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금융계의 혁신을 주도하는 CEO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

[CEONEWS=오영주 기자] 2019년 기해년 황금 돼지해 창간 20주년을 맞아 CEONEWS가 '대한민국 리딩 TOP CEO'를 선정합니다. 이번 선정을 통해 국가 경제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는 CEO들의 명예와 자존감을 앙양하고 그들의 업적과 노고를 치하하고 CEO PI의 본보기로 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같지만 다른 은행'...혁신을 꾀하다

"저는 데니얼(Daniel)의견에 반대합니다. 그 이유는..." 회의실에 모인 직원 중 한명이 말했다. 이어 입을 연 직원과 데니얼의 열띤 토론이 한바탕 이어졌다. 데니얼은 이 회사 공동대표 중 한 사람인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 영어이름, 대표를 포함해 직원들은 서로 이름과 직급 대신 영어 이름을 부른다. 직원 모두가 계급장 떼고 편안하게 의견을 나눈다.

최근 인터넷 은행 카카오뱅크의 윤호영 공동대표가 한국 금융계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실적을 올리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기업문화는 ‘수평문화’를 지향한다고 말하는 윤대표는 “과장·차장 같은 직급보다는 직무 중심으로 업무를 하고 있다는 것을 내세웠다. 각 직무 담당자가 주도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혁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두 공동대표의 말대로 모든 임직원은 직책 대신 영어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혁신은 이런 기업문화에서 나왔다. 카뱅은 기존 은행이 상식으로 생각했던 질서를 뒤흔들었다. ‘같지만 다른 은행’이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이를 상징한다.

◆ Who is...

윤호영 대표는 1971년 6월20일에 태어났다. 안양 신성고등학교와 한양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대한화재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해 에르고다음다이렉트와 다음을 거쳤다. 카카오 출신으로 카카오뱅크의 준비부터 출범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챙겼다.

2015년 하반기에 카카오뱅크 설립 컨소시엄을 꾸릴 때부터 2017년 7월 카카오뱅크 출범을 거쳐 2018년 현재까지 이용우 공동대표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윤호영 대표이사는 금융과 IT의 융합 전문가고 이용우대표는 한국투자증권과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일한 투자전문가라 IT와 금융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콤비로 꼽히고 있다.

윤대표는 카카오 부사장이었고 이대표는 한국투자금융지주 전무였기 때문에 카카오뱅크에서 윤호영은 카카오, 이용우는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 경영활동

카카오뱅크 은행사업자 선정부터 출범까지

윤호영대표는 카카오뱅크 설립 컨소시엄이 2015년 11월 말에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예비인가를 받은 뒤 준비법인인 한국카카오주식회사를 통해 카카오뱅크의 출범 준비에 전력투구했다.

2015년 11월30일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뱅크의 주력사업을 중금리 신용대출 등의 개인금융과 간편결제로 제시했다. 또 카카오톡으로 예금, 대출, 결제 등 모든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은행을 카카오뱅크의 경영목표로 내놨다. 2016년 2월 초에는 카카오뱅크의 신용카드사업을 장기적으로 추진할 계획도 세웠다.

2016년 3월 카카오뱅크 운영을 위한 경력직원을 공개 채용했는데 일반적 은행과 달리 IT 개발자를 우대하는 방침을 세웠다. 카카오뱅크에 직급과 직책없이 성과연봉제를 적용하는 방안도 주도했다.

카카오뱅크가 2017년 1월3일 이사회를 열었을 때 이용우 공동대표와 함께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로 선임됐다. 1월6일 금융위원회에 카카오뱅크의 인터넷전문은행 본인가를 신청해 4월5일 본인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한국카카오주식회사가 한국카카오은행으로 이름을 바꾸고 ‘카카오뱅크’를 정식 약칭으로 사용하게 됐다. 윤대표는 인터넷전문은행 본인가를 받은 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빠르고 편리한 비대면 금융 서비스와 주주 회사들의 빅데이터를 이용한 신용평가모델 등을 카카오뱅크의 장점으로 제시했다. 앞서 본인가를 받은 K뱅크와 차별성으로 시중은행의 10% 수준인 수수료를 적용한 해외송금 서비스를 들었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 5월23일 은행연합회에 가입하고 25일 시범거래를 개시하면서 그해 7월27일에 출범했다.

