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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 CEO 67]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공직과 민간기업 경험을 두루 갖춘 CEO

[CEONEWS=오정희 기자] 2019년 기해년 황금 돼지해 창간 20주년을 맞아 CEONEWS가 '대한민국 리딩 TOP CEO'를 선정합니다. 이번 선정을 통해 국가 경제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는 CEO들의 명예와 자존감을 앙양하고 그들의 업적과 노고를 치하하고 CEO PI의 본보기로 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

차분하지만 냉철한 외유내강형의 리더
경직된 문화에 혁신적인 경영기법을 접목

포브스 선정 세계 전력회사 1위, 글로벌 기업 세계 97위인 한국전력력공사 사장 자리가 4개월간의 공석을 깨고 2018년 4월 김종갑 사장이 자리에 올랐다.

공직과 민간기업사장으로 두루 다방면에 경험을 갖춘 글로벌 인재인 김종갑 사장은 역임했던 자리마다 괄목할만한 성과를 올린 인물이다.

재무 악화상태의 한국전력을 뛰어난 지략으로 극복해 나가고 있는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자.  

◆ 생애

김종갑 사장은 1951년 8월10일 경북 안동 임동면에서 태어났다. 독립유공자 43명을 배출한 명문가문인 의성 김씨의 후손으로 5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김종갑 사장은 아버지가 6.25 참전으로 전사해 할아버지와 할머니, 어머니 밑에서 유복자로 자랐다. 안동중학교, 대구상업고등학교, 성균관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안동에서 보충역으로 근무하던 당시 행정고시에 합격해 상공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상공부 통상협력 담당관(미국과장)과 미국 허드슨연구소 객원연구원을 거쳐 산업자원부 국제산업협력국장, 산업기술국장, 산업정책국장을 역임했다.

산업자원부 차관보와 특허청장을 지낸 뒤 산업자원부 제1차관을 끝으로 공직생활을 마무리한후 하이닉스반도체 대표이사 사장과 하이닉스반도체 이사회 의장으로도 활동했다.

지멘스(주) 대표이사 회장으로 재직하던 중 한국전력공사 사장 공모에 지원해 사장으로 선임됐다.

◆ 경영활동의 공과

상공부 통상업무로 공직생활 시작

1975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1978년 상공부에서 대미 통상업무를 맡으며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대미 통상업무는 업무강도가 높고 고참이 많은 탓에 승진에서 불이익을 겪어 ‘사무관의 무덤’이라고 불렸는데 김종갑 사장은 공직생활 초반 사무관 3년8개월, 과장 2년6개월 등 미국 통상 관련 부서에서 내리 6년을 일했다.

김 사장은 행정고시 동기 가운데 과장 승진이 가장 늦었으나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마침내상공부 안에서 대미 통상업무 전문가로 자리잡았다. 1980년대 후반 상공부 통상협력담당관으로 일하며 미국과 벌였던 슈퍼301조 관련 협상에서 한국의 입장을 끝까지 관철해 미국 통상전문가로 이름을 날렸다.

그 뒤 통상산업부 통상협력국장, 산업자원부 국제산업협력국장 등 미국 통상 관련 업무를 4차례나 다시 맡는 등 15년 동안 미국 통상업무를 담당하며 ‘미국 통상분야 해결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행정고시 동기 가운데 과장 승진이 가장 늦었으나 국장 승진은 가장 빨랐다.

김 사장이 미국 통상업무에서 두각을 나타낸 데에는 그의 영어실력도 한몫했다. 외국인들로부터도 품위있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김 사장의 영어 실력은 탁월했다.  1998년 독일에서 열린 국제행사를 영어로 진행하는 김종갑 사장의 모습을 본 이기주 당시 독일대사가 “대한민국 공무원 중 저렇게 고급 영어를 잘하는 사람은 처음 본다”고 극찬한 일화도 전해진다.

2003년 노무현 정부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전문위원으로 파견된 뒤 노무현 정부에서 산업자원부 차관보, 특허청장, 산업자원부 차관 등을 지냈다.

특허청장 시절 특허청에 중앙부처 처음으로 ‘직무성과 계약제도’ ‘재택근무제도’ 등을 도입하는 등 개혁을 추진했고 직원들과 혁신 등을 주제로 격의 없는 토론을 진행해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특허청장을 지내며 부처별 성과평가에서 최고 점수를 받고 개인별 업무평가 점수도 높아 2006년 산업자원부 차관으로 승진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미국의 하이닉스반도체 상계관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고 국가 균형발전정책과 차세대 성장동력 육성정책, 산업집적화(클러스터) 개념 도입 등 굵직한 산업정책을 수립하는 데 기여했다.

영업손실 1조9천억의 하이닉스반도체 사장으로 취임

2007년 2월 공직에서 물러난 뒤 그해 3월 하이닉스반도체 사장에 취임했다. 산업자원부 출신의 고위공직자가 퇴임 직후 민간기업 CEO로 간 최초의 사례로 김종갑 사장은 당시 주요 공기업의 사장 자리를 제안받았으나 새로운 도전을 위해 하이닉스반도체 사장에 지원했다.

