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CEO 64 ] 이금기 일동후디스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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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 CEO 64 ] 이금기 일동후디스 회장
  • 윤상천 기자
  • 승인 2019.08.21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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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여년 샐러리맨의 신화를 이룬 CEO

[CEONEWS=윤상천 기자] 2019년 기해년 황금 돼지해 창간 20주년을 맞아 CEONEWS가 '대한민국 리딩 TOP CEO'를 선정합니다. 이번 선정을 통해 국가 경제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는 CEO들의 명예와 자존감을 앙양하고 그들의 업적과 노고를 치하하고 CEO PI의 본보기로 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이금기 일동후디스 회장

약에서 식품까지 국민건강을 위한 제품만 고집

아로나민, 산양분유 등 수많은 브랜드 성공시켜

제약업계의 살아있는 샐러리맨의 신화가 있다. 바로 일동후디스 이금기 회장이다. 이금기 회장은 일동제약에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이 회장의 성공신화는 입사 1년 만에 생산부장에 발탁되는 초고속 승진으로 시작됐다. 올해 나이 86세. 식품업계에서 대표이사를 겸한 경영자 중 최연장자이다. 60여 년간 한 회사에서 봉직하면서 회사 발전에 결정적 역할을 했으며, 인간존중경영과 창조경영을 통하여 기업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고 탁월한 리더쉽을 발휘했다. 월급쟁이 직원으로 시작해서 일동제약 회장까지 역임하고 현재는 ‘연매출 1500억’ 일동후디스의 오너가 된 이금기 회장. 올해 2월 일동제약과 지분관계를 정리하고 완전히 홀로서기에 나선 이 회장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본다.

◈ WHO IS...

이금기 회장은 1933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보성고에 입학하여 수학하던 중 6.25 동란이 발발하자 바로 방위군에 입대했지만, 천신만고 끝에 연령미달로 귀가하여 복교했다. 그래서 또래보다 졸업이 늦게 되었다.

어머니의 지병인 천식을 고치는 좋은 약을 내 손으로 만들고, 병으로 고통받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을 주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지니고 서울대학교 약학과에 입학하여 약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배웠다. 1959년 졸업과 동시에 가내공업 제약회사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1년 만에 사직하고 1960년 일동제약에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그로부터 2년 뒤 이금기 회장은 제약업계 일대 파란을 일으켰다. 바로 제약업계 베스트셀러가 된 활성비타민제 ‘아로나민’을 개발한 것이다.

그가 개발한 ‘아로나민’은 이후 국내 일반의약품 부문에서 매출 1위를 하며 ‘효자 약품’으로 등극했다. 국민영양제로 불리는 아로나민의 성공을 기반으로 일동제약은 고도성장 궤도에 진입했다.

실력을 인정받은 이금기 회장은 1984년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하고 10년 뒤에는 대표이사 회장에 오르는 등 약 26년 동안 최고경영자(CEO)로서 일동제약의 성장을 견인했다. 또한, 1996년에는 남양산업을 인수하여 일동후디스로 이름을 바꾸고 직접 경영해 오고 있다.

◈ 경영활동의 공과

제약업계의 영원한 베스트셀러 ‘아로나민’ 탄생

모두가 먹고 살기 힘들었던 시절,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 체내 흡수가 빠르고 동양인의 체질에 맞는 한국형 비타민을 개발해야겠다는 그의 집념은 당시 미국 등 선진국 제약기업과의 기술제휴나 합작투자에 열중했던 국내 제약업계의 분위기를 극복하고 아로나민을 탄생시킨 원동력이 되었다.

아로나민이 오늘날까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민영양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은 이 회장의 남다른 노력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아로나민 발매 당시 종근당, 동아제약, 유유산업 등 10여개 회사가 유사제품을 판매했는데 그 중에서도 영업력이 가장 약한 곳이 바로 일동제약이었다.

당시 아로나민 개발을 마치고 생산부장에서 영업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금기 회장은 이처럼 불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발매 초기부터 상식을 초월한 파격적인 영업활동을 전개했다. 바로 약사 판촉사원들을 모집하여 종합병원 의사를 대상으로 직접 판촉활동을 하는 것이었는데, 당시 경쟁업체의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획기적인 마케팅 방법이었다. 또한 대형약국 약사와 의원급을 대상으로 한 그룹 디테일도 지속적으로 실시했다. 새로 입사 한 약학대학 출신의 판촉사원과 함께 경향 각지를 순회하면서 직접 현장교육과 디테일 시범을 보이기도 했다.

초기 아로나민 매출액 중 많은 부분을 광고비로 돌려 적극 집행한 것도 이 회장의 과감한 결정이었는데, 결과적으로 당시 여러 경쟁제품을 따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후로도 광고 마케팅 전략을 적극 활용했으며, 그 중 백미는 스포츠 마케팅으로 가장 큰 화제가 되었던 것은 고인이 된 김기수 권투선수의 세계 주니어 미들급 타이틀 매치였다.