카카오뱅크 출범과 인기몰이

카카오뱅크는 2017년 7월27일 영업을 시작한 뒤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출범 27일 만인 2017년 8월23일 계좌 수 291만 좌를 넘어섰고 2018년 7월22일 기준으로 633만 좌를 돌파했다. 4천만 명 이상 가입한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의 인지도와 공인인증서 등을 갖추지 않고도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편리성이 인기 비결이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이용한 체크카드 등 세세한 부분에 신경을 쓴 점도 호응을 얻었다.

마이너스통장 대출금리를 연 2.85%로 결정하는 등 비교적 낮은 대출금리를 매긴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혔다. 카카오뱅크 주주들은 2017년 9월 초 카카오뱅크에 5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했고 2018년 4월25일에 한 번 더 5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마무리해 7개월여 만에 모두 1조 원에 이르는 자본금을 확충했다.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2018년 10월 기준으로 최대주주가 한국투자금융지주에서 카카오로 바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는 한국금융지주가 들고 있는 카카오뱅크 지분 58% 가운데 20%를 액면가인 주당 5천 원에 넘겨받을 수 있는 콜옵션을 쥐고 있다.

은행권 공동 공인인증서 뱅크사인 대신 자체인증 사용

카카오뱅크는 블록체인 기반의 은행 공동 인증 서비스인 '뱅크사인’에 참여하지 않는다. 은행연합회는 2018년 8월27일 서울시 중구 은행회관에서 뱅크사인 출시를 알렸다.카카오뱅크는 은행연합회 은행들과 함께 뱅크사인 개발 컨소시엄에는 참여했지만 뱅크사인을 사용하지는 않기로 결정했다.

이는 공인인증서 없이 운용되는 자체 인증 서비스에 강한 자신감을 지니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카카오뱅크는 지문 등 생체정보와 비밀번호를 조합한 자체 인증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공인인증서 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간편함 때문에 이용자들 사이에서 반응이 좋다.

카카오뱅크가 8월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설문조사에 참여한 카카오뱅크 이용자들의 62.8%가 카카오뱅크를 선택한 이유로 ‘공인인증서가 필요없는 인증 서비스’를 꼽았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고객이 공인인증서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자체 인증 서비스를 개발해 사용하고 있는 만큼 뱅크사인을 당장 도입하지 않았다”며 “고객 편의성 등을 따져 도입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대출 보증 요건 강화로 오히려 점유율 늘릴 기회 맞아

카카오뱅크는 금융당국이 전세대출 보증 요건을 강화해 오히려 점유율을 확대할 기회를 만났다. 정부는 2018년 10월15일부터 9·13 부동산 대책의 하나로 부부 합산소득 1억 원을 초과하는 1주택 보유자거나 부부 합산 2주택 이상 보유자에 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서울보증보험(SGI) 등의 전세자금대출 보증을 제한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대부분 시중은행이 전세대출의 요건 강화로 시스템이 부족한 '비대면 전세대출'의 문을 어쩔 수 없이 닫았다. 전세대출 보증 요건 강화로 배우자의 개인정보 활용 동의 등이 대출 과정에서 필요한데 시중은행들은 아직 이를 비대면으로 판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기존 프로그램들을 비대면에 특화해 개발했기 때문에 애플리케이션을 배우자의 휴대폰에 연결 설치해 비대면 전세 대출을 중단없이 운영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한발 앞서간 시스템 덕에 비대면 전세대출에서 점유율 확대를 당분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상담용 ‘챗봇’ 업무 적용

카카오뱅크는 이용자 업무 상담용 프로그램인 ‘챗봇’을 적용했다. 카카오뱅크는 2018년 6월8일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채널을 통해 챗봇이 이용자 상담에 나선다고 밝혔다.