김종갑 사장이 하이닉스반도체 사장에 오를 때는 반도체시장의 글로벌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할 때다. 하이닉스반도체는 2006년 영업이익 2조 원 이상을 냈으나 2007년 5천억 원대로 줄어들었고 2008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겹쳐 영업손실 1조9천억 원, 순손실 4조7천억 원을 냈다.

그는 2008년 말 임원을 30% 줄이고 희망퇴직과 무급휴가 등을 뼈대로 하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그 스스로 임금을 35% 깎고 다른 임원들도 10~20%가량 임금을 줄였다. 이와 함께 2009년 신입사원 채용 대신 연구개발(R&D) 인력만 100여 명을 채용하는 등 기술 개발에 집중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하이닉스반도체는 2009년 3분기에 8분기 만에 영업이익을 내며 적자를 탈출했다. 이후 2009년 영업이익 1900억 원, 2010년 영업이익 3조 원을 올리는 등 건실한 회사로 변신했다.

한국인 최초 지멘스(주) 사장 역임

2011년 6월1일 한국인 최초로 지멘스(주) 회장에 올랐다. 김종갑 사장이 지멘스(주) 회장 공모에 지원한 데는 지멘스(주)가 2011년 60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인 CEO를 뽑는다고 한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지멘스(주)는 김종갑 사장 이전까지는 독일 본사가 임명한 외국인 CEO가 이끌었다.

그는 “다국적 다문화 환경에서 기업경영을 하는 것은 한국에서 한국사람끼리 기업을 하는 것과 또 다르다”며 “재미도 있고 어려움도 있고, 배우는 것이 많다”고 말했다.

지멘스그룹 직원은 2011년 40만 명에서 2016년 35만 명으로 줄었지만 지멘스(주) 직원 수는 같은 기간 1700명에서 2200명으로 오히려 늘었다. 2013년 지멘스 에너지솔루션사업의 아시아본부를 한국에 유치하기도 했다.

김종갑 사장은 취임과 동시에 직원들에게 회사배지를 착용하게 하고 당시 서울 역삼동 본사 건물 외벽에 간판을 달게 하는 등 지멘스(주)를 알리는 데도 힘썼다. 2014년 기업의 윤리적 경영을 확산하기 위해 출범한 윤경SM포럼 공동대표를 맡는 등 지멘스(주)의 윤리경영을 강화하는 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재무 악화상태의 한국전력 사장에 올라

김종갑 사장은 2018년 4월13일 제20대 한국전력공사 사장에 올랐다. 오랜 세월 공직생활을 하고 국내 기업과 외국인 투자기업을 이끄는 등 공직과 민간기업 경험을 두루 갖춘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그는 취임사에서 한국전력의 첫번째 과제로 수익성을 강조했다. “현재 한국전력의 재무상태가 좋지 않은 만큼 무엇보다 수익성 개선에 힘쓰겠다”며 “수익성이 구조적으로 개선되는 시점까지 비상경영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전력의 영업실적은 연결 재무제표로 평가받는다며 “한국전력과 발전자회사, 그룹사들 사이에 불필요한 경쟁을 줄이고 협력을 강화해 한국전력그룹 전체의 경영개선을 이끌겠다”고 덧붙였다.

수익성 개선과 함께 △에너지 전환정책을 위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 △연구개발(R&D) 투자에 기반한 좋은 일자리 창출 △원전 수출과 기타 에너지사업 수출을 통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 △에너지밸리 구축을 통한 지역경제 기여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원전 수출 최선을 다해

한국전력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원전 수출사업은 크게 영국과 사우디아라비아 프로젝트로 나눈다. 사우디아라비아 원전사업은 애초 1차 예비사업자 선정을 통해 도전장을 던진 다섯 나라 가운데 후보국을 2~3개로 압축할 것이라고 예상됐지만 2018년 7월 뚜껑을 열어보니 입찰에 참여한 다섯 나라에 모두 2차 기회가 주어지면서 1차 예비사업자 선정 자체가 무의미해졌다.

사우디아라비아 원전사업은 2017년만 해도 2018년 안으로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지속해서 선정이 늦어져 2019년 8월말 기준 아직 이렇다 할 소식이 들려오지 않는다. 이에 김종갑 사장은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주에 특히 힘을 쏟고 있다.

2019년 1월, 2018년 10월과 8월 등 취임 뒤 사우디아라비아를 세 번이나 방문해 원전 수주활동을 벌였다. 2019년 1월22일 발주처인 알 술탄 왕립원자력·신재생에너지원 원장과 만나 “사우디아라비아와 유사한 부지와 환경에서 원전을 건설해 본 회사는 한국전력이 유일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한국전력의 입찰 2단계 준비 현황을 설명하고 원자력을 비롯한 신재생, 전력신기술 분야 등에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2018년 10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현지 투자설명회’를 열기도 했고, 2018년 8월에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알 술탄 왕립원자력·신재생에너지원 원장과 면담을 하는 등 사우디아라비아 현지에서 원전 수주 활동을 벌였다.

