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카리스마의 외유내강 CEO

▲ 임영진 신한카드 대표이사 사장

[CEONEWS=문성보 기자] 2019년 기해년 황금 돼지해 창간 20주년을 맞아 CEONEWS가 '대한민국 리딩 TOP CEO'를 선정합니다. 이번 선정을 통해 국가 경제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는 CEO들의 명예와 자존감을 앙양하고 그들의 업적과 노고를 치하하고 CEO PI의 본보기로 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부드러운 카리스마’, ‘외유내강’ 의 리더십

2017년 3월 신한카드 사장으로 취임한 임영진 대표이사 사장은 경영철학으로 ‘3CS’를 제시했다. 차별화된 창의(Creative), 혁신적 변화(Change), 막힘없는 소통(Communication), 끊임없는 학습(Study) 등을 바탕으로 고객과 직원 만족을 실현하자는 뜻이다.

신념대로 신한카드 사장에 오른 뒤 전국의 지점과 고객센터 등을 방문해 직원들의 의견을 듣고 간담회와 식사 등을 통해 직원들과 함께 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평소에는 조용하게 맡은 일을 처리하는 성격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부드러운 카리스마’, ‘외유내강’ 등의 평을 듣고 있다. 그는 올 신년사에서 “과거 경험해보지 못한 속도와 깊이로 시장이 변화하고 모든 산업이 다시 정의되고 있다”며 “‘무중생유(無中生有)’라는 말을 되새기며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만들자”고 말했다. 무중생유는 중국 병법에 나오는 사자성어로, 극한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반드시 길은 있다는 의미다. 극한의 어려운 카드 시장에서 업계1위에 자리를 이어나가고 있는 임영진 사장은 어떤 인물인지 오늘 만나보도록 하자.

◆ 생애

임영진 사장은 1960년 11월2일 생으로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신한금융그룹에서 주요 보직을 거치면서 영업력과 경영능력을 모두 갖추게 되었다.

신한은행에 입사해 비서실장과 오사카지점장, 영업추진본부장, 경영지원그룹 부행장을 거친 뒤 지주사 부사장과 신한은행 부행장, 신한금융투자 부사장을 겸직했다. 서진원 전 신한은행장이 병으로 자리를 비운 시기에 신한은행장 직무대행을 맡기도 했다. 신한은행에서 재일교포 주주들과 인연을 맺고 있는 대표적 일본통으로 꼽힌다.

업무를 할 때도 따뜻한 마음으로 주변을 대하며 소통할 것을 강조한다. 독서광으로 이름났으며 직원들과 책을 놓고 토론을 즐긴다. ‘소통의 경영’을 경영철학으로 삼고 있는 그는 평소

직원들에게 “곡선이 직선을 이기는 것처럼 고객을 대할 때, 협력사와 업무를 진행할 때, 동료와 함께 할 때 항상 따뜻한 마음으로 대해야 한다”는 경영철학을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경영활동의 공과

신한은행장 직무대행 및 신한은행장 후보 경합

2015년 1월 서진원 당시 신한은행장이 장염과 폐렴으로 장기 입원하면서 경영 공백이 불거지자 임영진이 직무대행을 맡았다. 서 행장의 임기가 3월까지였던 만큼 한시적으로 직무대행을 맡았다.

같은해 2월 신한금융 자회사경영발전위원회를 앞두고 신한금융 CEO 승계 원칙 등에 따라 신한은행장 후보군에 포함돼 조용병 당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위성호 당시 신한카드 사장, 이성락 당시 신한생명 사장, 김형진 당시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등과 경쟁했다. 조용병 당시 사장이 은행장에 선임된 뒤 다시 지주 부사장으로 돌아갔다.

당시 은행장 직무대행 역할을 충실히 해낸 경영능력이 높이 평가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카드 대표이사 사장 선임

2017년 3월 카드업계 1위이자 신한금융그룹에서 신한은행 다음으로 덩치가 큰 신한카드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그동안 신한금융 계열사의 대표이사를 맡은 적이 없었지만 그룹에서 시너지 전략을 총괄하면서 카드사업 이해도가 높은 데다 신한카드 이사회의 비상임이사로 일하면서 신한카드의 내부 사정에도 밝기 때문이라고 신한금융은 설명했다.

