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의 명가로 재도약을 꿈꾸는 CEO

[CEONEWS=문성보 기자] 2019년 기해년 황금 돼지해 창간 20주년을 맞아 CEONEWS가 '대한민국 리딩 TOP CEO'를 선정합니다. 이번 선정을 통해 국가 경제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는 CEO들의 명예와 자존감을 앙양하고 그들의 업적과 노고를 치하하고 CEO PI의 본보기로 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

쌍용의 재기를 위한 구원투수
'해외건설의 명가' 명예를 다시...

쌍용건설 김석준 회장이 추석을 맞아 두바이를 비롯한 해외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매년 명절 때면 가족과 떨어져 해외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고생하는 현지 직원들과 함께 보내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김 회장은 이번 추석에도 어김없이 해외 현장 근로자들과 함께 합동차례를 비롯해 차례음식을 함께 먹으며 고국에 대한 향수를 나눈다고 한다. 지난 1983년 쌍용건설 사장 취임 이후부터 ‘해외에서 고생하는 직원들과 명절 및 연말연시를 함께 하는 것 보다 중요한 일은 없다’는 신념을 지속해오고 있으며 매년 인도와 파키스탄, 이라크, 적도기니 등 해외 오지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이러한 김회장의 애정이 보상이라도 하듯 해외사업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데 위상 회복을 위해서 마지막 퍼즐인 주택사업이 맞춰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석준 쌍용건설 대표이사 회장은 10위권 건설사로 재도약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

◆ 생애

김 회장은 김성곤 쌍용그룹 창업주의 차남으로 1953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후 1983년 30세의 젊은 나이로 쌍용건설 사장에 취임했다. 김 회장은 요르단과 싱가포르 등 쌍용건설의 해외사업을 이끌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1995년 쌍용그룹 회장까지 올랐으나 쌍용그룹은 외환위기를 맞아 해체됐다. 쌍용건설도 워크아웃에 들어갔으나 김 회장은 채권단의 요청으로 계속 쌍용건설을 경영했다.

쌍용건설이 워크아웃을 졸업한 뒤 2006년 한 차례 대표이사 자리를 내놓았으나 2010년 복귀해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재 한국-싱가포르 경제협력위원회 한국 측 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2019년 신년사에서 “앞으로도 고난도 기술을 요구하는 해외 프로젝트에서 실적을 낼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며 해외시장을 향한 의지를 다졌는데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신남방정책’이 든든한 아군이 돼줄 것으로 보인다.

◆ 경영활동의 공과

해외건설의 명가

김석준 쌍용건설 대표이사 회장이 동남아시아 건축시장에서 쌓아올린 명성을 바탕으로 ‘해외 건설명가’ 쌍용건설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쌍용건설은 싱가포르를 필두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고난도 건축물 시장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초고층 건물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과 풍부한 시공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쌍용건설의 대표작으로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이 있다. 김 회장은 2018년 문 대통령이 싱가포르를 방문했을 때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을 직접 안내하고 시공방법을 소개했다.

‘싱가포르의 상징’이라고 불리는 이 건물은 같은 해 북미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문했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쌍용건설은 김 회장의 이번 방문지인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도 339m 높이의 초고층 복합빌딩 ‘옥슬리타워’를 짓고 있다. 이 회사는 입찰 당시 최저가를 제시하지 않았음에도 기술력, 시공실적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2019년에 싱가포르를 비롯한 주변 지역을 집중 공략하며 동남아시아 고부가 건축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는 2018년 쌍용건설 41주년 기념사에서 “과거 쌍용건설의 영광은 그리워해야만 할 대상이 아니라 재현 가능한 대상”이라며 쌍용건설의 전성기를 다시 이루겠다는 자신감을 보였는데 그동안 동남아시장에서 이룬 성과가 원동력이 된 것으로 보인다.

쌍용건설은 2018년 시공능력 평가 30위에 머물렀으나 그해 해외수주 14억3500달러를 따내며 해외 건설수주 순위에서 10대 건설사를 제치고 6위를 차지했다. 특히 플랜트를 제외하고 보면 2위라는 호실적을 보였는데 그만큼 해외 건축, 토목에서 좋은 실적을 내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세안(동남아시아 국가연합) 시장을 공략하는 정부의 신남방정책 확대가 김 회장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쌍용건설 건설업 명가 재건 나서

김 회장은 올해 쌍용건설 창립 42주년을 맞아 국내외에서 영업력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2016년 이후 흑자로 전환한 기세를 이어 올해는 옛 위상을 되찾겠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쌍용건설이 과거부터 경쟁력을 지녀온 해외에서 수주를 늘리는 한편 국내 관급공사와 민간영역까지 포괄적으로 수주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도로와 지하철·철도 등 대형 토목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기술형 입찰이나 안정적인 민간투자사업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수도권 정비사업·리모델링·공공택지 등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주택사업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평소에 ‘현장에 답이 있다’는 지론을 바탕으로 현장경영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3월 초에 본사 임직원 50여 명과 함께 동부산 관광단지 ‘아난티 펜트하우스&힐튼 부산호텔’ 현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올해 쌍용건설의 수주목표를 3조2천억 원으로 잡았는데 지난해보다 77% 늘어나는 것이다. 매출목표는 1조3천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53%가량 올렸다.

