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과업계 글로벌 Top 100’에서 국내 1위, 세계 15위

[CEONEWS=문성보 기자] 2019년 기해년 황금 돼지해 창간 20주년을 맞아 CEONEWS가 '대한민국 리딩 TOP CEO'를 선정합니다. 이번 선정을 통해 국가 경제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는 CEO들의 명예와 자존감을 앙양하고 그들의 업적과 노고를 치하하고 CEO PI의 본보기로 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대한민국을 대표로 하는 제과의 제왕

오리온 담철곤회장은 1957년 설립된 우리나라 대표 제과기업 CEO이다. 1960년 국내 최초 소프트 비스킷 ‘마미비스킷’을 개발하여 이후 ‘초코파이’, ‘오징어땅콩’, ‘치토스’, ‘포카칩’, ‘고소미’ 등을 선보여 대한민국을 대표로 하는 제과의 산지역할을 해왔다.

미국, 중동, 일본 등 전세계 60개국에 오리온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2013년 한국 식품업계 최초로 중국에서 매출 1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2006년부터 베트남에 생산 공장을 가동하며 베트남 입맛까지 사로잡았다. 올1월 오리온그룹 담철곤 회장은 신년사에서 ‘그룹 윤리경영 임원 워크숍 및 윤리규범 선포식’을 개최하고 2019년을 윤리경영 실행력을 강화하는 한 해로 삼기로 했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제과회사에 자만하지 말고 담회장을 비롯한 오리온그룹의 국내외 전 임원은 최근 4년간 추진해온 윤리경영의 성과를 점검하고, 각 부문에서 실행력을 강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수립했다. 이를 바탕으로 고객 만족, 협력회사 동반성장, 주주가치 증대, 임직원 중시, 사회에 대한 책임 등 기업 본연의 책무를 담은 ‘오리온 윤리규범’을 선포했다. “회사와 이해관계자가 상호 win-win 할 수 있도록 윤리경영 실행력을 더욱 강화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 who is...

담철곤회장은 1955년 6월6일 대구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던 화교 집안에서 태어났다. 할아버지가 중화민국에서 한국으로 이주했다고 한다. 중학교 때 서울에 있는 켄트외국인학교로 진학했고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를 졸업했다.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켄트외국인학교에서 만난 이양구 동양그룹 창업주의 차녀 이화경 오리온그룹 부회장과 결혼했다.

담철곤 회장과 부인 이화경 부회장은 10년 넘는 연예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 그래서 인지 재계의 대표적 잉꼬부부로도 꼽힌다. 이 부회장은 담철곤이 2011년 횡령 및 배임혐의로 재판을 받을 때 재판장에서 애틋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재판장에서 집안 반대를 무릅쓰고 담철곤과 결혼했을 때의 심경을 이야기하며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이 부회장은 "남편이 화교라는 이유로 집안 반대가 심했다"며 "먼 미래에 중국시장이 열릴 때 이 사람의 가치를 보자며 가족을 설득했다"며 눈물을 쏟았다고 한다.

담철곤회장은 이화경 부회장과 결혼하며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화교 출신이라 중국어가 능통하며 중국인과 정서적 의사소통도 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80년 장인의 회사인 동양그룹에 입사해 동양시멘트 구매부서에서 일했다. 과장으로 입사한 뒤 1년 만에 동양제과로 자리를 옮긴 후 1983년 상무, 1984년 전무에 오르고 1985년 부사장으로 근무하다가 이 창업주가 타계하자 동양제과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 경영권을 물려받았다. 동양제과를 동양그룹에서 계열분리한 뒤 오리온으로 회사이름을 바꾸고 회장에 올랐다가 부인 이화경 부회장과 함께 오리온 등기이사에서 물러났다.