2017년 7월부터 쌓아온 고객 상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반복적 안내성 문의가 전체 상담의 80%를 차지한 것을 확인했다. 챗봇은 이 반복성 안내 문의에 대응해 개발한 시나리오 기반 형식의 이용자 대응 프로그램이다.

카카오뱅크는 향후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이용자의 질문을 이해하고 높은 수준의 답변을 내놓을 수 있는 생성모델 기반의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현금 자동입출금기 수수료 면제 1년 연장

카카오뱅크가 현금 자동입출금기(ATM) 수수료를 1년 더 받지 않기로 했다. 카카오뱅크는 2019년 6월30일까지 현금 자동입출금기 수수료를 무료로 운영한다. 금융결제원 금융공동망에 참여하고 있는 은행, 증권사 등 금융회사의 현금 자동입출금기가 모두 수수료 무료 대상에 포함된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 7월 출범하며 전국 11만4천여 대 현금 자동입출금기에서 수수료 무료 서비스를 제공했고 2018년 1월 전국으로 혜택을 확대했다. 카카오뱅크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다른 은행과 거래 등 수수료 면제는 무기한으로 하기로 했다.

적자폭 줄이며 기업공개 ‘파란불’

카카오뱅크는 2018년 상반기 순손실을 봤지만 적자 폭은 줄었다. 2018년 상반기에 순손실 120억 원을 냈다. 영업수익은 1680억3700만 원으로 1년 전보다 1만1147% 급증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이자수익 1211억 원, 수수료수익 401억 원이다.

영업비용은 1780억 원으로 나타났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수수료비용 690억 원, 판매관리비 577억 원, 이자비용 457억 원, 기타 영업비용 58억 원 등이다. 1년 전과 비교해 수수료비용이 685억 원, 판매관리비는 390억 원이 급증했다. 현금입출금기 수수료 무료 혜택과 마케팅비용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파악됐다.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2.03%로 1년 전보다 1.80%포인트 높아졌다. 재무 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0.08%, 연체율은 0.06%로 각각 나타났고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은 16.85%로 집계됐다.

아시안 뱅커 최우수 디지털은행 선정

카카오뱅크는 글로벌 경제전문지인 아시안뱅커로부터 ‘최우수 디지털은행’에 뽑혔다. 카카오뱅크는 2018년 3월2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시안뱅커 주최 '2018 인터내셔널 리테일 파이낸스 어워드(Retail Financial Services international Awards)'에서 '최우수 디지털은행'에 선정됐다.

아시안뱅커는 아시아와 태평양을 포함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리서치와 컨설팅, 세미나, 연수, 출판 등 분야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경제전문지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매년 금융산업분야의 최우수 금융회사를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이번 평가는 40여 개국 160여 개 금융회사와 핀테크기업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 비전과 과제

윤호영대표는 은산분리 규제 완화로 발생할 카카오뱅크의 지배구조 변화를 순탄하게 마무리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인 한국투자금융(58%)과 카카오(10%) 사이에는 은산분리 완화가 확정되면 카카오가 한국투자금융의 지분 취득을 통해 최대 주주가 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계약이 있다.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면 국내 은행권에서는 최초로 산업자본이 은행의 최대주주에 오르는 일이 되기 때문에 윤호영의 행보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장기적으로 카카오뱅크의 2020년 기업공개(IPO)도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할 과제도 안고 있다. 윤대표는 2018년 7월 카카오뱅크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자본확충을 위해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의지대로 꾸준히 새 사업 분야를 발굴해 카카오뱅크의 새 성장동력을 찾을 것이라 믿어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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