예가와 통합한 ‘더 플래티넘’ 선보여

쌍용건설은 지난 17일 신규 아파트 브랜드 ‘더 플래티넘’을 선보였다. 그동안 아파트는 ‘예가’, 주상복합은 ‘플래티넘’으로 구분했던 것을 이번에 통합했다.

김회장은 “지난 3~4년간 주택 공급이 미진했다”며 “이에 따라 주택 사업 재정비에 대한 고민이 많았으며, 예가와 플래티넘을 통합해 브랜드를 재론칭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통합을 결정한 이유는 치열해지는 주택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근 주거 트렌드, 경제환경 변화 등을 고려해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며 “새 브랜드 ‘더 플래티넘’은 예가가 가진 예술 감성과 함께 고급화를 추구한다”고 덧붙였다.

그의 말처럼 브랜드의 핵심은 ‘단일·고급화’다. 예가의 예술감성과 함께 최근 트렌드인 주거 환경 고급화를 추구한다. “지난해 말부터 고민한 브랜드 제고 과정에서 향후 플래티넘을 중심으로 고급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며 “주상복합에만 적용했던 플래티넘을 고급 브랜드로 격상하고, 기존 예가의 예술 감성을 결합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새로운 브랜드 론칭을 발표했지만, 브랜드 정체성과 철학 완성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아파트가 가져야 하는 섬세함과 함께 고급 주거 환경 추구, 외형적 모습 등을 고민해 더 플랜티넘의 철학을 완성하겠다”고 덧붙였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최근 3년간 1000가구만을 분양해 과거와 달리 시공능력이 많이 떨어졌다“며 ”더 플래티넘을 통해서 내년에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겠다“고 밝혔다.

리모델링 준공 1000가구 눈앞

주택 사업 외에도 쌍용건설은 리모델링 사업에서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시장 진출 20년 만에 리모델링 누적 수주 1만가구와 준공 1000가구를 눈앞에 두고 있다. 쌍용건설이 리모델링에 집중한 것은 지난 2000년이다. 당시 업계 최초로 리모델링 전담팀을 구성했다.

첫 성과는 지난 2006년에 나왔다. 쌍용건설은 이때 방배동 쌍용예가 클래식(前궁전아파트) 3개동, 216가구를 성공적으로 리모델링했다. 이 아파트는 기존에 없던 지하주차장을 신설, 주민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었다. 특히 기존 엘리베이터를 지하 주차장까지 연장하고 기존 건물의 기둥도 가로, 또는 세로로 90도 전환하는 등 각종 첨단 기술을 적용했다.

2010년에는 단지 전체 리모델링 2호인 당산동 쌍용예가 클래식(前평화아파트)를 성공적으로 완공했다. 1978년에 지어진 이 단지는 3개동, 284가구의 아파트 골조를 그대로 둔 상태에서 국내 최초로 지하 2층까지 주차장을 신설, 주차대수가 기존 58대에서 285대로 약 5배 늘어났다.

김회장은 “당산동 쌍용예가 클래식은 국내 아파트 리모델링에서 처음으로 적용되는 설계가 다수 적용됐다”며 “지하2층 주차장과 지상을 연결하는 주차장 전용 엘리베이터와 지하 주차장까지 자연채광이 가능한 선큰(Sunken) 설계도 도입됐다”고 설명했다.

2011년과 2012년에는 리모델링 3~4호 사업인 도곡동 쌍용예가 클래식(前도곡 동신아파트)와 밤섬 쌍용예가 클래식(前마포구 현석동 호수아파트) 리모델링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특히 밤섬 쌍용예가 클래식은 국내 최초로 전세대를 전후좌우로 늘리면서 2개 층을 수직증축 하는 등 기존 방식에서 진일보한 리모델링 기술을 선보이며 큰 관심을 끌었다.

리모델링 완공을 앞둔 곳도 있다. 지난 2015년 3월에는 최고 3개 층을 수직증축 하는 평촌 목련 3단지 우성아파트 리모델링을 수주했다. 이를 통해 10개동 902가구에서 1037가구로 늘어나고, 늘어난 135가구를 일반 분양할 계획이다.