◆ 경영활동의 공과

미래를 대비하는 안목 높아

1994년 당시 외국계 컨설팅기업에 동양제과의 사업재편을 의뢰했다. 이 컨설팅 결과 동양제과는 20%의 제품에서 나는 이익으로 나머지 80%의 제품의 손실을 보전하는 상황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담철곤은 160여 종에 이르던 동양제과의 제품 수를 60여 종으로 줄였다. 동양제과는 이 덕분에 IMF 때 오히려 경영실적이 좋아졌다. 미국 방송사 MSNBC는 그를 구조조정에 성공한 한국 기업인으로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해외진출도 한발 앞서

시장의 흐름을 읽는 안목도 뛰어나 1993년 오리온 베이징사무소를 개설하면서 중국진출을 본격화했다. 1997년 중국 베이징에 공장을 짓는 것을 시작으로 베트남, 러시아 등에 현지공장과 법인을 설립하며 일찍부터 해외진출에 힘썼다.

오리온의 대표상품인 초코파이가 모방제품으로 시장점유율이 떨어지자 선생님과 경비원, 삼촌 등을 소재로 한 ‘정’시리즈 광고를 내보내 차별화에 성공했다. 2006년 창사 50주년을 기념해 초코파이 광고에 직접 모델로 출연하기도 했다.

2008년 몸짱 열풍과 웰빙 열풍으로 제과를 향해 부정적 인식이 퍼지자 그는 '닥터유'나 '마켓오' 같은 프리미엄 제과제품을 출시해 큰 성과를 거뒀다.

오리온그룹은 2017년 말 지주사체제로 전환해 2018년 초 지주사 전환심사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지주회사 요건이 강화되기 전에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을 새로운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포석으로 여겨졌다.

이에 앞서 오리온그룹은 2016년 11월 지주사 전환계획을 발표하고 2017년 3월 오리온홀딩스를 투자회사로, 오리온을 사업회사로 기업분할했다. 2017년 7월7일 두 회사를 분할해 상장했고 같은 해 11월17일 현물출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지분율 정리를 마쳤다.

이로써 오리온홀딩스는 오리온의 최대주주가 됐다. 부동산 회사인 리온자산개발, 영화배급사 쇼박스, 건설사 메가마크 등 비제과사업은 오리온홀딩스에 편입됐고 해외법인을 포함한 제과 사업은 오리온에 남았다.

오리온홀딩스의 자회사 지분율을 보면 오리온(37.4%), 쇼박스(57.5%), 메가마크(100%), 하이랜드디앤씨(100%), 오리온자산개발(100%), 제주용암수(57%), 오리온투자개발(100%), 대한물류센타(35.3%) 등이다.

세계 제과기업 가운데 7년째 매출 15위권 유지

오리온은 2019년 미국의 제과전문지 ‘캔디인더스트리’가 발표한 ‘제과업계 글로벌 Top 100’에서 국내 1위, 세계 15위에 올랐다.

캔디인더스트리는 매년 세계 제과기업의 전년 매출을 기준으로 이 순위를 발표한다. 오리온은 2013년 13위를 차지한 이래 7년 연속 15위권을 유지하고 있는데 국내 제과기업 가운데 가장 순위가 높다. 오리온은 2017년 중국 사드보복의 여파로 타격을 입었지만 국내와 베트남 법인, 러시아 법인 등에서 선전했다. 2018년에는 중국 실적 부진을 만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8년 오리온의 국내외 매출과 영업이익은 크게 성장했다. 오리온은 2018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9269억 원, 영업이익 2822억 원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2017년과 비교해 매출은 10%, 영업이익 77% 늘어났다.

한국 법인이 영업이익 922억 원을 내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중국 법인은 영업이익 1400억 원을 넘어섰고 15%대 영업이익률을 보였다. 영업이익이 19% 늘어난 베트남 법인 역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러시아 법인은 2017년보다 전체 매출이 소폭 줄었지만 4분기 매출은 17% 늘었다.

오리온은 2016년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매출에 타격을 입었지만, 차근차근 사드 보복 이전 매출로 회복하고 있다. 다행히 국내 법인은 신제품과 기존 제품이 모두 호조를 보여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9%, 5.0% 증가했다. 베트남 법인도 초코파이와 스낵 제품의 매출 증가 덕분에 현지화 기준으로 매출이 13.3% 늘었다.