김종갑 사장은 2018년 6월 문재인 대통령의 러시아 국빈방문 경제사절단으로 러시아 찾아 파벨 루빈스키 로세티 러시아 국영전력회사 사장과 ‘한러 사이 전력계통 연계를 위한 공동 연구 양해각서(MOU)’도 맺었다. 

나주 에너지밸리사업에도 힘써

2018년 4월 취임 이후 나주 에너지밸리사업을 위해 힘쓰고 있다. 나주 에너지밸리는 에너지신산업 위주의 기업과 연구소 등을 광주와 전남, 나주의 산업단지에 유치해 미래형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로 한국전력과 전남 지역 지자체가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한국전력은 2018년 12월 기준 360개 기업의 에너지밸리 투자를 이끌어냈다. 최종목표는 2020년까지 500개 기업을 나주 에너지밸리에 유치하는 것이다. 한국전력은 나주 에너지밸리사업과 별개로 전남에서 매년 빛가람엑스포도 진행한다. 2018년에도 10월31일부터 11월2일까지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와 홀리데이호텔에서 ‘빛가람 국제 전력기술 엑스포(BIXPO)’를 열었다.

신재생에너지로 자급 가능한 소규모 지역 전력망 추진

한국전력은 2018년 11월18일 미래형 마이크로그리드(MG)를 개발하기 위해 ‘켑코(KEPCO) 오픈(Open) MG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크로그리드는 외부에서 전력을 끌어오지 않고도 소규모 지역이 전력을 자급자족하도록 구성한 독립형 전력망을 말한다.

한국전력은 개방형 에너지 커뮤니티인 켑코 오픈 MG를 통해 마이크로그리드에 에너지 솔루션과 블록체인 등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기로 했다. 켑코 오픈 MG가 개발하는 마이크로그리드는 연료전지 등도 발전원으로 추가돼 신재생만으로도 에너지 자립이 가능하다.

한국전력은 켑코 오픈 MG를 본격적으로 추진해 한국 최초로 메가와트 규모의 에너지 자립형 마이크로그리드를 구성할 계획을 세웠다. 김종갑 사장은 켑코 오픈 MG프로젝트 계획을 밝히며 “한국전력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신재생 발전과 에너지 효율화사업에 속도를 높이고 에너지 전환과 디지털 변환을 이끄는 에너지 플랫폼 공급자로 한 단계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생산성 혁신 평가 최우수 기관 선정

한국전력은 김사장은 2018년 12월 업무혁신 성과를 인정받았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공공기관 생산성 혁신 평가에서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받았다. 또한 2018년 경영진과 본사 처장을 중심으로 경영혁신위원회를 구성하고 ‘고유업무 혁신’ ‘혁신성장 주도’ ‘사회적 가치 제고’ 3개 분야로 추진분과를 나눠 내부 혁신 컨트롤 타워를 구축한 점을 평가받았다.

특히 사회적 가치 제고 분과회의에서 시민단체 임원 등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해 에너지신산업 분야의 일자리 확대와 중소기업 지원을 논의한 점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 비전과 과제

김종갑 사장은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전국적으로 재생발전의 계통 연결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에너지 플랫폼기업’을 향한 세부 추진계획을 구체화하고 실질적 성과를 내는 한 해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에너지 전환과 디지털 변환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탈원전, 탈석탄, 재생에너지 확대로 대표되는 에너지 전환정책과 연관된다.

두 번째 과제로는 “세계 최고의 유틸리리 그룹, 한국전력의 명성을 더 높여야 한다”는 점을 들었다. 이는 한국전력의 수익성 개선과 연결된다. 김종갑 사장은 “한국전력의 성과는 그룹사 전체의 연결 재무제표로 평가받는다”며 “(한국전력의 명성을 위해서는) 발전사를 포함한 그룹 전체 최적화를 이뤄내 자회사 경영에 더 많은 도움을 주는 모 기업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에너지 전환정책이 추진되는 상황에서 한국전력의 수익성 개선은 김종갑의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주요 과제로 평가된다.

김종갑 사장은 신년사의 세 번째 과제로 윤리경영과 투명경영을 꼽았다. 그는 “윤리경영, 투명경영을 정착해 국민과 투자자로부터 가장 사랑받는 기업이 되자”며 “협력업체도 같은 수준의 윤리기준을 지키도록 이끌어 나가 ‘인사청탁과 사업청탁이 없는 한국전력’이라는 새로운 전통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국전력은 자산 기준 국내 최대 공기업으로 공공기관계의 맏형격인 만큼 다른 공공기관의 모범을 보일 필요가 있다. 2017년부터 불거진 공공기관 채용비리 등으로 공공기관의 신뢰성이 하락한 상황에서 공기업 맏형으로 윤리경영에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했다고 볼 수 있다.

모든 공기업의 과제인 지역경제 활성화, 좋은 일자리 창출, 사회적 가치 확대 등도 김종갑의 어깨를 무겁게 하지만 이제껏 여러 분야에서 성공적 결과를 이끌었던 것처럼 좋은 결과를 또 한번 기대해 본다.

 

오정희 기자  oyj@ceomagaz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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