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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 CEO 60] 박근희 CJ 대표이사 부회장지방대 출신의 월급쟁이 신화를 쓴 CEO
▲ 박근희 CJ 대표이사 부회장.

[CEONEWS=윤상천 기자] 2019년 기해년 황금 돼지해 창간 20주년을 맞아 CEONEWS가 '대한민국 리딩 TOP CEO'를 선정합니다. 이번 선정을 통해 국가 경제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는 CEO들의 명예와 자존감을 앙양하고 그들의 업적과 노고를 치하하고 CEO PI의 본보기로 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지방대 출신의 삼성맨에서  CJ대표이사 부회장까지

어려운 가정환경과 지방대 출신이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삼성그룹에서 사원으로 입사하여 부회장까지 승진한 삼성맨이 있다. 그가 바로  CJ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그룹내 젊은 경영진들의 멘토이자 어른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는 박근희 CJ대표이사 부회장겸 CJ 대한통운 부회장이다.

이번호에서는 '월급쟁이의 신화'를 쓴 박근희 CJ대표이사 부회장을 만나보았다. 

◆ 생애

박근희 대표이사는 1953년 11월1일 충청북도 청원에서 태어났다. 가난한 농촌 집안에서 태어나 끊임없는 노력으로 삼성그룹 계열사에서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로 평가를 받고 있는 박대표이사는 청주상업고등학교와 청주대학교 상학과를 졸업했다. 청주대학교를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를 해 등록금을 벌었고 동생들의 도시락을 싸서 학교에 보냈다고 한다.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긍정적 자세로 평생 최선을 다해 살아왔고 최고의 자리에 올라서도 발이 닳도록 뛰어다녔기에 젊은이들에게 희망과 노력의 상징으로 평가받고 있다. 

ROTC로 군복무를 마친 뒤 삼성SDI의 전신인 삼성전관에 공채로 입사해 수원공장 경리과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삼성그룹 비서실로 자리를 옮겨 운영팀과 재무팀에서 근무했다. 삼성전관으로 돌아와 기획담당과 경영지원팀장을 맡았고 임원으로 승진했다. 삼성그룹 컨트롤타워였던 삼성구조조정본부에서 경영진단팀장을 맡았다. 카드 호황기에 삼성카드 부실화를 예상하는 보고서를 냈고 덕분에 삼성카드는 '카드 대란'에서 부실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이 공을 인정받아 삼성캐피탈 사장으로 승진했고 삼성캐피탈과 삼성카드의 합병 뒤 삼성카드 사장이 되어 삼성카드 정상화 작업을 마무리했다. 삼성전자 중국총괄사장으로 이동해 중국시장에서 도약을 이끌었다.

삼성생명의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부회장으로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 사령탑을 맡게 됐다. 삼성사회봉사단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고문으로 임명돼 사실상 은퇴했다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눈에 들어 CJ대한통운 부회장으로 영입됐다.

이전 이건희 회장의 신임을 두텁게 받았고 이 회장의 신경영 이념 설파에 앞장서면서 '신경영 전도사’라는 별명도 있다. 현장경영으로도 유명한 박대표이사는 중국 총괄사장이나 삼성생명 대표 시절에도 영업점이나 지점을 수도 없이 방문했다.

그는 “모든 경영의 문제와 답은 현장에 있다. 사무실 책상에 앉아서는 답을 찾아낼 수 없다”고 말한다. 삼성사회봉사단시절에도 늘 사회 곳곳을 직접 방문하며 봉사활동을 펼쳤다.

‘물이 흐르듯 원활한 소통이 이뤄져야 조직이 건강하고 회사가 발전할 수 있다’는 신조를 지니고 있다. 부하 직원들을 다독이는 특유의 ‘다거(大兄·큰형) 리더십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도 받는 박대표이사는 솔선수범하는 리더로도 유명하다.

이후 CJ 대표이사를 맡으며 중용받고 있다. 이재현 회장의 오른팔 역할을 하는 동시에 CJ그룹의 대외업무를 총괄한다.