다양한 신사업으로 다각화 추진

담회장은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하며 오리온그룹의 사업 다각화를 이끌었지만 결국 대부분 사업을 매각하며 다시 식품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오리온은 1990년대 중반 케이블TV시장에 진출해 2000년 온미디어를 설립했다. 온미디어는 한때 10개 이상의 채널을 운영하며 케이블TV시장의 강자로 떠올랐다. 오리온은 그 뒤 메가박스와 쇼박스를 잇따라 설립하며 영화산업에도 진출해 국내 대표 미디어기업으로 자리잡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광고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오리온은 결국 메가박스와 온미디어를 매각하는 등 미디어사업을 정비했다. 그 뒤에 진출했던 외식(베니건스), 유통(바이더웨이), 복권(스포츠토토)사업에서도 손을 뗐다.

담철곤 회장은 1991년 신사업 추진을 위한 아이디어뱅크팀인 ‘에이펙스’를 만드는 등 적극적으로 신사업 확장에 나섰다. 당시 담회장은 에이펙스 팀원들에게 “실패 책임을 묻지 않을 테니 원하는 사업을 추진하라”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비전과 과제

제과를 넘어 종합식품회사로 도약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오리온그룹이 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비제과사업인 쇼박스 등이 지주사인 오리온홀딩스에 편입됐고 오리온은 식품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오리온은 간편가정식(HMR)과 음료사업, 건강기능식품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오리온은 2016년 농협과 합작법인 오리온농협을 설립하고 약 620억원을 투자해 경상남도 밀양에 간편대용식 공장을 설립했다. 오리온연구소에 별도의 전담 개발팀도 구성했다.

이를 통해 2018년 7월 신규 간편대응식 마켓오 네이처를 선보이고 간편가정식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오리온은 마켓오네이처를 5년안에 연매출 1천억 원 규모의 브랜드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

오리온은 3천억 원을 들여 제주도에 기능성 혼합음료 공장을 지으면서 음료사업에도 진출한다. 2019년 하반기 제주용암수 음료를 출시하고 국내 뿐 아니라 중국시장도 공략한다.

남은 것은 건강기능식품이다. 오리온은 2017년 7월 미국 건강기능식품 전문기업 ‘로빈슨파마(Robinson Pharma)’와 프리미엄 브랜드 ‘US 닥터스 클리니컬’의 국내 독점 판권계약도 체결하면서 건강기능식품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그러나 관련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본격적 시장 공략은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사드보복 이후 위축된 중국사업을 포함해 해외사업에서 성장도 이끌어야 한다. 2019년 중국 법인에서 매출이 회복되고 베트남 법인과 러시아 법인의 높은 성장으로 오리온의 실적도 탄탄한 상승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법인은 2019년부터 2021년 사이 사드보복 여파로 감소했던 매출액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법인과 베트남 법인도 2019년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 담회장은 2019년 중국 법인에서 15개 이상, 국내 법인에서 30개 이상, 베트남 법인에서 10개 이상의 신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리온홀딩스는 2019년 하반기 중국 생수시장에 진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제주도에 공장을 완공하고 프리미엄 기능성 물 제품을 출시해 국내뿐 아니라 중국 등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려 한다.

신사업과 신제품으로 경쟁력 강화

담회장은 건강기능식품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오리온은 2019년 3월29일 주주총회에서 △바이오의약품 및 의생명과학 제품 일체의 개발, 제조, 상업화, 유통, 수출 및 판매사업 △천연식품, 화장품, 의료기기의 연구개발, 제조, 수출 및 판매업 △신의약품의 제조에 관한 연구개발 및 성과의 대여업, 연구개발 노하우의 용역사업 및 판매업, 제조 인허가의 취득 및 대여업 등을 신규 사업으로 추가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건강기능식품을 제조판매하는 과정에서 바이오사업이나 화장품사업으로 영역을 넓힐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미리 신규사업 목적에 추가해 둔 것으로 해석된다.

담회장은 "2018년은 국내외에서 공격적 신제품 출시와 사업구조 혁신, 효율화를 통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했다"며 "2019년에는 음료, 건강기능식품 등 신사업을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제품, 영업력 등 핵심 경쟁력 강화 및 효율성 중심으로 경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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