기존에 244대에 불과했던 지상 주차장도 지하 2층까지 확대해 주차대수도 1151대로 크게 늘어난다. 그해 7월에는 강동구 최초로 12층에서 14층으로 2개 층을 수직증축 하는 둔촌동 135-1번지 둔촌 현대3차 아파트의 리모델링 시공사로 선정됐다. 이 단지는 기존의 지하 1층 주차장을 지하 3층까지 확대해 주차대수도 88대에서 182대로 늘어나는 등 지하 1층 지상 12층 아파트가 지하 3층~지상 14층, 총 4개 층이 늘어나는 아파트로 탈바꿈되는 것이 특징이다.

2016년 12월 쌍용건설은 지상 15∼25층, 12개동, 1156가구로 구성된 분당 한솔마을 5단지를 포스코건설과 공동으로 수주했다.

이 단지는 리모델링을 통해 일반분양분 99가구가 추가된 1255가구로 늘어난다. 기존 12개 동은 3개층씩 수직 증축하고 1개 동을 별동으로 계획해 일부 조합 세대와 일반분양 가구를 확보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900가구 규모의 옥수 극동아파트 리모델링 공사를 수주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업계 최고인 누적 리모델링 수주 1만 가구를 눈앞에 뒀다”며 “준공 실적도 약 1000가구(974가구)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쌍용건설 인재육성에 공들여

김 회장은 한때 쌍용건설의 오너였다. 1982년에 쌍용건설 이사로 입사해 입사 6개월 만에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하며 쌍용건설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1995년에는 당시 재계 순위 5위의 대그룹이던 쌍용그룹 회장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쌍용그룹이 1997년 외환위기를 맞아 해체되면서 김 회장도 시련을 겪었다. 쌍용건설은 1998년 워크아웃을 신청했는데 당시 김 회장은 쌍용건설의 경영악화에 책임을 지고 보유하고 있던 지분 대부분을 내놓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쌍용건설 채권단이 쌍용건설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김 회장이 다져놓은 해외 네트워크가 꼭 필요하다고 보고 김 회장을 전문경영인으로 다시 불러들였다. 그 뒤 쌍용건설이 2004년 정상화한 뒤 2006년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가 2010년 다시 대표이사에 복귀하며 쌍용건설이 위기에 닥칠 때마다 구원투수 역할을 해냈다.

김 회장은 쌍용건설의 인재육성이 옛 위상을 되찾는데 가장 빠른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본다. 특히 쌍용건설의 국내외 수주를 늘리며 외형확대를 꾀하는 만큼 직원교육에 더욱 공을 들이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김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건설회사의 핵심자산은 우수한 인력이며 인적 경쟁력을 높이는 일은 다양한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며 “직원교육과 훈련을 위한 효과적인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고 이에 따르는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신입사원부터 전 임직원 사회봉사 앞장서

쌍용건설 대졸 신입사원 17명이 최근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 신월리에 위치한 중증 장애우들을 위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한사랑마을로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이번 봉사활동은 쌍용건설 신입사원들이 사회 초년생으로서 어려운 이웃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다하는 동시에 치열한 경쟁을 뚫고 회사에 입사한 것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자는 취지로 진행됐다. 봉사활동에 참여한 신입사원들은 뇌질환과 지체 장애 등을 앓고 있는 장애우들을 위해 식사와 목욕, 마사지 및 재활운동 등을 보조하는 도우미 역할을 수행했다.

이와 관련해 신입사원 장세련(24) 씨는 “봉사를 하러 왔지만 오히려 장애우들이 배려하는 모습을 보고, 더 많은 것을 배워갈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고, 서영태(29) 씨는 “앞으로도 회사의 일원이자 사회 구성원으로서 나눔의 가치를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비전과 과제

김 회장에게 남은 과제는 과거 쌍용건설이 국내외에서 쌓아왔던 명성을 되찾는 일이다. 쌍용건설은 199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국내 건설사 도급순위 7위를 기록할 정도의 건설사였다.

김석준 회장은 2019년 신년사에서 “현재 건설업계는 주택시장의 침체 국면과 해외사업부진으로 불황이 예고되고 있다”며 국내 건설시장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정책과 SOC예산의 제한적 발주로 저성장침체 국면에 접어들것으로 예상되며, 해외 또한 중국 및 각 해당국 로컬 업체의 공세로 경쟁이 심화돼 해외 수주가 크게 감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적은 이익이라도 십시일반 벌고, 관리비는 줄이는 불황대비형 사업구도가 일반화 되는 뉴노멀시대가 건설업종에도 확산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회장은 이에 따라 “특정현장의 공사 관리의 문제점이나 사업관리 부실 등의 시행착오가 없도록 하자”며 일반 관리비의 경쟁력 있고, 적절한 편성과 집행은 앞으로 불황국면에서 더욱 지속적으로 진행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김석준 회장의 의지대로 내실경영과 해외선진시장의 안정적 발굴로 매출과 이익을 늘릴수 있는 기초체력을 다져나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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