월 산업은행은 한진중공업 지분 16.14%(1344만545주)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추진 
이 회장은 금호아시나그룹의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결정을 이끌어냈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2019년 4월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 회장은 당시 이 회장을 만나 아시아나항공 매각의사를 전달했다. 사실상 이 회장의 끊임없는 압박에 백기투항했다는 주변평에 무게를 싣는 행보였다.

이 회장은 박 전 회장이 모든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고 밝힌 데 이어 3년 뒤에도 정상화가 안 되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겠다는 뜻을 전했을 때도 박 전 회장을 향한 압박강도를 전혀 낮추지 않았다. 사실상 머리 속에 ‘아시아나항공은 매각만이 살 길’이라는 정답을 써 놓고 박 전 회장을 밀어붙인 셈이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결정되면서 이 회장은 대우조선해양 매각에 이어 국내산업의 역사에 획을 긋는 두 기업의 매각을 3개월여 만에 이끌어냈다는 신기록을 세우게 됐다(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은 7월25일 매각공고를 냈다).

△현대상선 경영 정상화 위한 대표 교체 
이 회장은 지난 3월 현대상선 대표이사를 기존 유창근 사장에서 배재훈 전 판토스 대표로 교체했다. 현대상선이 정부 지원을 계속 받고 있음에도 수 년 째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데 따른 문책성 교체였다. 그동안 정부의 현대상선 지원을 놓고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지적이 계속된 결과다.

△현대중공업에 대우조선해양 지분 매각 
이 회장의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지난 3월8일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매각 본계약을 맺었다. 아직 기업결합심사 등의 절차가 남아있긴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이 19년 만에 산업은행 품을 떠나 현대중공업을 새 주인으로 맞이한 셈이다.

이 회장은 본계약을 맺은 뒤  “나와 권오갑 부회장 모두 조선산업 재편을 통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지금의 적기를 놓치면 우리 조선업도 일본처럼 쇠락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는 절박함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2018년 하반기부터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을 만나 이 모든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업황이 불투명했던 만큼 현대중공업은 당초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적극적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업황이 조금씩 좋아지고 대우조선해양도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산업은행이 현대중공업에 인수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특혜시비 가능성이 있음에도 현대중공업만 상대로 협상을 진행했다. 또 헐값매각 논란을 예상하면서도 공적자금을 나중에 회수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한국GM 지원 마무리
산업은행은 지난해 12월 한국GM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지원하기로 한 7억5천만 달러 지원을 모두 마쳤다. 산업은행은 2018년 5월 한국GM을 10년 동안 유지한다는 조건으로 7억5천만 달러를 한국GM에 출자하기로 GM과 합의했다. 이 가운데 절반이 6월 집행됐고 나머지 절반은 12월 집행됐다.

한국GM은 산업은행에 △신설법인을 준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와 CUV(크로스오버유틸리티 차량)의 중점 연구개발거점으로 지정 △앞으로 10년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할 것 △추가 연구개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력 강화 등 세 가지를 확약했다.

 

◆ 비전과 과제
이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을 찾는 일, 대우건설과 KDB생명보험 등 산업은행 자회사도 매각해야 하는 일 등을 당면 과제로 안고 있다. 이 회장이 취임한 뒤 채 2년도 되지 않아 금호타이어와 대우조선해양 등의 매각을 속전속결로 이끌었지만, 굵직한 자회사의 매각 문제가 남아있다.

지난 7월 구조조정을 전담하는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가 출범한 뒤 대우건설 매각을 가장 먼저 추진했지만 대우건설 매각은 앞서 한 차례 무산된 적이 있다. KDB인베스트먼트를 이끄는 이대현 대표는 매각 일정을 따로 정하지 않고 우선 대우건설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회장은 늦어도 2020년 3월까지 KDB생명도 매각한다는 생각이다. 산업은행은 2010년 당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던 금호그룹을 지원하기 위해 금호생명을 인수한 뒤 KDB생명으로 이름을 바꿔 달았다. 2014~2016년 세 차례에 걸쳐 매각하려 했지만 매각가격과 인수가격의 차이가 커 번번이 실패했다. 이 회장은 KDB생명 매각에 성공하면 사장에게 최대 30억 원, 수석 부사장에게 최대 15억 원을 지급한다는 결정을 내리면서까지 KDB생명을 반드시 매각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대규모 자금 투입을 앞둔 현대상선의 경영 정상화도 이끌어야 한다. 현대상선은 2조 원에 가까운 자금을 지원받았음에도 여전히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이 밖에 한진중공업, STX조선해양 등 중형 조선사의 최대주주로서 이 회사들의 구조조정을 이끌고 매각도 마쳐야 한다.

사진=KDB산업은행 본사 사옥

▲ 방향은 잡았으나 산적한 과제를 해결해야 연임이 보여
이 회장이 산업은행 회장으로 취임한 지 2년도 되지 않아 금호타이어와 대우조선해양을 매각하는 등 속전속결로 구조조정을 추진한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특히 20년 동안이나 산업은행 품에 있던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에 매각한다는 과감한 결정을 내려 우리나라 구조조정의 난제를 단번에 해치웠다는 평가도 있다. 이 과정에서 보여준 과감한 결단력과 함께 한 번 결정한 일은 좌고우면하지 않는 추진력은 그의 동력이다. 다만 그가 보여줬던 결단력과 추진력이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야만 연임의 가능성이 보인다.

 

장용준 기자  jyj@ceomagaz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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