◆ 경영활동의 공과

삼성카드 부실화 선제 대응

1997년부터 2003년 말까지 구조조정본부에서 경영진단팀장으로서 감사 업무를 맡았다. 그룹 감사를 총괄하면서 분명하고 냉철하게 업무를 처리해 왔다는 평가를 받았던 박대표이사는삼성카드가 2002년 연간 1조 원에 가까운 이익을 내고 있던 시점에 정기감사를 한 뒤 ‘양적 팽창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이건희 회장에게 제출했다.

이 덕분에 6개월 뒤 신용불량자 급증에 따라 카드사 연쇄파산으로 이어진 ‘카드사태’에서 삼성그룹은 피해규모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이러한 공을 인정받아 2004년 삼성캐피탈 사장으로 승진했고 삼성캐피탈과 삼성카드의 합병, 이후 경영 정상화 작업을 이끌었다. 2004년까지 지속적 구조조정을 실시했고 1조5천억 원 규모의 삼성카드 유상증자를 성공하면서 삼성카드 경영 정상화 작업을 마무리했다.

삼성 중국사업 총괄과 성공

2005년 초 삼성카드 사장에서 삼성 중국본사 사장으로 전격 임명됐다. 삼성전자 현지법인은 물론 그룹 내 계열사들이 내보낸 법인과 인력 모두를 총괄하는 자리에 오른 것이다.

삼성그룹은 "이번 박근희 사장 임명으로 미래 최대의 전략시장인 중국에서 `제2의 삼성 실현`을 목표로 중국사업 전략을 내실있고 일사불란하게 지휘, 실행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박근희 대표이사는 부임하자마자 법인이름을 ‘삼성중국’에서 ‘중국삼성’으로 바꿨다. ‘현지화 작업’을 통해 중국인들에게 한발 더 다가가기 위해서였다. 중국에서 농촌사랑 운동을 펼쳤고 백내장 환자들에게 개안수술을 해주는 사회공헌활동도 적극 벌였다.

이런 노력들이 성과를 내면서 중국에서 2004년 240억 달러였던 중국삼성 매출은 2008년 450억 달러로 1.8배 늘어났다. 중국 내 관계사도 9개가 추가돼 25개사로 늘어났고 직원 수도 2004년 말 5만 명에서 7만여 명으로 증가했다. 휴대폰시장 점유율은 2004년 12%에서 2008년 20%로 높아졌다.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맞아 쓰촨성 지진 구호 영웅을 성화봉송 주자로 선발하는 등 중국인들의 호감을 사기 위해 노력했다. 당시 중국 국영방송인 CCTV에 출연한 하이버그 IOC 마케팅위원장은 '어떤 기업이 올림픽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두었는가'라는 질문에 "브랜드와 세일즈 측면에서 삼성이 올림픽을 통해 가장 크게 성공했다"고 말했다.

중국 베이징대 비즈니스평론지가 발표한 중국 소비재기업 대상 브랜드가치 평가에서도 중국삼성은 2005년부터 4년 동안 최고 브랜드로 선정됐다.

삼성생명의 글로벌 도약 추진과 부회장 승진

박대표이사는 삼성전자가 중국시장에서 도약하도록 이끈 공을 인정받고 2010년 말 삼성그룹 인사에서 삼성생명 보험부문 사장에 임명됐다. 삼성생명 보험부문 사장은 2001년 폐지됐는데 10년 만에 박근희 대표가 임명되면서 부활한 것이다.

박근희대표이사의 삼성생명 사장 임명을 놓고 삼성그룹은 "중국시장 공략을 가속하기 위해 중국 전문가인 박근희 사장을 삼성생명에 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근희는 취임 직후부터 "모든 경영을 글로벌화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2011년 6월 삼성생명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이수찬 당시 대표로부터 대표이사를 넘겨받았다.