빅데이터, 핀테크 등 디지털 금융 대응과 그룹 내 시너지 성과 창출을 위해 필요한 대내외 커뮤니케이션 면에서 임영진의 소통을 통한 리더십 역량과 탁월한 합리적 판단 능력도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카드 디지털회사로 전환 추진

2017년 11월 말에 신한카드 사옥을 서울 명동에서 을지로로 옮긴 뒤 12월 신한카드 ‘제2의 창업’을 선언했다. 제2의 창업을 실현하기 위한 전략과 조직문화, 시스템 등에 걸쳐 ‘3대 혁신 아젠다(의제)’와 실천과제를 내놓았다.

‘제로 베이스(Zero Base) 관점의 지속성장 전략 추진’과 ‘1등 DNA 조직문화의 확고한 정착’, ‘Digital First 기업(디지털기업) 전환 가속화’ 등이었다. 임영진은 신한카드를 디지털회사로 바꾸기 위해 2020년까지 전체 임직원의 50%를 디지털사업과 관련된 인력으로 채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17년 10월부터 신한카드는 페이팔(지불결제)과 우버(차량공유), 중국 오포, LG전자, 에어비앤비(숙박공유), 호텔스닷컴 등 다양한 업종의 글로벌기업들과 손잡으며 디지털 생태계를 확장하는 데 힘쓰고 있다.

2018년 7월 신한카드의 모바일앱인 신한FAN의 회원 수가 1천만 명을 넘어서면서 다양한 업종으로 디지털플랫폼 서비스영역을 넓혀온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타트업과 함께 디지털전문가를 키우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대학생을 대상으로 빅데이터 교육과정을 진행하는 등 신한카드 내부에서 디지털 인재를 키우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 신한카드 실적.

신한카드 조직문화 개선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문화 확산 등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워라밸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2018년 7월부터 자율출퇴근제와 PC오프제를 모든 부서에 확대적용했다.

금융권은 2019년 7월부터 주 52시간 근무제도를 적용하면 되지만 선제적으로 조직문화를 개선하기 위해서였다. 2019년부터 운영사원 168명을 모두 일반사원으로 전환하고 오랫동안 승진 못한 직원에게 안식휴가를 주는 등 인사제도도 개선하기로 했다.

신한카드 새 수익원 발굴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뒤 신용카드 우대 수수료 감면 대상을 확대하고 카드사의 카드론 영업에 규제를 강화하면서 새 수익원을 찾을 필요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신한카드는 2018년 상반기에 1년 전보다 55.3% 줄어든 순이익 2819억 원을 내는 데 그치면서 이익 창출 기반이 크게 흔들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임영진 대표는 악화된 영업환경을 넘기 위해 취임 당시 ‘5가지 꿈(D.R.E.A.M)’을 경영방침으로 제시했다. 디지털 퍼스트(Digital First)와 신사업 육성(Reinforce Growth Engine), 시장 변화를 예측하는 혜안(Eye of Wisdom), 창의적 조직문화(Amazing Work Place), 신한문화 발전(Multiply Shinhan Way) 등이다.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사업과 디지털 전환 등 새 성장동력사업 강화에 중점을 두고 조직 개편을 통해 글로벌사업과 할부금융사업을 전담하는 조직을 만들었다. 할부금융·리스사업은 카드업계의 새 수익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할부금융부문에서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중고차 할부금융시장에서도 활발하게 영업활동을 격려했다.

기존에 마케팅 및 고객정보 관리수준에 머물던 빅데이터를 신한카드의 새 수익원으로 삼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진행됐던 빅데이터 컨설팅을 민간기업 대상으로 확대하기도 했다.

건설사와 유통업체 등이 아파트 상가 배치 및 물품 진열 등을 어떻게 할지를 놓고 거주자 소비패턴 분석 등을 중심으로 한 빅데이터 컨설팅을 의뢰하는 등 신한카드의 앞선 빅데이터 역량을 활용해 틈새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 비전과 과제

정부는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낮추라는 압박을 넣고 있는 것과 동시에 ‘제로페이’ 등 수수료 0%를 목표로 하는 간편결제 서비스를 내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카드사의 주요 수익원인 수수료 수익이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만큼 새 먹거리를 찾아내야 하는 것이 핵심과제로 꼽힌다.

임영진 대표는 2018년 하반기 핵심과제로 비용 구조조정과 신규 사업 양성, 미래지향적 조직문화 등을 제시했다. 이에 대한 일환으로 해외사업에서 성과를 낼 것도 요구된다.