국민적 성원에 힘입어 김기수 선수가 타이틀 획득에 성공한 다음날 조간신문에 일제히 게재된 “승리! 아로나민 효과!", “체력은 국력”이라는 광고카피는 전 국민의 화제를 집중시키는데 결코 모자람이 없었다. 한국 체육사에 길이 남을 이벤트를 통해 국민적 영웅 김기수 선수와 아로나민의 이미지를 함께 각인시킨 멋진 스포츠 광고의 한판이었다.

기업회생의 달인 “워크아웃” 마무리로 또다른 신화 창조

이 회장의 탁월한 경영능력은 1996년 남양산업을 인수하여 이름을 바꾼 일동후디스의 놀라운 성장 스토리에서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인수 당시 매출이 98억에 그쳤던 일동후디스는 이 회장의 손에서 매출 1500억원 회사로 성장했다. 후발주자로 뛰어든 분유시장에서 업계 3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 회장 특유의 건강지향 철학에 따라 온 세대를 위한 건강식품을 꾸준히 개발 출시하면서 명실상부한 종합식품회사로 발전하고 있다.

남양산업 인수 후 매출 1500억 회사로 성장한 일동후디스

승승장구하던 백전노장 이금기 회장에게도 절체절명의 위기는 있었다. 표현의 기복이 적고 늘 한결같은 이 회장의 표정처럼 언제나 무사고로 탄탄대로를 질주할 수만은 없었던 것이다. 경영다각화의 일환으로 인수한 일동후디스 경영에 전념하고자 일동제약 경영일선에서 잠시 물러나 있단 1998년 계열사인 맥슨전자에 지급보증했던 어음이 1차 부도처리되면서 일동제약에 엄청난 위기가 닥쳐왔다.

이 회장은 이 위기를 타개하고자 백의종군의 자세로 일동제약의 경영일선에 복귀할 것을 결심하고 즉시 행동에 나섰다. 복귀하자마자 부도에 대비하여 공장에 구사대를 결성하는 한편, 맥슨전자 주채무는 동결되지만 보증채무는 유보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개탄하면서 산업은행을 찾아가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곧 이어 기업체질 개선에 착수하여 불필요한 사업부문과 부실재산을 정리했으며, 현금흐름 개선에 역점을 두고 인력을 감축하는 고육지책과 함께 매일 아침 7시 반부터 학습과 회의를 정례화시켰다. 임직원들은 상여금까지 반납하는 희생을 감수했으며 두 차례에 걸쳐 발행한 90억원 상당의 무보증 전환사채를 임원이 솔선하여 직원과 거래업체를 통해 인수시켰다. 이에 힘입어 한강구조조정기금으로부터 104억원의 전환사채 발행에 성공함으로써 비로소 캐시플로에 숨통이 트이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약국와 병원 도매업소와 같은 거래선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데다 일동제약의 뛰어난 제품력과 이 회장의 훌륭한 리더쉽에 힘입어 이익이 빠른 속도로 개선되어 정상 궤도에 들어선 것이 위기 극복에 큰 힘을 보탰다. 경영진과 사원 그리고 거래선이 혼연일체가 되어 자기 희생을 마다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러한 피나는 노력 끝에 1998년 계열사의 손실을 합해 500억원의 적자를 메우고 워크아웃 3년 만인 2001년 9월에 조기졸업하는 또 하나의 성공 신화를 창출했다.

2003년 ‘후디스 산양유아식’ 선보인 일동후디스

식품업계관계자들은 아로나민에서 발휘된 이회장의 제품 개발력과 과감한 마케팅 전략이 일동후디스의 성장에도 크게 기여했다고 입을 모은다. 그는 인수 당시 5%에도 미달했던 유아식 시장 점유율을 6년 만에 20%대까지 끌어올리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먼저 한국형 종합이유식의 시초인 아기밀의 품질을 대폭 업그레이드하여 출시했고, 2000년에는 뉴질랜드 청정 원유를 사용하면서, 국내 청정 분유의 효시가 된 트루맘을 내놓았다. 이어 2003년 모유에 가장 가깝다는 산양유 그것도 사계절 자연방목한 뉴질랜드 산양유를 원료로 만든 ‘후디스 산양유아식’을 선보였다. 젖소 분유 밖에 없던 분유시장에 처음 나온 프리미엄 산양분유였기에 업계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도 대한민국 모든 엄마들이 선망하는 최고급 분유로 확고한 자리를 잡았다. 최고의 품질과 확실한 건강기능성으로 제품을 차별화시키는 일동후디스만의 고급화 전략은 이후에도 ‘후디스 그릭요거트’, ‘카카오닙스차’ 등으로 이어진다.

건강한 식품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생각이 기회

이 회장은 최근 소비자들이 점점 더 건강한 식품을 추구하는 경향이 일동후디스에겐 큰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동후디스는 가격 경쟁력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몸에 좋은 성분이 들어 있고, 첨가물을 넣지 않는다는 점이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좋은 제품을 만들려면 지식, 기술, 양심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우리는 단순히 건강해 보이는 이미지만이 아니라 섭취 후에 실제로 효과를 볼 수 있는 제품을 내놓고 있다”고 강조 했다.