박대표이사는 은퇴시장, 부유층, 해외시장을 3대 축으로 매년 순이익과 연납 보험료를 10% 이상씩 늘리고 해외 진출국을 10개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10-10-10 성장론'을 새로운 경영전략으로 제시했다.

이를 통해 삼성생명을 2020년 자산 500조 원의 글로벌 보험회사로 성장시키겠다는 청사진도 공개했다. 삼성생명의 2010년 회계연도 기준 자산은 146조 원, 매출은 26조 원이었다. 2012년 말 삼성그룹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의 사령탑에 올랐다.

그러나 1년 뒤인 2013년 말 인사에서는 삼성사회공헌위원회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승진 1년 만에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2015년 말 인사에서는 상담역으로 물러나며 사실상 삼성그룹에서 물러나는 수순에 들어갔다.

CJ그룹 대외업무 맡아

박대표이사는 2019년 3월27일 CJ 대표이사에 선임되면서 본격적으로 경영행보에 나섰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2020년까지 매출 100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그레이트 CJ’, 2030년까지 3개 사업에서 세계 1등이 되는 ‘월드 베스트 CJ’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데 박근희가 한 축을 맡은 것으로 파악된다.

2019년 5월2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중견그룹 전문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정책간담회에는 박근희 대표이사가 CJ를 대표해 참석했다. 이날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15개 그룹 전문경영인들에게 일감 몰아주기를 해소하고 불공정한 하도급 거래 관행을 개선해달라고 촉구했다.

간담회가 끝난 뒤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주 좋은 만남이었다”고 짧게 대답했고 재계 관심사인 아시아나항공 인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아예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대외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부담이 되고 손경식 CJ그룹 회장도 고령인 데다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으로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박근희대표의 공식적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은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 CJ 실적.

CJ그룹 내 삼성그룹 출신 영향력 커져

박근희 대표이사가 CJ그룹에 온 뒤 CJ그룹 내 삼성그룹 출신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8년 말 박대표이사를 시작으로 김천수 CJ라이브시티 대표, 이경배 CJ올리브네트웍스 대표 등 삼성그룹 출신이 CJ그룹의 요직에 임명됐다.

박근희 대표이사는 2018년 8월13일부터 CJ대한통운 부회장으로도 일하고 있다. 2019년 3월25일 CJ대한통운 대표이사에 선임돼 박근태 사장, 김춘학 부사장과 공동대표체제를 이뤘다.

CJ그룹은 "박근희 부회장은 CJ대한통운 경영 전반의 자문과 CJ그룹 대외활동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근희 부회장 영입을 놓고 대외활동 담당 뿐만 아니라 이채욱 전 부회장의 역할을 대신할 사람을 이재현 회장이 찾은 것으로 보는 분석도 나왔다.

◆ 비전과 과제

37년 동안 삼성그룹에서 근무하며 이건희 회장의 신임을 받아왔기에 CJ그룹으로 영입되면서 CJ그룹과 삼성그룹의 관계 개선에도 나설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대관이나 홍보 등 대외적으로 회사를 대표하는 역할을 맡는 셈이다. ‘젊은’ CJ그룹 CEO들에게 고문이자 멘토로서 원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박근희 대표이사는 젊은 임원들의 기강을 세우는 역할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삼성그룹에서 근무할 당시 삼성그룹의 해외진출에 큰 공을 세우며 해외사업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아 CJ대한통운의 해외사업에서도 성과를 낼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CJ대한통운과 택배노조 사이 갈등의 ‘해결사’ 역할도 해야 한다.

박근희 대표이사는 '현장과 소통해야 한다'는 경영철학으로 유명하다. 박근희 대표이사가 강조하는 현장과 소통이 CJ대한통운의 노사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CJ그룹의 중국사업에서도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CJ그룹은 CJ푸드빌이 중국에서 외식사업을 철수할 것이란 말이 나오는 등 중국사업에서 고전하고 있다. 박근희는 삼성전자의 중국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CJ그룹에서도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윤상천 기자  ysc@ceomagaz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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