국내 카드사업이 포화상태에 빠져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만큼 글로벌 사업이 미래 성장 견인 사업 포트폴리오로 자리매김 해야 한다고 역설했던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의 해외 진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카자흐스탄(유한회사신한파이낸스), 인도네시아(신한인도파이낸스), 미얀마(신한마이크로파이낸스), 베트남 등 주요 아시아 신흥국에 진출한 신한카드 해외법인은 원 신한 전략으로 성장에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신용카드 사업 너머 마이크로파이낸스로

해외 사업장 중 신한카드가 가장 집중하는 곳은 베트남이다. 지난해 1월 당시 푸르덴셜베트남파이낸스(PVFC) 지분 100%를 인수 계약을 맺은 신한카드는 올해 초 베트남 당국의 최종 인수 승인을 얻었다.

신한카드에 따르면 푸르덴셜베트남파이낸스는 2006년 베트남 현지에 설립된 첫 외국계 소비자금융사로, 2017년 말 기준 총자산 2억7000만달러, 당기순이익 1100만달러, 누적고객이 30만명 수준에 달해 베트남 업계 4위에 드는 회사였다.

지난 2일 신한베트남파이낸스(SVFC)로의 본격적인 사업 시작을 알리는 출범식에는 금융그룹 회장과 신한카드 임영진 사장, 임재훈 駐호치민 총영사, 베트남 중앙은행과 정부 기관, 현지 진출 한국기업 등 국내외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신한베트남파이낸스는 2017년 7월 출범한 그룹 차원의 글로벌 매트릭스 사업 부문(GIB)이 이뤄낸 첫 번째 해외 M&A 성공 사례로 꼽힌다. 올해 초 베트남 현지 당국의 승인을 받기 전까지는 신한베트남은행의 카드 사업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2011년 출범할 당시 12위로 시작한 신한베트남은행 카드사업은 최근 7위까지 상승했다. 단기간 급격한 시장점유율 확보는 국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신한카드의 노하우가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호치민, 하노이 등 대도시 위주의 우량 고객군 대상 신용대출 상품을 운영 중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리스크 관리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인 신한카드의 설명이다.

신한카드에 따르면 베트남 현지 카드사업 신용카드 누적 취급액은 지난 4월 말 기준 약 1억9000억달러(약 223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3% 증가했다. 총 회원 수는 약 21만명인데 이 중 97%가 현지인 회원이다.

신한카드는 신한베트남파이낸스가 가진 비은행금융업 라이선스를 활용해 소비재·자동차 할부금융 등 리테일 소매금융 사업을 진두지휘할 계획이다.

현지에 특화된 포인트 적립과 캐시백형 카드 상품 출시뿐만 아니라 베트남 현지인들이 선호하는 클룩(여행액티비티 플랫폼)과 쇼피(베트남 1위 온라인 쇼핑몰) 등 180여개 가맹점과의 제휴 마케팅도 이어갈 방침이다.

최근에는 기존 영업 채널인 은행 영업점, 카드 설계사, 텔레마케팅 조직 이외에 잘로(베트남 1위 SNS)와 같은 디지털 채널을 영업 활동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우량 회원 중심의 모집 전략을 통한 카드 이용률도 증가 추세라는 설명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베트남 금융시장에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디지털 트렌드에 맞춰 신한카드가 보유한 모바일 플랫폼과 디지털 기술, 빅데이터 기반의 초개인화 마케팅 등을 SVFC에도 단계적으로 적용시켜 나갈 계획”이라며 “베트남 유수의 디지털 업체들과의 제휴를 통해 신사업 영역을 적극 확장하고 베트남 소비자금융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계획”이라며 자신 있는 모습을 보이는 중이다.

한편 베트남 당국 승인에는 베트남 주재 대사관, 총영사관, 금감원 등 한국 정부 기관의 적극적인 지원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비이자이익과 해외 먹거리 발굴을 강조하는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신한베트남파이낸스 승인에 많은 관심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직접 출범식에 참석해 “앞으로 원 신한(One Shinhan) 관점에서 그룹사들간 협업을 통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 베트남에서 신한금융그룹을 최고의 종합금융그룹으로 성장시키는데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신한카드는 그룹의 원신한 전략을 통해 베트남 카드사업을 2020년 업계 5위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사업 확장을 성공적으로 이어나가 신한베트남은행과 함께 베트남 금융시장에서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신한금융그룹의 핵심 계열사 입지를 다지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신한카드는 은행을 제외하면 신한금융 계열사 가운데 순이익 기여도가 가장 높지만 영업환경이 악화되면서 점차 순이익 기여도가 낮아지고 있다.

신한카드와 다른 카드사와 격차가 큰 만큼 당분간 카드업계 1위 자리를 위협받지는 않겠지만 임영진대표가 처음 계열사 대표를 맡은 만큼 본격적으로 경영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기대해 본다.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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