이런 철학에서 최근 나온 제품이 프리미엄 어린이식품 ‘키요’와 건강커피 ‘노블’이다. '키요'는 이유식을 끝내는 3~9세를 위한 어린이식품이다. 국내 영유아식 제품의 경우 분유, 이유식 등 0~2세를 대상으로 한 식품은 많은데 비해 3세 이상 아이들에게 딱 맞춘 식품시장은 크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부모들은 걱정되는 인공첨가물이 없고 맛도 너무 맵거나 짜지 않은, 아이 입맛과 식습관을 잘 길러줄 수 있는 전용 식품을 찾고 있다. ‘키요’는 이런 고객을 타깃으로 개발되었으며 리조또 소스, 과자, 요거트 젤리 등이 지난 3월 출시되어 판매 중이다.

건강커피 ‘노블’은 몸에 좋은 항산화성분 폴리페놀이 일반 커피의 2~3배나 많이 들어있고, 식물성 경화유지가 아닌 코코넛오일과 1A등급 우유를 사용해서 프림 걱정을 해소한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이다. 이 회장은 “커피믹스가 건강에 안 좋다는 논란은 대부분 프림과 설탕 때문인데, 우리는 프림에 식물성 경화유지를 쓰지 않는다. 또한 건강에 유익한 항산화성분은 더 많이 넣었다. 이게 실제 구매가 기준으로 경쟁제품에 비해 '노블'이 50% 정도 비싼 이유”라고 말했다.

저출산 등 시장 변화를 극복하기 위한 방향전환

그러나 갈수록 심해지는 저출산 등 식품업을 둘러싼 최근의 변화는 `마케팅의 달인`이라고 할 수 있는 이금기 회장에게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래서 일동후디스는 올해도 새로운 시장을 겨냥한 제품들을 계속 출시한다. 우선 성인용 분유시장에 진출한다. 이 회장은 “나이를 먹으면 근육이 없 어지는데, 이를 막아주는 복합아미노산제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아직 우리나라는 노인 시장이 크지 않지만 미래를 위해 내놓는 제품”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저출산은 우리같은 분유회사에는 비상 상황”이라며 “유아식과 노인식이 거의 같은 특성을 갖는 제품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결국 노인식으로 가야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은 개호식품(介護食品)이라고 해서 노인식 시장이 크지만 한국은 아직 초기 단계”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프로바이오틱스 제품과 콜라겐을 함유한 그릭 요거트 등 다양한 신제품을 준비 중이다.

쉼없는 연구개발과 품질차별화가 장수기업의 비결

일동후디스는 중소 식품회사지만 국내에서 최초로 만든 제품을 많이 가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산양분유, 초유를 넣은 분유, 그릭요거트, 카카오닙스차 등이 있다. 카카오닙스차의 경우 액상차 형태로 만들어 판매하는 것은 일동후디스가 전세계에서 최초다.

일동후디스가 국내 산양분유 시장에서 점유율 80%가 넘는 대표적인 분유회사가 될 수 있었던 것도 이 회장의 남다른 경영능력과 수완 덕분이다. 아무리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에서도 매번 차별화된 제품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경쟁 회사들이 모두 산양분유 시장에 진출했다”면서 “경쟁 제품들은 산양유 분말을 가져와서 다시 만드는 데 반해 우리는 산양유 짠 것을 현지에서 24시간 내에 분유로 만든다. 성분도 우리는 산양유 본연의 풍부한 영양을 그대로 살리고 비타민과 미네랄만 추가로 넣어서 만든다”고 품질에 대해 자신감을 표시했다.

이처럼 높은 품질의 제품을 내는 것이 식품업계에 흔한 `Me Too` 제품에 대응하는 이금기 회장의 전략이다. 그는 “아로나민이 성공했을 때도 미투 제품이 10개나 나왔다”면서 “광고를 하더라도 품질이 좋아야 광고 효과가 있기 때문에 좋은 제품을 내놓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 경영철학

인간존중은 이금기 회장이 간직하고 있는 불변의 경영철학이다. 그는 한번 인연을 맺으면 항상 관심을 갖고 '건강한 관계'를 지속시키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일동제약이 일하기 좋은 회사로 꼽히는 것도 바로 이 회장의 사람을 중시하는 경영방침에서 비롯된다. 전임직원이 일치단결하는 기업문화를 조성하면서 정도경영을 추구해 온 그의 신념도 모두 인간존중의 철학에서 기인한다.

이회장이 “만족론”은 이렇다.

“불만족을 해결하면 단지 불만이 해소되는 것이지 만족하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만족은 자기성취나 자아실현이 되어야 비로소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 개인이든 회사이든 비전과 목표를 크게 가져야 만족을 그만큼 크게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자기가 성장, 발전할 수 있다고 믿으면 급여에 좀 불만이 있어도 만족할 수 있게 됩니다.”

회사의 오너보다 더 큰 목표와 더 큰 책임감을 갖는 것이 전문경영인이 지향하여야 할 자세라는 그의 지론은 한 직장에서 무려 50년이라는 장구한 세월을 보내면서 체득한 것으로, 모든 직장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영양제와 같은 말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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